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시판 효과는 미지수…성장 동력 찾기 골몰

국내 진출한 다국적 제약사에게 올 한해는 어느 때보다 춥고 어두운 시간이 될 전망이다. 의약분업 이후 거침없이 성장세를 구가했던 다국적 제약사는 정부의 강력한 약제비 억제정책이란 암초에 걸려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단일보험 체계에서 특단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이에 올 한해 다국적 제약사의 전망에 대해 진]

다국적사 짚어지는 주름살 과연 펴질까
①인력구조조정 현실화 되나?
②신규 성장동력 부재…그 이유는?
③주름살 펴줄 돌파구는?


다국적 제약사의 성장동력 부재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자체적인 신약 파이프라인 부재로 인해 대규모 M&A를 통해 이를 극복해왔으나 이도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제약사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의욕적으로 신약의 시판허가를 받았다. 몇몇 제약사의 경우 최근 2~3년간 전혀 신약을 선보이지 못했던 곳도 있기는 하다.

국내 진출 다국적 제약사의 성장동력 부재는 단순히 향후 출시할 신약이 없다는 점만이 아니다. 신약을 출시한다고 해도 급여목록등재가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이다.

포지티브 시스템 도입 이후 급여목록에 등재된 신약은 손을 꼽을 정도로 극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국노바티스의 경우 잇단 비급여 판정으로 인해 경영목표 및 마케팅 계획 등에 심각한 차질을 빚기도 했다.

다른 다국적 제약사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한국노바티스가 워낙에 많은 신약을 최근 2년 사이에 시판허가를 받아 부각됐을 뿐 다른 제약사들도 의욕적으로 선보인 신약이 비급여 판정을 받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향후 출시할 신약이 없어 성장성에 빨간 불이 켜진 곳도 있다. 대표적인 회사가 한국화이자제약이다. 한국화이자제약은 대표품목의 잇단 특허만료로 인해 제네릭의 도전에 직면한데다 향후 출시할 예정인 신약이 없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의욕적으로 선보이는 신약 임상데이터 발표 내용을 보면 항암제가 주를 이루고 있다. 항암제가 국내 시장에서 블루오션이기는 하나 완전하지 못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우선 항암제의 보험급여 판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존 치료제가 있는 경우 이를 상회할만한 데이터가 확보되지 않으면 비급여 판정을 내리는 것이 최근의 추세이다.

더욱이 국내 발생 주요 암에 대한 치료제는 급여판정을 받더라도 보험급여기준에서 전액본인부담 판정을 받게 된다. 바이엘쉐링제약의 ‘넥사바’가 대표적인 케이스다.‘넥사바’는 간암 적응증 추가 후 보험급여 판정을 받았으나 건강보험재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전액본인부담 판정을 내렸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이같은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 비급여 시판이다. 보험급여신청을 일단 추진하고 급여판정을 받지 못하면 비급여 시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비급여 시판에 돌입하는 것이다. 단 보험급여 추진은 동시에 진행하게 된다.

현재 비급여로 시판되는 약물은 한국릴리의 ‘바이에타’와 ‘포스테오주’, 한국아스트라제네카의 ‘파슬로덱스’, 한국얀센의 ‘인베가’와 ‘욘데리스’, 한국노바티스의 ‘루센티스’와 ‘아클라스타’, 한국로슈의 ‘아바스틴’, 한국머크의 ‘얼비툭스’ 등 10여종에 이르고 있다.

A제약사 관계자는 “높은 급여판정 문턱을 넘기 힘들다는 판단에 비급여 시판을 강행하는 경우가 많으나 급여판정 이후 시판하는 것보다 효과가 적은 것이 현실”이라며 “포지티브 시스템 도입 이후 신약의 급여판정이 힘들어졌다는 것은 다국적 제약사에게 커다란 악재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몇몇 제약사는 최근 본사의 신약 파이프라인 고갈로 인해 향후 국내에 출시할 신약이 없다는 점도 악재 중 하나”라며 “성장성이 높은 품목에 대한 코마케팅 등을 통해 이를 극복하려 하고 있으나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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