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시민단체 거센 반발…설득 가능할까

다음주로 재차 미뤄진 보건복지부의 의료법 개정안 발표가 의료계와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로 불투명해지고 있다.

29일 오전 7시 대한의사협회·대한치과의사협회·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의 요구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보건의료정책본부장·의료정책팀장과 긴급 회동을 갖고, 문제삼고 있는 법조항들에 대해 전반적으로 재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MBC 시사라디오 ‘세상은 그리고 우리는’에 출연한 의협 장동익 회장은 “국민의 주요 건강을 다루는 의료법을 5개월 내에 빠르게 개정하는 것은 큰 문제”라며 “건강을 책임지는 최후 보루자인 의료인들이 시간을 두고 정해야 한다는 논의에 따른 불가피한 연기였다”고 해명했다.

이에대해 경실련 신현호 보건의료위원장은 "갑작스럽게 발표가 연기되어 당황스럽고 허탈했다"며 "보건복지부가 이미 발표를 3차례나 연기한 상황에서 의료인 단체를 설득하지 못한 것은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태도”고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복지부가 다음주 중으로는 어떻게든 발표하겠다고 전했다”며 “설득해서 밀고 가겠다는 말인데, 분명 의료계의 반발이 뒤따를 것”으로 우려했다.

실제로 의협대표 3~4인은 치협대표 1인, 한의협대표 1인과 함께 TFT를 구성해 복지부와 재협상에 들어가지만, 복지부가 의료계의 입장을 수용하지 않는한 성공할지는 미지수.

게다가 의협은 오는 3일 임시대의원총회, 11일 총궐기대회 등 집단 반발의 움직임을 구상중에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다음주로 미뤄진 의료법 개정안 발표 역시 어려워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의사협회, "국민 건강권 저해 요소가 많은 의료법 개정안"

장동익 회장은 “이번 의료법 개정안이 국민 건강권의 저해 요소가 많다. 이대로 개정된다면 국민에게 고스란히 떠넘겨 지는 것"이라며 문제점 호소에 나섰다.

'유사의료행위'에 대해서 장 회장은 "무면허 의료행위가 양성되어 범람하고 있는 상태에서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면 큰 문제가 될 것"으로 우려했다.

간호사의 위상 강화를 염려하던 장 회장은 "‘간호진단’은 미국에서 처음 도입되었지만 아직 정착한 단계는 아니다"라며 "의사들이 하는 진단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간호평가, 간호사정 등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표준 진료 지침'에 대해서도 "단지 가이드라인으로 하는 것이지 법으로 제정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감기 환자에 대해 같은 처방, 같은 검사를 시행해 진료를 붕어빵으로 만들 것이냐"고 비난했다.

"'의료행위 정의'에 대해서는 "의료법의 '통상' 행위라는 막연하고 두리뭉실한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며, "의료인의 행위로 인해 법적 다툼이 일어났을 때 모호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특히 문제가 되었던 보수교육에 관해서도 입을 열었다.

장 회장은 "보수교육은 과거부터 잘 해왔고 복지부의 처벌 요구도 가능했지만, 그간 한번도 (처벌을) 안하더니 이제와 갑자기 개정안에 포함하는 것은 의아하다"며 "한번도 보수교육을 안받은 사람에 한해 몇사람만 처벌시켜도 충분한 효과가 있을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민단체, "영리법인 허용 반대…국민건강으로 장사하지 마라!"

이에대해 신현호 위원장은 "당직 의료인의 개정안에서 야간에 간호사들을 두게 허용하면서도 간호사 진단을 제한하는 것은 매우 이율배반적"이라고 반대의 입장을 보였다.

또 "투약과 진료범위 포함 얼마든지 넣어줄수 있고, 자율징계권도 의협에 있다"며 "단지 법조문을 간소화, 간편화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신 위원장은 "의료계가 이권을 위해 본연의 일을 다하는 건 뭐라 할수는 없겠지만 시민단체 역시 의료계 못지않은 상당히 많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고 성토했다.

앞서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성명을 통해 "호텔, 온천 등 관광숙박업, 병원경영지원회사 등의 체인사업, 사회복지사업 등을 추가로 할 수 있도록 한 병원의 영리사업 범위 확대 조치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며 강한 반발을 나타냈다.

신 위원장은 "복지부는 결국 국민의 건강을 가지고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니냐"며 "계속 추진시 (의료법 개정안 추진작업반) 탈퇴도 고려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의료계와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에 대해 복지부가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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