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유전적 소인에 맞춰 적정량 처방 가능’

혈관이 막히는 혈전증, 색전증 등을 치료하는 항응고제 와파린(쿠마딘)을 개인의 유전자 정보를 이용, 최적의 개인별 와파린 맞춤 약물요법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인제대 의대ㆍ부산백병원 신재국 교수팀은 9개국 21개팀이 참여하는 국제공동연구팀을 구성, 국제 와파린 약물유전체 공동연구 컨소시엄에서 ‘와파린 맞춤약물치료’라는 신 의료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와파린은 용량이 부족할 경우 혈관 막힘에 대한 치료 실패로 중풍 등의 결과를 초래하고 용량이 과할 경우에는 내출혈 등으로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른다.

특히 와파린의 적정 용량은 개인 환자들에게 엄청난 차이가 있어 개개인 환자에게 최적의 와파린 치료를 위한 용법 조정은 의료진들의 골칫거리였다.

개인차의 원인으로 환자의 연령, 체중, 병용 투여 약물 등이 알려져 왔으나 최근 약물유전체 기술이 도입되면서 환자의 유전적 소인이 이를 유발하는 핵심적인 중요 요인으로 꼽히게 됐다.

이번 연구를 통해 와파린 투여 환자 중 46%를 차지하는 하루 3mg 이하의 저용량이나 7mg 이상의 고용량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유전자정보로 용량을 예측할 때 훨씬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또한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은 와파린 용량이 상대적으로 매우 작게 필요하다는 것을 입증했는데 아시아인은 VKORCI 변이 유전자 빈도가 낮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제대 의대 약물유전체 센터 신재국 교수는 “한국인의 유전형에 맞는 적정 와파린 투여법이 개발됨으로써 중풍, 심근경색의 치료제로 널리 사용 되고 있는 와파린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연구에 의하면 미국에서는 의사의 처방을 받아 약물을 투여 중인 환자 중 200만명이 심각한 약물유해반응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는 개인 환자의 유전적ㆍ후천적 특성에 따라 치료효과가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재국 교수는 “약물유전체 연구가 모든 해결책이 될 수는 없지만 맞춤의료 구현에 기여한다는 믿음으로 수많은 연구자들이 연구결과를 축적하고 있다”며 “연구자들의 끊임없는 노력, 열정과 함께 이를 수행하기 위한 정부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연구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9개국 약 6000명의 환자 정보를 취합해 수행한 것으로 임상에서 환자진료에 신기술로 적용 가능한 수준의 맞춤약물치료 기술을 개발한 전 세계 최초의 약물유전체 국제컨소시엄 연구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신 교수는 “맞춤치료기술 연구는 수많은 전문가들이 함께 하는 컨소시엄 연구가 필수며 지난해부터 아시아인의 맞춤약물치료 기술 개발을 위한 ‘아시아 약물유전체 네트워크’ 구축을 주도하고 총책임자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네트워크 참여는 빠른 시간에 맞춤의료 혜택 받기를 기대하는 환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연구자들의 기본 책무”라며 “국내 관련 분야 연구자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메디팜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