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물밑 경쟁 치열 전망…생산설비 투자회수위해 확대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이 공장을 SK케미칼로 매각키로 결정한 가운데 위탁생산 품목을 가져가기 위한 국내 제약사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최근들어 국내 제약사들이 국제규격에 맞춘 cGMP 시설을 갖춘 공장을 신축하거나 생산설비를 대폭 교체하면서 투자된 비용 회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투자비용 회수의 방편으로 추진하는 것은 타 제약사 제품에 대한 위탁생산이다.

현재 위탁생산을 가장 활발하게 하고 있는 곳은 한독약품과 유한양행 등이다.

이들 제약사는 위탁생산만으로 공장 근무 인력의 인건비 등을 모두 충당한다는 계획아래 위탁생산 품목을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베링거 청주공장 마크·세르비에코리아 품목 위탁생산 중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이 현재 위탁생산하고 있는 품목은 SK케미칼의 ‘기넥신’과 한국머크의 ‘글루코파지’, 세르비에코리아의 5개 제품 등이다.

이중 SK케미칼의 ‘기넥신’은 SK케미칼에서 공장을 인수하는 관계로 그대로 생산되나 한국머크와 세르비에코리아는 위탁생산 공장을 이전할 가능성도 높다.

국내 진출한 외국계 제약사의 경우 자사 제품의 위탁생산 기준을 본사 기준에 부합되는 시설로 정하고 있다. 즉 품목별 cGMP 시설 등과 함께 외국의 유명 권장규격을 획득해야 한다는 것.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이 청주공장의 생산시설을 SK케미칼에 넘기는 시점이 2009년 6월이어서 위탁생산 공장의 변동 여부는 내년쯤에 판가름날 전망이다.

한독약품·유한양행 등 위탁생산에 적극적

한독약품은 한국로슈 4품목, 바이엘코리아 7품목, 한국GSK 2품목, 일성신약 2품목, 유유 1개 품목,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17개 품목을 현재 위탁 생산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오창공장을 준공한 후 위탁생산으로 연 5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향후 세파계 항생제와 페니실린계 항생제 생산시설의 분리를 염두에 두고 생산설비를 분리시켰다.

식약청에서 이들 생산시설 분리를 의무화할 경우 상당수 중소제약사들이 위탁생산을 할 수 밖에 없으며 이중 상당 부분을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이들 제약사 이외에도 식약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품목별 GMP 시설을 갖추기 위해 생산시설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있는 제약사들도 위탁생산을 위한 발빠른 움직임을 보일 전망이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청주공장의 SK케미칼 매각에 대해 위탁품목 업체에 조만간 정식으로 통보할 예정이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 관계자는 “매년 생산설비에 투자해왔으나 위탁생산량 등이 많지 않아 생산성을 높이는데 실패했다”고 밝혀 이번 공장 매각이 채산성 문제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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