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회장 주수호) 국민의학지식향상위원회(위원장 윤방부)는 2월 질병정보로 ‘류마티스 관절염’을 선정하고, 이에 대한 증상 및 치료법에 대해 소개했다.

의협에 따르면, 류마티스 관절염은 원인 불명의 염증성 질환으로, 대부분 만성질환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불행히 이를 현실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완치’에 대한 집착 때문에 검증되지 않은 사이비 의료에 현혹되어 증세가 더 악화될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의협 지향위는 “만성질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실을 인식하고, 현실의 토대 위에 새로운 생활방식을 적응해나가는 것”이라며, “류마티스 관절염은 신약들의 급속한 발전으로 완치에 가까운 치료도 가능한 질환이지만 질환 초기에 적절한 진료를 받고 치료를 받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완치율이나 관절 파괴 정도가 현저히 개선되는 만큼 전문의의 진료와 지시에 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일반적으로 인구 백 명당 한명 정도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고, 관절염이 노인성 질환이라는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유․소아에서도 발병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한 지역사회 연구 결과에 의하면 유병률이 1.4%이고, 남녀 비는 1:13으로 여성에게서 현저히 높았으며, 30~70대의 연령에서 고른 유병률을 보였다.

류마티스 관절염이 왜 생기는지에 대한 정확한 원인이 아직 밝혀진 바 없지만, 발생위험을 높이는 유전자들이 밝혀지면서 유전적인 요인이 중요하다는 것이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특정 유전자를 가진 경우 류마티스 관절염이 발생할 확률이 유전자가 없는 사람보다 조금 높아진다는 의미일 뿐, 유전자 검사로 진단하는 것은 아직까지는 제한적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손가락 쥐기가 힘들다면?

류마티스 관절염의 증상 중 가장 특징적인 것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몸을 움직이기 불편할 정도로 뻣뻣함을 느끼고, 특히 손에서 이러한 증상이 현저히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증상을 ‘조조강직’이라고 부르는데 흔히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손가락이 잘 쥐어지지 않는 증상으로 나타난다. 증상이 진행되면 관절이 붓고 아프게 되며, 손가락, 손목, 발가락, 발목, 무릎 등 전신 관절에 모두 침범할 수 있다.

여기서 염증이 지속되어 만성경과를 밟게 되면 물렁뼈가 녹아들어가게 되고, 주변의 근육, 힘줄들도 염증에 의해 약해지거나 파열이 되어 근육들이 제멋대로 자리를 잡게 되면서 손가락이 틀어지는 변형이 생기게 된다. 손이 제 기능을 하기 어려워져 옷 입기, 수저 들기 등의 일상생활이 아주 힘들어진다. 손 이외에도 발목과 발가락, 무릎, 팔꿈치, 어깨 등으로 몸에 있는 관절은 거의 침범될 수 있는데 한 가지 중요한 것은 하부 척추로는 잘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가 허리의 통증을 호소할 때는 디스크나 염좌 등의 다른 원인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진행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손 변형

류마티스 관절염, ‘완치’ 가능할까?

류마티스 관절염의 경과는 매우 다양해서 20% 정도는 치료 후 몇 달이 지나면 병이 낫고 재발이 없어 ‘완치’라고 불리지만, 불행히도 이런 경우는 흔하지 않다. 그 외 20% 정도의 환자에게서는 병이 나았다가 몇 년 있으면 다시 재발하는 경과를 밟게 되며, 나머지 60%의 환자에서는 경과가 매우 긴 만성 관절염으로 진행된다. 약을 복용하게 되면 증상이 호전되지만 병을 앓기 전의 정상 상태로는 돌아가지 않는

발병 후 1~2년, 관절 파괴 빠르게 진행

그러나 새로운 약제들의 도입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류마티스 관절염의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이다. 최근의 국내 보고에 의하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이 진단을 받게 되는 것은 증상 발생 후 평균 2.2년 후로, 이는 류마티스 관절염에서의 관절 파괴가 발병 후 1~2년 안에 가장 빨리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의협 지향위는 “우리나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가 진단을 받은 후 직업을 그만 두는 사례도 40%에 달하고 있어, 질환의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꾸준한 약 복용이 중요

류마티스 관절염은 면역 질환으로 이상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장 주된 치료는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약물 치료다. 통상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와 면역 조절제의 혼합 처방이 시행되는데 3개월 이상 복용해야 안정적인 효과가 나타나므로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조속한 효과에 연연하여 검증되지 않은 사이비 의료정보에 휩쓸리는 경우가 많다.

한 통계에 따르면 3차 진료기관을 방문하는 관절염 환자들 중 68.5%에 달하는 환자들이 공인되지 않은 치료를 이용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경제적․사회적 손실이 매우 큰 실정이다. 따라서 전문의의 진료와 지시에 따르는 것이 중요하며, 꾸준히 처방된 약을 복용한다면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볼 수 있다.

오십견과 류마티스 관절염

중년기 이후 흔히 나타나는 어깨통증을 무관하게 ‘오십견’이라는 이름으로 불러왔으나, 이는 적절한 명칭은 아니다. 어깨 통증의 주원인은 어깨 관절 주위의 뼈, 근육, 힘줄 등의 이상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여기에는 류마티스 관절염, 골관절염 등의 다양한 질환이 포함된다.

‘오십견’이라고 불리는 어깨통증은 어깨를 들어 올리거나 돌릴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4~5개의 근육을 지지하는 힘줄, 즉 회전근개의 염증에 의한 것이다. 증상이 더 진행되면 힘줄의 파열이 일어나고 부분 파열에서 완전 파열까지 진행하게 되면 상지근력이 크게 떨어지며, 일반적으로 팔을 양 옆으로 들어 올려 만세를 부를 수 없으면 의사의 진찰을 필요로 한다.

일반적으로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회전근개 파열이 더 흔히 관찰되며, 완전 파열, 다중 파열의 빈도가 높은 편이다.

의협 지향위는 “어깨에 통증이 올 경우, 방사선 검사 및 초음파 검사 등으로 건파열 유무를 확인해야 하며, 건 파열이 없을 경우에는 소염제 치료와 운동요법 등으로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건이 파열되었을 경우에는 적절한 수술적 치료로서 기능 회복 및 통증을 경감시킬 수 있다”며, 류마티스 관절염, 어깨 통증 등 증상이 나타날 경우, 비과학적인 민간요법에 현혹되지 말 고 정확하게 진단을 받아 치료받을 것을 당부했다.


[도움말=대한의사협회 국민의학지식향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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