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 달 6월-

6월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있어서는 비극적인 동족상잔의 6.25 전쟁 기념일과 현충일이 있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6.25 전쟁이 일어난 지 58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까지도 전쟁의 상흔(傷痕)은 여전히 남아 있고, 치유되지 않은 채 분단의 골만 점점 더 깊어지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해주는 것 같다.

분단의 역사를 지나는 동안 남북의 체제, 생활 이질성이 심화되고 있다는 말이다. 평화를 위한 대화는 번번이 암초에 부딪히고 이러 저러한 이유로 쌍방간에 갈등만 쌓여가고 있으며, 6자 회담을 통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체제 도입 노력에도 불구, 북한의 비핵화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난항을 거듭하며 한반도의 위기를 해소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필자가 6.25 세대이기 때문만은 아니지만 6월이 되면 역사적으로 많은 위기를 스스로의 안위를 버리고 희생과 헌신으로 국가적 위기 극복을 이뤘던 젊은이들의 나라사랑을 생각하게 하는 그런 달이다.

역사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과거와 끊임없이 대화함으로 미래의 비전을 바라보며 이를 위해 지금 필요한 행동들을 실천하도록 만드는 거대한 힘을 갖고 있다.

우리는 그 같은 6.25의 역사를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로부터 고난의 역사속에서도 이 나라를 지키고 발전시킨 그 마음과 정신을 이어 받아야 한다.

비록 글로벌 시대를 맞아 민족이나 국가에 대한 정체성을 강조하는 것을 가벼이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사회변동의 속도와 폭이 빠르고 큰 21세기에도 이것은 여전히 꼭 필요한 나무 뿌리와 같은 것이다.

아무리 나무가 크고 무성해도 뿌리가 훼손되면 그 나무가 죽는 것처럼, 개인의 성취나 미래에 대한 열망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공동체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국가관과 나라사랑을 결코 포기할 수는 없다.

역사를 바로 아는 사람만이 민족과 나라에 대한 긍지를 갖게 되고 삶의 의미와 보람,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을 올바르게 깨닫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올바른 정체성을 가진 사람만이 사회와 국가와 세계와 역사에 기여하며 의미있는 유산을 후손에 남길 수 있다. 국가 간의 교류가 빈번하고 경쟁이 치열할수록 역사와 문화를 바로 알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1950년 6월 25일부터 3년 1개월 2일 동안 삼천리 금수강산을 초토와 시키며 많은 사상자와 이산가족을 탄생시킨 전쟁을 미국에만 전가시키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된다. 역사적 사건으로 볼 때 북한 쪽은 구소련이, 남한 쪽은 미국이 개입된 한국전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미 진보 세력들이 미국에만 그 책임을 전가하면서 젊은 세대들이 '북한은 우리 동포, 미국은 우리의 적'으로 호도되고 있다. 심지어는 6.25, 6.6(현충일)은 몰라도 6.15는 자세히도 아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은연중에 본의 아닌 이적행위를 하게 된 것이다.

정권이 바뀌면서 서해교전의 희생자들이 명예를 찾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다.

일부 진보세력들이 미군 장갑차에 치여 죽은 여중생들을 담보로 촛불시위를 하고 많은 고관대작들이 하나 같이 눈도장을 찍기 위해 조문을 하면서도 정작 나라를 지키다 산화한 6명의 전사자들은 외면하는 그런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알아야 한다. 지금도 북한에 억류된 우리 국군이 생존해 있다는 것을, 그리고 아직도 국립원호병원에 20대 꽃다운 나이로부터 60대가 될 때까지도 병상에 홀로 누워 고통을 받고 있는 부상자들이 있다는 것, 또 월남전에 참전했던 참전용사 중 많은 사람들이 고엽제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된다.

그들이 있었기에 내가 편하게 있고 자유를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하며 기억해야 한다. 똑같은 죽음임에도 불구, 정치적인 이유로 역사가 왜곡되고 보상도 차별화 되어서는 안된다.

구소련이 붕괴된 이후 소련-중국-북한을 잇는 동아시아 공산주의 삼각동맹이 깨어졌지만 한반도에서 전쟁 위협은 여전히 엄존한다.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은 지구촌에서는 유일한 분단 국가가 된 우리다. 이제는 냉전의 벽이 만든 이념의 감옥에서 벗어나 당위가 아닌 현실로서 통일에 대한 냉철한 사고를 할 때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을 맞이하면서 우정사업본부가 국화 등 6600송이의 꽃을 국립현충원 묘소에 헌화하는 릴레이 캠페인을 벌였다. 또 집배원 등 우체국 직원들이 호국영령들의 묘소를 참배하고 헌화를 했다.

6월, 이 달만이라도 목숨으로 조국을 지키다 산화한 호국영령들에게 보은의 마음으로 국화꽃 한 송이를 들고 국립현충원을 찾아보며 그 날을 상기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


[시인.수필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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