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서울대학교보건대학원 총동문회와 한국보건정책연구원이 주관하는 2008년도 한ㆍ보ㆍ연ㆍ정책포럼에 참석했다.

이날 포럼에서 강사로 초청된 KAIST의 서남표 총장은 07학번부터 전공의 100%를 영어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하자 물리만 잘하면 되지 무슨 영어냐며 학생과 교수들이 반발했지만 그 때마다 그것들이 카이스트를 위해 좋은 일인가? 라고 물었다고 한다.

그래서 좋은 일이라고 하면, 학교 발전에 기여가 된다고 한다면 그대로 하자고 설득을 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현재 캠퍼스에서 영어강좌에 대한 불만이 전혀 없다고도 했다. 서 총장의 예상이 적중한 것이다. ‘카이스트를 위해 좋은 일인가?’

문득 ‘세 개의 체’가 생각났다. 어느 날 한 젊은이가 화가 무척 난 표정으로 꽃밭에 물을 뿌리고 있는 노인에게 다가와 “정말, 나쁜 자식이 있는데 그놈이 얼마나 나쁜 놈인지 아세요?” 했다.

그러자 노인은 입가에 미소를 지어보이며 젊은이에게 “젊은이. 지금 자네가 말하려는 그놈의 나쁜 이야기를 세 가지 체에 걸러보았느냐?”고 넌지시 물었다. 그러면서 노인은 우선 첫째, 네가 하려는 이야기가 모두 진실이라는 확신이 서는가? 둘째, 그 이야기가 진실한 것이 아니라면 최소한 선(善)한 것인지? 셋째, 그리고 꼭 해야 할 필요가 있는 이야기인가?

그러나 진실한 것도, 선 한 것도, 꼭 필요한 것도 아니라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충고를 했다. 그렇다 진실도, 선한 것도, 그리고 필요한 것도 아니라면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특히 타인에 대한 그런 험담은 한꺼번에 세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고 하지 않았던가. 욕을 먹는 사람, 욕을 듣는 사람, 그리고 욕을 하는 자신인데 가장 심하게 상처를 입는 사람이 아이러니하게도 욕을 한 사람이라고 한다. ‘

‘그것이 나를 위해 과연 좋은 일인가?’ 한번쯤 생각해보자.

인기 연예인이나, 유명인사들을 대상으로 악성 루머나 험담이 아무렇지도 않고 구전(口傳)으로, 인터넷으로 퍼져나간다. 이 세상은 사람 하나 묻어버리는 데 흙 몇 삽 들지 않는다. 흔들어 떨어트리면서 히죽히죽 웃는다. 한 사람은 죽음까지도 생각 할 만큼 큰 상처를 입었는데, 정작 다른 많은 사람들은 악마처럼 재미있게 웃는다.

그 한 사람은 얼굴이 누구인지 모르면서 아픔을 당하는데, 또 다른 많은 사람들은 그 한 사람의 얼굴을 안다. 그 아는 얼굴을 마구 씹어 된다. 무심하게 물 흐르는 것처럼 가볍게 흘려버린다.

과연 ‘그것이 나에게 좋은 일인가?’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 남들이 다 그렇게 생각한다며 자기는 쏙 빠진다. 그리고 남을 험담하면서도 아주 덤덤하다. 얼마 전 필자도 아주 가까운 문우가 심한 험담을 하고 심지어는 카페에까지 명예를 훼손할 만큼의 실명을 거론하는 글을 올려 당혹한 적이 있다.

심지어는 고소까지도 생각해본 적이 있지만 그 젊은 친구의 장래를 생각하면서,또 그렇게 한들 내게 좋은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나이 더 먹은 덕으로 조건 없이 그를 용서 한 적이 있지만 솔직히 지금까지도 마음에 상처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부인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당시 그 문우가 건강도 좋지 않았고 또 그렇게 해서 내게 좋은 일이 아닌 것을 알기에 나이 더 먹은 덕으로 용서를 했지만 마음에 상처는 크다는 것을 부인 할 수는 없다.

당사자로서는 ‘아니면 말고’다. 과연 그렇게 험담을 해서 자신에게 무엇이 좋은지? 얻는 것은 무엇인지, 물어보고 싶다. 이는 모두가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데서 비롯된다.

사랑은 모든 것을 감싸고 포용 할 수 있는 이 세상 최고의 덕목이다.

사랑은 본시 서로 위해주고 아끼는 마음이다. 예수는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고 가르쳤다. 이는 모든 인간관계의 기본을 사랑에 두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성경에 믿음, 소망, 사랑.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했듯 사랑에는 거짓도 없고, 악(惡)도 없으며, 오직 진실과 아름다움만 있다. 특히 사랑은 악을 선으로 전환시키는 대단한 위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내게 좋은 일인가?’ 다른 사람에게 유익을 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위로와 격려의 따뜻한 말이다. 특히 칭찬과 격려의 말 한마디는 한 사람의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다주는 능력을 부여한다. 아픔을 느껴보지 못한 사람보다 아픔을 느껴본 사람이 더 이 세상을 아름답게 살 듯,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남도 사랑할 수 있다.

내가 나를 아끼는 마음으로 남을 생각하고 아낀다면 아픔도, 상처도 생기지 않을 것이다. 우리 모두가 가족 같은 마음으로 사랑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아끼고 칭찬하고 격려하는 마음이 충만할 때 우리가 사는 이 사회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천국의 나라로 도래 할 것이다.

어떤 행함에 앞서 돌다리를 두드리듯 “Is it good for me?(그것이 나를 위해 좋은 일인가?)”를 먼저 생각해보는 우리가 되자.

아무리 단점이 있는 사람이라도 장점은 있다. 질타보다 장점을 말하며 격려할 수 있는 여유있는 우리가 되자. 또한 만나는 사람에게 "당신은 참 좋은 사람이야" "당신을 만난것은 내겐 행운이었어" "당신과 함께 일하게 되어 서 마음 든든하고 행복합니다"라고 말해보자.

그리고 "내 앞에는 언제나 좋은일이 기다리고 있어 난 행복하다" 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랑을 주고 받으며 서로를 아끼고 칭찬하고 격려하는 마음이 충만할 때 우리가 사는 이 사회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천국의 나라로 도래할 것이다.

며칠 전 수요 예배 때 이어 주일 예배 후 두번씩이나 내 차 조수석 뒷 타이어를 벙크 낸 사람이 있다. 정비사 말에 의하면 의도적이라고 했는데...."그렇게 하는 게 당신에게 좋은 일인가?"

[시인.수필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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