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의존 성장 한계 드러나…급변한 환경 적응 힘들어

국내 제약산업의 허약 체질이 갈수록 문제화되고 있다. 급증하는 약제비를 억제하려는 정부의 정책과 다국적 제약사들의 시장 지배가 강화되는 상황이 맞물리면서 국내 제약사들은 갈수록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특히 중소 제약사의 위치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를 대표할 수 있는 품목도 보유하지 못한 채 제네릭 제품을 판매하는]

과연 제네릭이 대안이 될 수 있나
1. 제네릭 국내 제약산업 성장동력 아니다

2. 갈수록 심화되는 다국적 제약사 의존도

3. 신약개발 어디까지 왔나

4. 향후 국내 제약사 성장동력 어디서 찾아야 하나


국내 의약품 시장에서 다국적 제약사의 영향력이 커지기 시작한 것은 의약분업 이후다. 그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몇몇 다국적 제약사 이외에는 국내에 진출하지 않은 채 국내 제약사를 통해 의약품을 시판했다.

특히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지 않은 의약품에 대한 보험급여를 하지 않던 정책으로 인해 국내에 별도의 생산시설 마련을 꺼려했던 다국적 제약사들은 국내 시장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던 것이다.

국내 의약품 시장 다국적 제약사 의존도 심화

의약분업 이후 이같은 정책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대형 다국적 제약사들이 대거 국내 의약품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 이제는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와 다국적 제약사의 의약품 시장 점유 비율을 70:30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그 격차를 갈수록 좁혀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다국적 제약사가 국내 의약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 이상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

국내에서 의약품을 생산 또는 판매하는 제약사는 3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중 다국적 제약사는 10% 정도에 불과하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국내 의약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상회하고 있는 것은 다국적 제약사에 대한 의존도가 심하다는 것을 뜻하며, 갈수록 더욱 높아지고 있다.

무분별한 마케팅 제휴 다국적 제약사만 이득?

다국적 제약사에 대한 의존도를 심화시키는 또 하나의 요인은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의 마케팅 제휴다.

대웅제약과 제일약품 등의 경우 다국적 제약사와 마케팅 제휴를 통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반면 다국적 제약사 제품을 키워주기만 할 뿐 과실은 전혀 따먹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대웅제약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대웅제약은 한국릴리의'시알리스' 등 많은 품목을 초기 시장 안착을 위해 노력했으나 과실을 제대로 따먹기도 전에 원개발사에서 제품을 회수해 간 사례가 많다.

최근들어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의 마케팅 제휴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다국적 제약사의 살만 찌워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목소리가 높은 것도 이같이 이유에서다.

마케팅 제휴의 남발은 곧 다국적 제약사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국내 제약사의 허약한 체질 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국내 제약사 제품 과연 독자개발 제품인가

국내 의약품 시장의 60~70%를 점유하고 있는 국내 제약사들이 보유한 제품은 과연 독자적인 제품일까. 특허 만료 이후 생산된 제네릭은 분명 국내 제약사들이 개발, 생산한 제품이다.

문제는 제네릭 제품 중 제약사의 성장동력으로 내세울 수 있는 제품은 몇 개에 불과하다. 이도 최근 대형품목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시장을 선점한 제품들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동안 국내 제약사의 성장을 이끌었던 제품들은 과연 어떤 제품일까. 정답은 다국적 제약사들의 제품이라는 것이다.

국내 제약사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신약 중 시장에서 성공한 제품은 몇 개에 불과하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제약사들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외국에서 라이센스를 통해 들여온 제품을 성장동력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일부 제약사의 경우 독자 개발한 제품은 거의 전무하고 라이센스를 통해 들여와 생산한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곳도 상당수에 달하는 실정이다.

결국 자체 개발 능력을 통해 성장을 해 온 것이 아니라 외부에 의존한 성장가도를 달린 국내 제약사들이 최근 급변한 환경에 곤경에 처하게 된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저작권자 © 메디팜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