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특이항체 림프종 치료제 2개 종 국내 허가…미충족 요구 높아

김석진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로슈가 이중특이항체 '룬수미오(성분명 모수네투주맙)'와 '컬럼비(성분명 글로피타맙)' 국내 허가를 계기로, 림프종을 넘어 혈액질환 분야를 리드하겠다는 포부다.

한국로슈는 3일 인터컨티넨탈 서울코엑스에서 CD20xCD3 이중특이항체 '룬수미오'와 '컬럼비'의 국내 허가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룬수미오는 두 가지 이상의 전신 치료 후 재발성 또는 불응성 소포성 림프종(Follicular Lymphoma, FL)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이날 김석진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FL은 비호지킨 림프종의 한 형태로 백혈구, 림프계 및 골수에서 발생하는 암"이라며 "비호지킨 림프종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혈액암으로 미충족 요구가 높다"고 밝혔다.

소포성 림프종은 아시아에서는 발병률이 낮은 편이지만, 서구화된 생활습관 등으로 최근 몇 년간 증가하면서 국내에서도 비호지킨 림프종에서의 소포성 림프종 비율이 3.4%에서 4.8%로 증가했다.

김 교수는 "소포성 림프종은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이기 때문에, 관해를 달성하고 이를 유지하는 것을 치료 목표로 삼는다"며 "이중특이항체는 비호지킨 림프종에서 가능성을 보여주는 새로운 유형의 면역항암요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중특이항체의 작용기전은 두 가지 다른 세포에 동시에 결합하는데, T세포에 결합한 이중특이항체는 면역세포 중 하나인 환자의 기존 T세포를 활성화해 암세포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이를 제거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룬수미오는 완전관해율(CR) 60%, 전체 반응률(ORR) 80%를 확인해, 기존 치료에 실패한 국내 재발성 또는 불응성 소포성 림프종 환자들에게 완치의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룬수미오의 첫 번째 반응까지 걸리는 시간의 중앙값은 1.4개월, 첫 번째 완전관해까지 걸리는 시간의 중앙값은 3개월이었다. 완전관해에 도달한 환자의 70%가 최소 18개월 동안 반응을 유지했으며, 반응지속기간 중앙값은 2년이었다.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17.9개월로 나타났다.

김석진 교수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재발 여부 등 고위험 환자에서도 임상적 효과가 일관되게 확인됐다는 것이다.이러한 치료반응은 모든 하위분석군에서 확인됐다"면서 "재발하는 환자의 일부라도 완치된다는 것은 대단한 개선효과"라고 강조했다.

컬럼비는 B세포 림프종 치료를 위한 최초의 이중특이항체다. 두 가지 이상의 전신치료 후 재발성 또는 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iffuse large B cell lymphoma, DLBCL) 치료제로 지난해 12월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다.

DLBCL은 신체를 보호하는 B세포가 통제할 수 없이 성장하거나 증식하는 질환으로, 비호지킨 림프종 중 약 40%를 차지한다. 국내 전체 환자 수는 2022년 기준 1만 2910명으로 5년 전인 2017년 9791명 대비 31.8% 늘어났다.

김 교수는 "기존에는 1, 2차 치료 요법에 실패한 재발성 및 불응성 DLBCL 환자들이 즉각적으로 쓸 수 있는 효과적인 3차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다"며 "컬럼비는 허가임상을 통해 완전관해율 40%, 전체반응율 52%를 확인했다. 또 기성품으로 출시돼 치료제 제조과정을 기다리지 않고 진단 즉시 바로 투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로슈는 20년 이상 혈액암 연구개발 경험을 토대로 혈액암 분야를 리드해오고 있다. 이번 이중특이항체 국내 허가를 계기로 림프종 뿐만 아니라 전체 혈액질환 분야를 리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승훈 한국로슈 메디컬 파트너십 클러스터 리드는 "로슈는 미국 FDA가 혁신치료제로 지정한 13개의 혈액질환 치료제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7개의 혈액질환 치료제에 대한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리드는 "로슈는 지금까지 림프종에 포커스 맞춰서 제품을 출시해왔으나 현재 다른 혈액암 질환에 대해서도 임상연구를 진행해오고 있고, 비악성 혈액질환도 연구하고 있다"면서 "20년 동안 리드한 혈액암을 넘어 혁신적인 신약을 통해 환자 기대수명을 늘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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