막대한 투자비 감당 여력 無…글로벌 진출도 회의적

'바이오시밀러'. 올해들어 제약업계 최대 아이콘으로 떠오른 단어다. '바이오시밀러'는 그동안 가능성에 대한 논의만 이뤄졌을 뿐 제약업계의 아이콘으로 떠오르지는 못했다. 정부가 '바이오시밀러'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선정했으며, 삼성전자가 5000억원을 투자키로 결정하면서 급부상했다. 제약업계는 '바이오시밀러'를 향후 제약산업의 성장을 이끌어줄 것으로 믿고 있다.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발표하는 제약사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과연 '바이오시밀러'가 국내 제약산업의 대안이 될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편집자 주]

'바이오시밀러'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합성 신약이 갈수록 줄어들고 난치성 질환에 대한 치료 욕구가 높아지면서 바이오의약품은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의약품 시장의 50% 이상을 바이오의약품이 차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바이오의약품은 높은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으며 바이오벤처를 중심으로 제품 개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즉 단백질의약품 제네릭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블록버스터 약물의 특허가 조만간 대거 풀리기 때문이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누가 선점을 하느냐에 따라 향후 구도가 결정되기 때문에 제약사들이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바이오의약품의 1세대인 인성장호르몬의 제네릭 시장은 이미 다국적 제약사를 중심으로 시장이 견고하게 형성돼 있다.

국내에서도 LG생명과학 등이 제품을 시판 중에 있는 상황이어서 후발주자가 뛰어들기는 힘겨운 상태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먼저 진출한 제약사가 전체 시장을 독점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국의 경우 오리지널 제품과 상호 교체 가능성을 승인받은 최초의 제품에게 1년간 독점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실상 독점권 부여로 인해 최초의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점해 경쟁 제품의 진출을 차단하는 역할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게 되는 것이다.

국내 제약사 중에서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을 보유한 곳이 몇 곳되지 않으며 좁은 국내 시장을 겨냥해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바이오시밀러를 단순히 제네릭으로 생각하는 경우 낭패를 보기 쉽다. 바이오시밀러는 신약을 개발한다는 각오로 도전해야 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합성신약과 달리 바이오의약품은 샘플링 작업에만 60억원~100억원이 들어가며 최종 제품 개발을 위해서는 1조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

삼성전자가 발표한 5000억원 투자 규모도 최종 제품화를 위해 들어가는 비용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바이오시밀러는 합성신약 제네릭과 달리 의약품의 구조를 일치시키기 힘들어 동등성을 입증하기가 무척이나 까다롭다. 샘플링 작업에만 막대한 예산에 투자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개발 성공과 시장에서 성공은 별개라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합성신약 제네릭은 분자구조만 알면 누구나 제품 생산이 가능하지만 단백질 의약품의 제네릭인 바이오시밀러는 동등성 입증이 힘들기 때문에 임상 현장에서 외면당할 확률이 높다.

대덕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 김태억 박사는 최근 열린 보건산업진흥포럼에 참석, "바이오시밀러가 현재 정부와 업계의 핫 이슈로 떠올랐지만 과연 얼마만큼 기대효과를 낼수 있을지 곰공히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여러 조건을 따져봤을 때 국내 제약업체들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뛰어드는게 바람직할 지 회의감이 뜬다"며 비관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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