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사건도 많았던 을유년이 지나가고 새로운 꿈을 키워줄 병술년 새해가 시작됐다.

언제나 그래왔지만 우리는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면 감사할 일들과 아쉬운 일들을 생각하며 가슴 한켠으로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 되기도 한다.

"군자(君子)는 새해를 맞으면 반드시 그 마음가짐과 행동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君子履新其心與行赤要一新<寄兩兒>)라고 했던 다산 정약용 선생의 말씀처럼 우리도 무엇인가 새로운 마음가짐과 실천계획을 세우고 다짐할 때다.

그러나 아쉽게도 해가 바뀌었다고 해서 우리에게 달리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어제 뜨고 졌던 해와 달은 오늘도 여전히 뜨고 지며 지구를 맴돌고 있을 뿐이다. 다만 달라지는 것이 있다면 자신의 모습이 노화되어 간다는 것이다.

모든 것은 어제 보았던 사실 그대로임에도 불구하고 세상 많은 사람들은 해가 바뀔 때마다 지난 과거의 것은 훌훌 털어버리며 새로운 소망을 기원하는 꿈을 위한 목표를 정한다.

그러나 절대 다수는 지나친 과욕 때문에 욕망을 채우기에 앞서 상처를 입거나 상처를 입히는 아픔의 추억으로 한 해를 보내기 일쑤다.

2005년 전 하나님이 지옥같은 이 땅을 천국으로 만들어볼까 해서 자신의 외아들인 '예수'를 이 땅에 보내신 바 있다.

기독교적 신앙에서 보면 예수님은 인간의 모습을 한 하나님이시다.

그런 하나님은 우리 인간을 지극히 사랑하셨기에 인간의 모든 죄를 다 용서하시고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에 못박힌 채 고난까지 당하신 것이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지도 2005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이 땅은 천국이 되지 못한 것 같다.

예나 지금이나 아수라장이 되어 물고 뜯고, 시기하고, 욕하며 극과 극에서 원수처럼 지내는 지옥 생활을 하고 있다.

골목까지 십자가가 세워지고 기독교인은 느는 추세지만 이 세상은 '소돔과 고모라' 같은 음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연초부터 신년계획을 세울 때 "무엇을 더 얻을까" "무엇으로 더 채울까"하는 욕심에서 마음을 비우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사랑이 메마르면서 '나눔'과 '용서하는 마음'이 결여된 생활에서 지옥생활을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병술년 개띠 해인 올해는 생각을 바꿔 이 세상을 천국으로 만드는데 힘을 좀 쓰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비록 천국은 되지 않았지만 예수님이 죽으심으로 인해 이제는 천국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

인간은 누구나 죄가 있기 때문에 아무도 천국에 갈 수가 없다. 그러나 갈 수 있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사람은 죄를 탕감받는 사람이 해당된다.

죄를 탕감받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는데 그것은 남의 죄를 용서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남을 용서해야만이 나의 죄도 용서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예수님은 "일흔번씩 일곱 번이라도 무조건 용서를 하라"고 말씀하고 있다. 이같은 용서는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이며 내 죄를 용서받아야 천국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이제는 무엇을 구할까를 생각하기 전 조용히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며 누군가를 생각해보자.

내게 상처를 준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르더라도 용서하고 따지지 말자. 진정한 용서는 따질 필요가 없다.

용서를 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오랜 시간이 걸리면 해결되는 것이다.

반대로 행여 내가 상처를 준 사람은 없었는지 생각해보자. 나 때문에 고통을 받은 사람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용서를 비는 우리가 되자.

내 마음이 편해질 때까지 범위를 넓혀가며 세상을 용서하고 또 용서를 빌어야 한다.

아울러 좋은 인간관계에서 베풂의 삶을 통해 소중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천국은 먼 데 있지 않다. 내 마음속 가까이 있는데 단지 찾지를 못했을 뿐이다. 이제 용서라는 열쇠로 마음의 문을 열자.

그래서 병술년 개띠 해는 이 세상을 천국으로 만드는 우리가 되어보자.

논설위원 안호원(한국 심성교육개발연구원장. 교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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