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계적 시장 벗어나 해외로 눈 돌려야

격변하는 경영 환경은 전세계 시장을 하나의 시장으로 만들고 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제약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R&D 비용 확대, 신흥시장의 급팽창, 자본시장의 자유화 등 제약산업을 글로벌 사업으로 전환시키는 요인들의 영향력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제약 기업들이 글로벌 사업 역량을 확보할 수 있는 요소로는 자본, 자원, 혁신, 시장 등 4가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제약기업들은 글로벌 사업 역량의 요소 네 가지 중, 어느 하나 경쟁력 있게 갖추지 못하고 있다.

자본 면에서는 글로벌 제약 메이저들의 M&A 등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자원 면에서는 선진 기업들의 과점, 혁신 면에서는 일본 및 구미 기업의 초강세, 시장 면에서는 지역별 엄격한 통제와 치열한 경쟁 등에 막혀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으로는 혁신적인 약물 개발과 고부가가치 원료 확보가 있겠다.

저가 원료가 중국과 인도 지역에 집중되어 있긴 하지만, 고부가가치는 미주와 유럽에서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

이를 뒷받침 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 결국, 국내에서도 제약사간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기회는 M&A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자금력과 R&D 등을 확보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오너 중심의 국내 기업 환경에서는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 백화점식으로 운영되는 기업의 특성상 동일한 제품군을 보유한 회사 간의 M&A는 이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바이오나 신물질 등에 주력한 회사와 제약사간의 M&A가 종종 목격되지만, 경영구조가 탄탄한 벤처와 자본력이 뒷받침되는 대기업의 만남이 아니고서는 합병에 대한 부담감을 안고 가야 한다.

때문에 다른 제안을 우리는 생각해야 한다. 굳이 한국이라는 시장에만 머물러 있을 것이 아니라 외국업체와 제휴를 통한 시장 확보에 나서야 한다.

세계 경제는 중국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규모 면에서도 가장 큰 성장 시장인 중국을 중시해야 하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인도 등 다른 지역에서도 다양한 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며, 그 규모가 중국에 비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사업과 지역이 많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이를 능가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해야 한다. 국내 제약기술은 세계가 인정하는 수준에 도달해 있으나 제네릭으로 승부를 건다는 것이 한계다.

현재 국내 제네릭 제품으로는 세계 시장에서 승부하기 어렵다. 보다 업그레이드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국내 R&D 역량을 강화하거나 선진 기업과 제휴 등이 요구된다.

또한 특화된 분야의 틈새시장에 집중하거나, 기술 확보를 위한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내수 중심의 국내 제약사들이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장기적인 글로벌 사업 역량 확보를 위해 지금 손 안에 있는 이익의 원천보다는 미래에 수익을 창출하고 성장할 수 있는 곳을 찾도록 장기적인 시각을 갖춰야 하는 것이다.

업계 한 인사는 "국내 제약업계의 성공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다각도의 인수합병도 논의 되어야 하지만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 과감한 투자도 필요하다"며 "제약사 대 제약사의 인수합병에 의존하지 말고 좀 더 넓은 시장을 진출하기 위한 방안들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인사는 "몇명 대형 제약사들이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지사를 설립하고 있지만 규모가 작고 경쟁력을 말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여탸의 나라에서 보듯 국가가 제약산업의 발전을 위해 정책적으로 뒷받침 할 수 있는 방안도 고려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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