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상무이사

영국 통상산업부(DTI)의 글로벌 R&D 투자기업보고서에 의하면 제약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산업, 전자산업, 소프트웨어산업 등과 함께 R&D 투자비의 70%를 점유하는 5대 업종으로서 소프트웨어산업과 함께 R&D 투자의 증가속도가 가장 빠른 양대 업종으로 손꼽히고 있다.

Burril & Co., IMS HEALTH 시장분석보고서에 의하면 세계 의약품시장은 2007년도 6,900억달러와 대비하여 2,020년에는 중국과 인도의 시장의 급격한 신장세에 힘입어서 약 2배 정도인 1.3조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신약 연구개발은 글로벌 시장경제를 선도하고 있는 미국, 영국, 일본, 스위스 등 10여개 선진 국가들이 강력한 국가 과학기술 지원 정책 아래에서 주도하고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중인 주요 글로벌신약 또한 이들 국가에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다. 이 가운데 미국이 주요 판매 글로벌신약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 상위 20개 다국적제약기업이 개발 중인 글로벌신약의 파이프라인 30%를 보

Datamonitor의 시장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도 기준으로 세계 상위 20대 다국적제약기업들이 가장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의약품 종류는 저분자합성의약품으로서 2012년 판매액 전망 비중은 75.7%로서 기업경영 성장엔진의 핵심으로 되어 있으며, 치료용 단백질과 단일크론 항체 중심의 바이오의약품은 절대 판매액 규모는 미약하지만 미래에는 연평균 높은 판매액 증가율을 나타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6년 신약연구개발을 시작한 이래로 신약연구개발의 국내외 마라톤코스를 완주하기 시작한 시점은 불과 10년 밖에 안 되지만 국내 제약산업의 기술수출 건수를 살펴 볼 때 19개 혁신형 제약기업에서 80년대 말부터 2007년도까지 해외 14개국을 대상으로 총 40건이 성사되었으며 이를 연대별로 분류해 보면 1980년대에 1건으로서 연평균 0.1건이, 1990년대에 11건으로서 연평균 1.1건이, 2000 ∼ 2007년에 28건으로서 연평

기술무역수지 측면에서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07 실태조사 분석 보고서에 의하면 2001∼2006년 까지 총 기술도입액이 1억 6,305만 달러, 총 기술수출액이 2억 6,785만 달러로서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기개발된 15개의 국산신약 중에서 시장성 높은 주요 국산신약은 이미 투자비용을 회수한지 오래되었고, 예상 매출액의 증감률은 괄목할 만 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이 2008년 12월중 실시한 신약연구개발실태조사에서 신약연구개발 중심 혁신형 기업들은 매출 순이익의 70% 이상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하고 있다.

또한, 작년 12월 1일 증권 선물거래소의 12월 결산 상장 제조사 2008년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의 업종별 분석자료에 의하면 전체 연구개발비 비율은 3.09%, 전기전자는 7.18%, 의약품은 그 뒤를 이어서 6.34%였다. 이는 제약기업들이 신약개발을 통해서 전형적인 제조업에서 탈피하여 기술혁신형 기업으로서 경영변신을 도모하고 있다는 실상을 알게 해 준 발표였다.

정부의 ‘2003∼2008 국가연구개발사업의 투자 방향 설정을 위한 포트폴리오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경제 진입 도약기로 접어들고 있는 우리나라의 신약연구개발은 그 중요도와 고속 성장세에 비해서 미래 전략적 국가 투자방향은 불투명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연구개발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한 미래 경제사회 니즈와 과학기술분야의 관점에서 전략적 투자방향을 새롭게 설정한다는 취지가 충분하게 반영되지 못한 점이 없지 않다.

국민의 생명과 보건에 관련된 우수 의약품 개발과 접근성 제고를 통해서 질병으로 인한 사회적인 비용의 감소 등 국민 건강증진 및 건강권 확보와 직결된 것이 신약개발이나 녹색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향후 5년간 지원 할 22개 신 성장 동력 범주 안에 신약개발에 대한 분명한 언급이 없이 바이오제약(자원)으로만 한정되어 있다.

이러한 법·제도·투자 환경에도 불구하고 금년에는 신약연구개발을 기업 성장 동력의 미션으로 삼고 있는 혁신형기업과 비혁신형기업의 경영 행로가 확연하게 구분되면서 다수의 신약 및 개량신약 개발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혁신형기업들을 중심으로 글로벌 제약시장 진출이 구체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정부차원과 민간차원에서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이는 노력들을 다음 두 가지 측면에서 고찰해 보았다.

첫째, 기업의 시장수요를 반영한 국가 신약개발 지원정책의 현실적인 변화가 요망 된다.
BT의 최종목표이자 핵심인 신약개발은 BT 활용 분야 중에서 8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행 정부의 생명공학육성시책에 따른 막대한 예산(2006년도 기준 8,27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7%에 지나지 않는 매우 미미한 수준에 와 있다.

생명공학을 육성지원하고 있는 정부 부처는 보건복지가족부,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를 비롯하여 8개 부처에 이르고 있으나 보건복지가족부 이외의 나머지 부처들은 주로 기초분야 또는 시설, 인프라 지원분야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에 신약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혁신형기업에 대한 포괄적인 지원효과는 매우 적은 상황이다.

아울러 국내외적으로 대다수 혁신형기업은 저분자 신약개발에 집중하고 있음을 감안하여 정부의 신약개발지원은 이러한 시장수요에 근간을 둔 지원 정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추진되어야 한다.

세계 상위 20대 다국적제약기업의 경우를 살펴보더라도 저분자신약 개발연구는 82%에 달하고 있다(C&EN: Feb. 16, 2004, Cover Story).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에서 허가되는 신약도 저분자신약이 고분자신약보다 많은데 2007년도에 FDA에서 허가된 저분자신약이 17개 인데 반해서 고분자신약은 2개였다.

둘째, 글로벌 네트워크 아웃소싱의 일환인 C&D(Connect & Development)로 신약 연구개발의 생산성을 향상 시켜야 한다.

Stanford C. Bernstein & Co 자료에 따르면 블록버스터 신약의 의존도가 높은 다국적기업의 수익성은 악화될 전망이다. 거대품목의 특허만료에 따른 대체품목의 수요는 증가하고 있으며 다국적제약기업의 유망 신약후보물질 선점을 통한 연구기간 단축 및 투자 효율성 확보를 위한 글로벌 아웃소싱등의 노력은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

글로벌 신약연구개발 분업 구조의 사례를 보더라도 다국적제약기업의 경우에는 연구개발비의 20%를 신약개발 후발국의 제약기업과 우리나라 대 제약기업 급의 바이오테크기업, 산업화 연구를 하고 있는 대학과의 제휴에 사용하고 있다.

1963 ∼ 1999년 FDA승인 신약의 38%가 제휴를 통한 라이센싱에 의해 이루어졌고, 2002년 1년 동안에 바이오테크기업간 304건, 다국적제약회사와 바이오테크기업 간 217건, 다국적제약회사 간 67건의 제휴가 성립되었다. 2003년 세계 매출 50대 약품 중 17개(매출액 기준 35%)가 라이센싱에 의해 시판되었다.

화학-바이오기술 컨버전스(convergence) 신약의 라이센싱 비율은 매년 증가되고 있는 추세이다. 바이오-화학기술에 대한 정보의 연결 활용이 신약개발의 성공과 직결되고 있으며 Amgen, Genentech, Chiron 등 글로벌 대형 바이오기업은 자체 파이프라인에 저분자신약 개발을 확대하는 반면에 Roche, GSK, Pfizer 등의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고분자신약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향후 세계 시장을 선도하려는 신약개발회사는 화학 - 바이오기술 컨버전스 R&D를 통해서만 글로벌 최고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국내 제약산업을 글로벌 신약후보물질의 공급 기지로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국가적인 차원의 제약산업육성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글로벌 제약시장은 고속성장과 더불어 블록버스터 신약의 특허만료로 국내 제약산업이 세계 제약시장의 점유율을 제고 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고 있다. 신약개발 중심의 혁신형기업은 안정적인 국산신약개발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서의 블록버스터 급 신약연구개발 경쟁력 강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신약개발 중심의 혁신형기업이 글로벌 마케팅의 현실적인 갭을 혁신신약으로 재투자 할 수 있는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체제의 신약개발 산업화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산·학·연·관이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신약개발 후발국인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신규 신약타겟에 대한 최초신약(First in class 의약품) 개발보다는 기존신약 타겟에 대한 최고 성능의 신약(Best in Class 의약품) 개발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Drug Repositioning 형태의 의약품개발이 앞으로 보편화 될 전망이므로 다국적제약기업과의 효율적인 업무제휴, 다국적제약기업보유 파이프라인도입 및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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