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건호 교수, 성인 기준 진단법 마련 시급

“아동 전체의 5%를 차지하는 소아ADHD환자 중 40%가 성인이 돼서도 ADHD환자로서 치료를 요한다. 성인ADHD환자를 진단할 수 있는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30일 경희의료원 소아정신과 반건호(사진)교수는 성인 전체의 2%인 성인ADHD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 및 해결책이 절실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ADHD가 병인 것을 알려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반건호 교수는 또 “현재 의사들마저도 이 질병에 대한 자료가 없어 진단 및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진단법을 비롯한 각종 통계 등 질병 치료를 위한 자료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반 교수에 따르면 ADHD(Attention Dificit/Hyperactivity Disorder;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는 7세 이전에 발병한다.

국내에서는 1983년 소아학회서 처음 다뤄진 후 1990년대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능이 아주 높거나 아주 낮은 경우 이 질병이 발병하는데 성인ADHD는 성인이 돼서 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어릴 때 갖고 있던 병이 치료가 안 되고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다.

ADHD환자는 호기심이 많고, 말이 많으며, 성격이 급하다. 또 참을성이 없고, 과격하며, 본인이 좋아하는 것만 하려고 해 소위 ‘왕따’를 당하기 십상이다.

소아의 경우 학술에서 주의집중력이 낮아 성취도가 떨어지고, 과잉행동과 충동성향 때문에 가정은 물론 학급에서 문제아로 취급 받는다.

성인의 경우 겉으로 나타나는 양상은 소아 때와는 달라진다. 그러나 성인이 되면 학교에서 공부 못하고, 친구와 싸우는 대신 직장에서 상사와 잦은 마찰을 빚고, 실적이 달려서 적응이 어렵다.

성인ADHD의 가장 큰 문제는 질병을 질병으로 보지 않고 그저 성격이 급한 사람 정도로 치부하고, 직장에서 몰아내고 사회에서 따돌린다는 것이다.

특히 반 교수는 현실적인 문제로 군대를 꼽으며 “군대 신검 조항에 없어서 100% 입대한다”고 지적했다.

입대한 성인남성ADHD환자들의 질병에 대한 원인을 해결해 주지 않으면 군대 내에서 싸움 내지는 총기사고 및 탈영에까지 이어질 수 있어 우려된다는 것.

반 교수는 “성인여성도 안심할 문제는 아니”라면서 “엄마가 ADHD일 경우 아이에 영향을 미쳐 심한 경우 아동학대까지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두 번째 문제는 질병의 특성상 상태가 좋을 때는 투약 등 치료 없이도 아무문제가 없다가 어느 순간 증세가 튀어나온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반건호 교수는 “생사에는 크게 상관은 없지만 이 질병은 완치개념이 없다. 즉 불치병이므로 ADHD을 갖고 있으면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지는 만큼 정확히 진단한 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필요한 경우 약물치료를 병행하게 되는데, 이때 충동성향을 누그러뜨리는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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