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2002년 한해동안 하루 평균 36명이 자살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4번째로 높은 자살사망률을 보이고 있으며 자살증가율도 가장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는 인터넷의 발달이 이를 매개로 한 동반자살이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기도 하며, 얼마전에는 자녀를 고층빌딩에서 던지는 비극적인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지난 3월 11일 세종문화회관에서는 매우 의미있는 모임이 있었는데 바로 '범국민생명존중운동본부’출범식이 있던 날이었다.

생명존중운동을 펼치기 위하여 김수환 추기경, 서영훈 전 적십자사총재, 김성수 주교, 지광스님,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 이용경 KT 대표이사, 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 등 사회 각계 인사들이 힘을 합쳐 전면에 나선 것이다.

우리사회에 있어서 자살은 이제 또 하나의 전염병이 되었다. 선정적인 매스컴의 보도도 문제이지만, 자살을 유도하는 듯한 사회전반의 생명경시문화의 확산은 우리사회에 자살을 전염병처럼 번지게 하고 있다.

장티푸스나 뇌염과 같은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전염병을 옮기는 모기 서식지를 없애는 등 주변 환경을 깨끗하게 하는 것과 외출 후 손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위생이 모두 중요하다.

우리사회에 만연한 자살 전염병을 막기 위해서는 신용불량자 대책과 같은 사회경제적 접근은 물론, 개인의 정신건강을 위한 특단의 노력도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전염병 예방의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예방접종인 것처럼 청소년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우리 모두는 각종 개인적, 환경적 스트레스와 같이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에 대해 면역력을 키우는 자살예방주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보건복지부는 자살의 주요 원인이 되는 우울증에 대한 조기발견과 적절한 상담체계를 구축하기 위하여 오는 2008년까지 전국의 시·군·구에 243개소의 정신보건센터를 확충하여 국민에게 자살에 대한 예방접종을 해나갈 예정이다.

또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없애서 국민들이 정신적인 어려움에 처했을 때 주저없이 정신과를 방문하여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홍보하는 등 자살예방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정책을 펴 나갈 예정이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보도되는 자살기사를 보면서, 지난 3월 11일 '범국민생명존중운동본부’ 출범식에서 이시형·이광자 공동대표가 낭독한 국민에게 드리는 글의 일부 구절을 다시 한 번 독자들에게 말씀드리고 싶다.

"생명을 존중하는 사회는 그 어떤 사회보다도 희망이 있으며, 발전이 있는 사회입니다”라고….

<조남권 보건복지부 정신보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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