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2조원 돌파 예상…녹십자·보령·HK이노엔 등도 실적 기대
국내 제약시장 성장세 예상…잇단 '약가인하', R&D 투자 위축 우려

대형·중소 제약바이오기업 구분없이 대체적으로 매년 외형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 몇 년사이 일부 제약바이오기업은 연매출 수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10년 전인 2014년 12월 제약사 최초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뒤 "120여년 제약 역사상 첫 1조의 주역이 된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며 “이 시기를 전환점 삼아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사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바이오시밀러를 주력으로 하는 바이오기업들은 매년 고성장을 거듭하며 전통제약사인 유한양행을 추월해,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의약품 시장규모는 2018년 23조 1175억원에서 2022년 29조 8595억원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6.6% 성장했다.

2022년 기준 매출 1조원 이상을 달성한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광동제약,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8개사다. 10년 사이 8배가 늘어난 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2022년 연매출 2조원을 돌파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3분기 누적매출이 3조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통했다.

이런 매출 성장은 비단 상위 기업만이 아니다. 2022년 상위 50개 기업 중 단 3곳을 제외하고 모두 매출이 성장했다. 그것도 대부분 두 자릿수 성장률로 평균 13.7%의 증가율을 보였다.

2023년 3분기 역시 제약바이오기업 75개사 중 59개사의 매출이 성장해 대형화 추세가 이어졌다. 한미약품과 대웅제약은 2023년 3분기 처음으로 누적 매출이 1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제약시장, 견조한 성장 예상…수익성 개선 중요 과제

2024년에도 상위사를 중심으로 매출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다만 약가인하 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제약업계가 풀어야할 숙제라는 분석이다.

실제 매출 3조원 시대를 열면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던 2022년에도 50개사의 평균 영업이익은 0.8% 역성장하며 부진했고, 2023년 3분기도 75개사의 평균 영업이익은 1.1% 증가하는데 그쳤다.

2024년은 연초부터 기등재 의약품 2차 약가인하가 예정돼 있다. 또 사용량-약가 연동협상 개정, 실거래가 약가인하 제도 개선, 급여적정성 재평가 등이 순차적으로 예고되면서 업계는 R&D 투자 위축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반면 국내 제약시장은 여러 규제에도 불구하고 급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와 만성질환의 증가 등으로 매출에 있어 견조한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또한 최근 신약 R&D 부분에서 좋은 성과가 이어지면서 단순한 제네릭 판매에서 탈피해 글로벌 메이커로서의 성장이 기대되는 분위기다.

우선 유한양행의 경우 2024년 연매출 2조원 돌파가 예상되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2023년 3분기 누적매출이 1조 4218억원을 달성했고, 2023년 말까지 1조 9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유한양행은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2024년 1월부터 1차 치료에 급여가 적용되기 때문에 충분히 실적 상승을 통해 2조원 달성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혈액제제 '알리글로'를 미국 FDA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은 GC녹십자도 2024년 실적 상승이 기대되는 곳 중 하나다. 지난 2015년부터 미국 진출을 시도해 8년 만에 결실을 맺은 GC녹십자는 이번 혈액제제 허가를 시작으로 헌터라제 ICV의 글로벌 진출 확대 등을 통해 그 동안의 부진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주목되는 곳은 보령과 HK이노엔이다. 양사는 2023년 3분기 누적매출이 각각 6284억원, 6048억원을 기록하며 비슷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2024년부터 각사의 대표품목인 고혈압치료제 '카나브(성분명 피마사르탄)'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성분명 펙수프라잔)' 공동판매를 통해 시장확대에 나선다.

두 품목 모두 연매출 1000억원이 넘는 블록버스터 제품들로, 영업마케팅 역량을 합칠 경우 매출 성장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이란 분석이다. 유비스트 기준 2022년 카나브가 약 1500억원, 케이캡이 약 1300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한 만큼, 양사는 2024년 매출 9000억원 이상은 달성은 무난하고, 전 부문이 고른 성장을 보인다면 1조원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약가인하에 대한 압력이 더 높아짐에 따라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며 "매출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은 모든 제약사들이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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