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들의 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38.2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기업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현대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실시한 기업호감도 조사에서 2003년말 우리 국민의 기업호감지수는 100점 만점에 38.2점으로서, 보통(50점)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점수는 지난 5월 대한상의가 갤럽에 의뢰해 전국 4천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기업과 경제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에서 드러난 결과치를 점수화 한 추정치 45.1점보다 약 7점 하락한 수치이다.

이러한 현상은 SK 분식회계 및 최근의 대선자금 관련 정경유착 등으로 인한 기업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에, 부자에 대한 따가운 시선, 기업에 대한 공익 우선 기대, 과도한 평등주의적 사회 분위기 등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진다.

요소별로는, 국제 경쟁력 향상(59.0점), 생산성/기술 향상(52.1점), 국가 경제 기여(38.8점), 사회공헌 활동(28.8점), 윤리경영(9.6점)의 순으로 나타나 우리 국민들이 기업의 윤리경영에 가장 불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호감지수는 성별로는 남자(37.0점)보다는 여자(39.4점)가 약간 높았다. 연령별로는 30대가 34.6점으로 가장 낮았는데, 이는 30대 조기퇴직의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60-70년대 산업화 주역이었던 50대 이상은 43.8점으로 가장 높았다. 20대는 38.4점, 40대는 36.8점이었다.

교육수준별로는 고졸(36.8점), 대학 이상(37.5점)보다는 중졸이하(45.8점) 저학력층이 기업에 후한 점수를 주었다. 직업별로는 경영 관리직(40.9점), 농임어업(44.2점)에서 높았고, 블루칼라(34.0점)에서는 낮았다.

기업에 호감이 가는 이유로는 국가경제 기여(43.4%)이고, 일자리 제공(24.1%), 해외 국위 선양(16.9%), 좋은 제품의 싼값 공급(6.0%), 깨끗하고 투명한 경영(4.8%), 사회공익활동(2.4%)의 순이었다.

비호감 이유로는 정경 유착(30.0%)과 분식회계 등 투명하지 못한 경영(28.7%)에 대한 언급이 가장 많았다.

이외에 경영권 세습 등 족벌경영(16.1%), 근로자의 희생 강요(12.9%), 문어발식 확장(8.4%), 공익활동 부족(3.2%) 등의 이유가 뒤를 이었다.

기업 활동의 우선순위에 대해서는 부의 사회 환원(46.5%)보다는 이윤 창출(53.5%)이라는 의견이 약간 더 많았다.

부에 대한 인식도 상당히 비판적이다. 부정적인 방법으로 부를 축적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76.8%로서, 정당한 방법으로 노력해서 부를 축적했을 것(19.1%)이라는 의견을 크게 압도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이 기업에게 주문하는 과제는 고용 창출 확대(44.5%)가 압도적으로 많아, 최근 사회 문제화되고 있는 청년 실업, 조기 퇴직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고 있었다.

다음으로는 경영 투명성 제고(22.3%)와 정경유착 단절(20.6%) 등 윤리경영에 대한 언급이 많았다. 이외에도 사회공익 활동(11.6%)에 대한 주문이 있었다.

정부에 대한 주문으로는 노사 안정(35.0%)과 정경유착 근절(28.0%)에 대한 언급이 가장 많았다.

이외에도 기술개발 지원(22.1%), 규제 완화(8.6%), 금융세제 지원(5.9%) 등이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우리 국민의 기업호감지수가 이렇게 낮은 데에는 일차적으로 기업에 그 책임이 있기 때문에 기업 내부의 뼈를 깎는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한상의는 우리사회의 반기업정서의 상당부분은 기업에 대한 편견이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 많다고 주장한다.

특히 IMF이후 우리기업의 투명성이 많이 개선되었고 양심적이고 윤리적인 기업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이것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기업활동의 우선순위를 부의 사회환원으로 보는 시각도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기업은 값싸고 질좋은 물건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윤을 극대화하고 이를 다시 투자하여 고용창출과 세금납부를 통해 사회에 크게 기여한다는 것이다.

사회 공헌 활동이 마치 기업의 본분인양 강조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기업호감지수(CFI, Corporate Favorite Index)란?

우리 국민이 기업에 대해 느끼는 호의적이거나 비호의적인 평가로, 기업이 생산하는 상품 및 서비스, 기업활동, 기업인에 대한 평가와 이미지를 통해 형성. 본 조사에서 기업호감지수는 5개 요소와 전반적 호감도를 합산하여 점수 산정

5개 요소 : ① 생산성/기술 향상 ② 국제 경쟁력 ③ 국가경제 기여도④ 사회 공헌 활동 ⑤ 윤리경영 요소 등으로 구성. 각 요소에 대해 응답자가 긍정적이면 100점, 반반이면 50점, 부정적이면 0점으로 하여 평균점수 산정

전반적 호감도 : 응답자가 기업에 대해 전반적으로 느끼는 감정으로 호감이 간다 100점, 반반이다 50점, 호감가지 않는다 0점으로 하여 평균점수 산정. 이렇게 계산된 5개 요소와 전반적 호감도를 각각 50%를 반영하여 점수를 낸 것이 기업호감지수(CFI)임. 기업호감지수가 100점인 경우는 완전히 기업에 대해 호감을 가진 상태이며, 반대로 0점인 경우는 기업에 대한 호감이 전혀 없음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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