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1일은 둘(2)이 하나(1)가 되자는 뜻에서 3년 전부터 부부의 날로 정해진 법정 기념일이다. 서로가 자란 환경과 교육이 다름에도 불구, 사랑이라는 힘을 통해 둘이 하나가 되어 한 가정을 이루고 가족관계가 형성된다.

그런 부부가 몸과 마음과 뜻을 같이해 반평생 한 길을 간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라 할 수 있다. 포스트 모더니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겐 더욱 그렇게 보인다.

부부의 날을 맞이하면서 링컨 대통령이 연설을 한 것이 생각난다. 이 연설은 남북전쟁 당시 찢겨진 나라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내린 여러 가지 결정을 생각하면서 국민들에게 한 말이다.

"우리 행정부가 당면한 과제들을 처리해 나가는데 있어서 제가 바라는 방향은, 내가 모든 권력을 내려놓을 때, 지구상의 모든 친구들을 잃어버린다 해도, 적어도 내 안에 있는 단 한 친구가 남게 되는 결정이라면 결코 헛된 것이 아니다"

결정하는 것들이 또 다른 아픔을 낳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그는 그의 속마음을 이 같이 고백했던 것이다.

'내 안에 있는 단 한 친구'가 내 인생 결정에 있어 가장 최후의 보루라는 말이 감동적이다. 모든 이들이 다 곁을 떠나도 그 한 사람만이 내 옆에 남아 있다면 그 결정에 대해 떳떳해질 수 있다는 말이다.

히로시마 원폭의 250배를 넘는 엄청난 규모의 강진이 중국 땅 쓰촨성(城)을 눈물의 바다로 만들고 있다. 뉴스에서 사람들마다 우리 가족 본 사람 없느냐고 피맺힌 절규를 하는 것을 보았다. 마지막 울부짖는 외침이었고, 지옥이 따로 없다는 것을 알았다.

몇 초도 되지 않는 순간에 이렇게 건물이 무너져 내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갔고 이별의 아픔을 느껴야 했다.

우리 인생도 언제 무너져 내릴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거대한 건물이 한순간 무너지듯 우리의 인생도 순식간에 모두를 송두리째 잃게 될 수도 있다.

모든 것을 다 빼앗겨도,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린다 해도, 모든 것이 다 사라져 버린다 해도 오직 내 안에 그 한 사람이 남아 있다면 평온함을 찾을 수 있다.

간혹 주위 사람들로부터 필자에게 "잉꼬 부부라서 부부가 싸울 일은 없겠네요" 하는 말을 듣게 되는데 그렇지 않다. 여느 부부처럼 별 것 아닌 것 갖고, 티격태격 싸운다. 자식들이 그 모습을 보면 "아휴 닭쌈" 하며 웃는다.

십 수년 다른 삶을 살다 만났는데 어찌 갈등이 없겠는가. 그렇게 싸우면서 기술을 터득해 삶의 지혜를 얻어 서로를 이해하며 살아가는 게 대부분의 부부일 것이다.

이혼율이 세계 1위에까지 오른 우리나라 부부이지만 서로가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고 대화마저 미숙하기 때문에 부부 각자가 상처를 입고 자녀들마저 큰 상처를 받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가정이 불행해지면 사회와 국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엄청나게 크다. 결손가정, 자녀들의 비행 범죄, 불행한 사회 등으로 인해 사회적 비용이 너무 많아진다는 것이다.

사도 바울은 가정의 행복비결을 우리에게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부부관계는 일방적일 수 없다. 늘 쌍방의 문제요, 소통의 문제다. 그렇기에 서로를 아끼고, 서로에게 순종하고,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고, 서로 섬기고, 서로 인내하고, 서로 친절하고, 용서하고, 서로 가르치고, 서로를 격려하고 칭찬하는 배려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행복한 가정생활을 위해 부부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보다도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한다는 것은 자라온 생활습관과 문화의 다름, 타고난 성격의 다름을 서로 인정하고, 감싸 안아주는 것을 말한다.

남남이면서도 영원히 남남일 수 없는 관계가 부부다. 결혼생활을 하면서 침묵속에서 서로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과욕이다. 결국 이런 기다림은 불화와 갈등을 일으킬 소지를 안고 있을 뿐이다.

행복한 부부가 되기 위해서는 아내의 언어를 이해하고 친구가 되어 편한 마음으로 다가가며 대화하는 남편이 되어야 한다. 아내는 경우에 따라서는 남편의 투정을 받아주며 무슨 일이 있어도 남편의 날개는 꺾지 말고 남편에게 자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인임을 보여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남편이든, 아내든 좋을 때 좋아하는 것 이상으로 힘들 때도 함께 하며 서로를 위로하되 좌절과 실망을 안겨주는 동반자가 되어서는 안된다.

특히, 자기를 훌륭한 가장(家長)으로 인정해주는 것이다. 남자들은 여자보다 단순해서 자기가 아내에게 안정감을 주고 인정을 받았다고 느낄 때 무한한 자부심을 갖기 때문이다.

더 더욱 중요한 것은 '나는 문제가 없는 사람'에서 '내가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생각을 바꾸게 되면 그 가정은 행복한 가정, 행복한 부부가 되고 날마다 부부의 날이 될 것이다.

행복의 비결은 거대한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오직 한 사람. 그 사람이 바로 당신'이라는 마음으로 아주 작은 행복을 만드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최대한의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것에 대해 늘 감사하며, 갖고자 하기 보다 갖고 있는 것에 먼저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자. 행복한 가정이 많을수록 개인과 사회와 국가가 행복하고 밝아질 수 있다.

둘이 하나가 된 날, 아침에 아내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문자로 보내고 귀가길에는 붉은 장미 한 송이를 선물했다. 장미 한 송이에 행복을 느끼는 아내의 모습에서 가정의 소중함과 함께 행복한 사람임을 느꼈다.

"하나님 아버지, 명품 아내를 내게 주시고 서로 사랑하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내 안에 있는 오직 한 사람, 그 사람이 바로 아내라는 것을 깨닫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바라옵기는 저희 둘이 하나가 되어 사랑과 신실함으로 살게 하옵소서. 아울러 아내에게 더 나은 건강과 복을 주시사 주께서 주신 즐거움과 평안함으로 감사하며 영광 돌리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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