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기 경희대 부속병원 안과 교수

안구건조증 또는 건성안이란 우리 눈에서 눈물이 적게 만들어지거나 눈물이 너무 많이 증발하여 안구 표면이 건조하게 되어 생기는 질환이다. 특히 요즘같은 찬바람이 불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는 가을에는 날씨의 영향으로 안구건조증 환자에게는 더욱 힘든 때이다. 세계 눈의 날(11월 11일)을 맞아 안구건조증에 대해서 알아보자.

안구건조증은 왜 생기는가?

눈을 편안하게 해주는 자연윤활제인 눈물은 안구 표면 위에 얇은 막을 형성하고 있으며 지방층, 수성층, 점액층의 3가지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눈물 분비량이 양적으로 감소하거나 이러한 성분들에 불균형이 생겨 한가지 성분이라도 부족하게 되면 눈물막이 불안정하여 눈물이 쉽게 마르게 된다.

눈물의 분비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연적으로 감소하는데, 40대 중반의 나이에 접어들면서 급격하게 감소하며 특히 폐경기 여성에 있어서는 여성 호르몬 부족으로 호르몬에 의해 자극되는 눈물샘 조직의 분비기능 약화로 안구건조증 증상이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 밖의 원인으로는 심한 결막염을 앓은 후, 화학물질에 의한 안외상 후, 각막염을 앓은 후 등이 있으며 자동차 배기가스나 건물 신축시 사용되는 유기용매 등에 의해 안구건조증의 증상은 더 심해진다. 눈꺼풀테염이나 눈꺼풀의 구조적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눈물이 과다하게 증발하게 되며, 약물복용이나 점안약의 과다한 사용도 안구건조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안구건조증의 증상은?

안구건조증의 증상은 환자마다 다양해서 비눗물이 들어간 것 같은 느낌, 콕콕 찌르는 느낌, 모래가 들어간 듯이 이물감, 뻑뻑함, 눈꺼풀이 무거운 느낌, 안구피로증상 등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통증, 가려움, 충혈 등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증상은 대개 저녁에 악화되며, 수면 중에는 눈물이 적게 분비되어 아침에 일어날 때 증상이 심한 경우가 많다. 또한 독서, TV시청, 컴퓨터 작업, 운전 등과 같이 계속적으로 집중해서 눈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눈깜박임 횟수가 줄어들어 안구 표면을 더욱 건조하게 되어 증상이 악화된다. 자동차 운전 시 또는 밀폐된 공간에서 에어컨이나 히터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바람에 의해서 습도가 낮아지게 되어증상이 심해진다.

때로는 눈물이 오히려 많이 흐르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는데 이것은 안구건조증에서 눈물의 윤활작용이 나빠 눈이 아프게 되면 이 자극에 의해 눈물의 분비가 일시적으로 증가하여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반사적으로 분비되는 눈물은 대부분 수분으로만 이루어져 있고 지방성분이나 점액성분이 부족하여 정상 눈물이 가지고 있는 윤활작용을 잘 하지 못한다.

안구건조증은 어떻게 진단하나?

안구건조증의 진단에는 환자 본인의 주관적인 증상이 가장 중요하지만, 현재나 과거의 전신질환이나 투약상태 등에 대한 자세한 문진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눈꺼풀이나 결막의 질환 유무를 알아내 그 원인질환을 찾아보고 각막의 상태로 병의 경중을 짐작해 볼 수도 있다. 눈물 양을 측정하거나 눈물 분비량을 재어 볼 수도 있고 눈물층의 상태를 알아보는 검사를 할 수도 있다. 이러한 검사 외에도 여러 가지 검사를 할 수 있지만 안구건조증 진단에 가장 중요한 것은 원인 질환에 대한 검사와 환자 자신의 주관적인 증상 관찰이다.

안구건조증은 어떻게 치료하나?

안구건조증의 일차적인 치료는 부족한 눈물을 인공눈물로 보충해 주는 것이다. 인공눈물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그 성분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한 가지의 인공눈물로 별로 효과가 없다면 다른 인공눈물로 바꾸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인공눈물은 자주 그리고 규칙적으로 넣어 주어야 하는데, 불편하다고 느낄 때만 넣는 경우에는 치료효과가 잘 안 나타날 수도 있다.

인공눈물을 점안하는 횟수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며 한 시간에 한 번 이상 넣어야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하루에 3~4번만 넣어도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도 있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안연고 형태의 인공눈물을 같이 사용할 수 있다. 간혹 인공눈물에 포함된 보존제 성분에 예민하여 자극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보존제 성분이 없는 1회용 인공눈물을 사용할 수도 있다.

인공눈물로 치료가 잘 되지 않는 경우에는 눈물이 배출되는 구멍(누점)을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막기도 하고, 아주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일시적으로 눈꺼풀을 봉합하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눈꺼풀에 염증이 있는 경우에는 이에 대한 치료도 같이 해야 한다.

주변 환경은 어떻게?

주위가 건조하면 눈물의 증발이 많아져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에 특히 겨울철에 실내에서 생활할 때는 건조한 상태를 피하고 가습기 등을 사용하여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머리염색, 헤어드라이어, 스프레이 등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장시간의 독서, 컴퓨터 작업, 운전 등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이러한 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인공눈물을 더 자주 넣어야 한다.

시력에도 영향이 있나?

증상이 가벼운 대부분의 안구건조증에서는 눈의 불편함은 있지만 시력에는 별 지장이 없다. 그렇지만 눈물이 심하게 부족한 경우에는 각막상처와 혼탁으로 시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안구건조증의 완치는 어렵지만 적절히 치료하면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고, 심각한 눈의 손상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안과의사의 지시에 따라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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