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 국내 첫 독립형 소아 단기돌봄
김민선 센터장 “중증 환아 보호자에게 잠시 쉼이 되는 공간”

김민선 센터장이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민선 센터장이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병원에 도착했던 상태 그대로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난 1일 국내 최초로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중증 소아 환자와 가족을 위한 단기 입원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린이통합케어센터'가 문을 열었다. 바로 서울대병원 넥슨어린이통합케어센터(별칭 도토리하우스)이다. 

먼저 김민선 센터장은 "작은 도토리가 큰 참나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도토리하우스'로 이름을 지었다"며 "정부와 넥슨에 감사한다"고 마음을 전했다.

단기 휴식 서비스(respite care)는 소아청소년 완화의료 또는 장애 지원 서비스의 일환으로 환자의 돌봄 제공자가 지속적인 돌봄의 부담에서 벗어나서 '일시적인' 휴식과 회복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가정을 방문하거나 단기 기관에 위탁하는 서비스로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 

2018년 7월 100억원을 기부한 넥슨과 서울대병원은 협력논의를 시작했으며, 2019년 12월 복지부 정부보조금 25억원 확보, 2020년 7월 서울대병원 이사회 사업 승인, 2022년 7월 착공, 2023년 11월 1일 개소로 이어졌다.

김민선 센터장은 "본원과 동등한 진료환경 구축을 위해 환자들에게 동일한 수준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24시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상주하게 된다"며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일반병동 수준 이상으로 간호인력을 배치해 24시간 간호간병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사전외래 후 입원 지시, 입원예약(보호자), 빙원확정(관리자), 입원 순으로 진행된다. 입원은 1회 7일 이내로 연간 총 20일을 사용할 수 있다.  총 16병상으로 2인실 4개실, 4인실 2개실로 구성된다. 

도토리하우스 외관 및 내부 입원실 모습.
도토리하우스 외관 및 내부 입원실 모습.

-주로 어떤 질환의 환자들이 입원을 하나. 기존 서울대 어린이병원에 다닌 환자들인가.

지난 10월 30일 5명의 환자가 입원했다. 태어날 때 저산소성 뇌손상을 받은 아이도 있고 다른 질환을 가지고 있다가 중간에 뇌출혈 및 손상을 입은 아이도 있다. 

서울대병원 진료 아이들로 한정하지 않는다. 서울대병원에 기존에 다니던 환자가 3명이고 나머지 2명은 타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는 환자이다.

-입원대상자 선별 기준은 무엇인가.

현재 도토리하우스의 이용 대상은, 만 24세 이하 소아청소년이면서 인공호흡기, 산소흡입, 기도흡인, 경장영양, 자가도뇨 등이 필요한 경우이다. 총 16병상이기 때문에 만약 모든 환자가 20박씩 꽉 채워서 이용한다고 하면(병상가동율 80%를 기준으로 할 때) 연간 234명, 14박씩 사용하신다면 334명이 이용 가능하다. 

지금은 초기 단계라 환자 안전을 위해 13병상만 운영하고자 하는데, 안정이 되면 16병상 전체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고, 이 경우 첫 1-2년에는 부모님들도 아이들을 맡기시는데 용기가 필요하실 거라 아주 모자라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만약 대기가 길어지는 상황이 된다면 의학적 중증도와 함께 아이를 함께 돌봐줄 다른 가족이 있는지 여부 등의 몇 가지 요소를 포함한 평가도구를 사용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기는 하다.    

-적자가 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 같은데 운영 방안은 무엇인가.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 운영의 핵심을 ‘가치’와 ‘미래’에 두고 있다. 적자가 나더라도 서울대병원은 의료환경 변화에 따른 미충족 의료영역을 예측하고 준비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가는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에서 이 서비스를 위한 수가를 만들어 주셔서 돌봄에 대한 비용 일부가 보전지만, 이 수가는 병실 1-2개를 돌봄 병상으로 만들 경우 비용이 보전되는 수준인데, 도토리하우스는 독립 건물을 사용하고 가족들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기 때문에 수가만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

의료 비용 중 부족한 부분은 어린이공공전문진료센터 사후보상 사업을 통해 어린이병원 적자의 일부로서 ‘의료 관련 적자’ 부분은 보상 받을 예정이고, 프로그램 진행 관련 심리치료사 및 자원봉사자 비용 등은 넥슨을 포함한 여러 기부자 분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모집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충원 성공 비결은.

먼저 이 아이들과 가족의 필요에 대해서 잘 알고 계신 분들이라면 여기에 참여하고 싶으실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의국 출신의 선후배 분들께 메일을 드려 도토리하우스의 취지를 설명드리고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 연락을 부탁드리자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연락을 주셨다.

또 이전부터 소아청소년 완화의료에 관심이 많으셔서 함께 하고 싶다고 연락을 주셨었던 다른 선생님도 계셨다. 최종적으로는 정말 아이들과 가족을 아끼고 진료 경험도 풍부하신 5분의 선생님들께서 도토리하우스의 지킴이로 합류하게 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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