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어지는 폭우와 폭염의 영향 탓인가 가치관이 혼돈되고 정체성이 흔들이는 세상이 된 것 같다. 짝퉁과 명품이 구별이 힘들고 오히려 짝퉁이 더 정교하게 느껴진다. 사기꾼이 보통사람보다 더 신사적이고 인격적으로 행세한다. 그래서 굳게 믿었다 크게 상처를 받는다. 비상식이 상식을 초월할 정도로 이상한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같은 돌이라도 디딤돌인지 거침돌인지 도무지 구분을 할 수 없는 불운한 시대가 되었다.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 사회는 신뢰하며 따르고 싶은 지도자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나라가 온통 갈등과 불신, 편 가르기와 괴담 등으로 거짓 천국이 되어 가고 있다.

말(言語)이란 항상 신중해야 한다. 준비되지 않은 말, 곧 실언(失言. 諺語)은 예상치 못한 후유증을 낳는다. 사리가 이러할 진데, 정치인을 비롯한 사회지도층의 말실수가 끊이질 않고 있어 국민들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말은 한 번 뱉어놓으면 주워 담지 못하기 때문에 후폭풍이 크다. ‘세 번 생각하고 한 번 말하라’는 말이 있음에도 허튼 말들이 계속되고 있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청년세대 좌담회에서 아들이 “왜 나이 드신 분들이 우리 미래를 결정해”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아들의 말이 매우 합리적 이었다는 발언이 노인 비하라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청년 좌담회에서 “왜 나이 든 사람이 우리 미래를 결정하느냐. 여명(餘命·남은 수명)에 비례해서 투표해야 한다”는 본인의 자녀가 중학생 시절 발언을 소개하면서 “되게 합리적이고 맞는 말”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어르신 폄하 DNA’가 또다시 고개를 든다.”(박대출 정책위의장)며 맹비난했지만, 혁신위는 “사과할 일이 아니다”(윤형중 대변인)라고 버텼다. 논란이 거세지자 김 위원장은 중학생 시절 아들이 낸 아이디어를 소개하며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독려했을 뿐 1인 1표라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을 부인 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필자가 보기엔 매우 군색한 변명이 아닐 수 없다. 계층. 이념. 세대별 갈등을 부추기는 언사는 죄악이다. 김 위원장은 국론 분열을 조장한 정책에 대해 사죄하고 조정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세대 갈등’에 매달리고 있다. 위원들조차 논란이 될 줄 몰랐다고 한다. 뭐가 문제가 되는 건지조차 모르는 것 같다. 기본도 갖춰지지 않은 함양미달의 저질 수준이다. 김 위원장은 나이 많은 사람들은 무조건 민주당 지지자가 아닌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은데, 전라도 지지층 다수가 노인층이라는 것을 한 번 쯤 생각해 보았는지 모르겠다.

더욱 한심하고 안타까운 것은 민주당을 국민 눈높이에 맞게 혁신 하겠다고 영입된 김 위원장의 잦은 설화(舌禍)가 오히려 민주당을 힘들게 하고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6월 혁신 위원장 선임 직후 민주당의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에 대해 “(검찰에 의해)만들어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해 논란이 된 바 있었다. 당시 이정근 녹취록 등 물증이 뒷받침되면서 대한민국 흑 역사로 기록되고 있는데도 이를 옹호하고 있으니 참으로 딱하기 그지없다. 또 근자에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당내 계파를 살려 정치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말해 이 전 대표 측으로부터 강한 반발을 산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언론 인터뷰에서도 당내 초선의원들을 코로나 19로 학력 저하를 겪은 학생들에 비유하며 “초선 의원들이 소통이 잘 안 되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는데 이재명도 초선의원 아닌가. 위원장으로서 자질이 의심스러울 정도다. 민주당이 혁신해야할 최우선 순위는 도덕적 해이이자 당을 감싸고 있는 온갖 사법 리스크임이 분명하건만 지금까지 민주당의 뻔뻔한 주장을 되풀이하는 사람이 무슨 당을 혁신하겠다는 건지 의문스럽다. 당을 혁신하라고 만든 혁신위원회가 민주당의 비상식적 논리 답습을 습관적으로 반복하며 더욱 허무맹랑한 주장만 펼쳐대니, 혁신이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

‘여명 비례 투표’ 발언으로 ‘노인 폄훼’ 논란을 빚은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노인 폄하 발언도 모자라 대통령 호칭을 뺀 채 “윤석열 밑에서 임기를 마치는 게 치욕스러웠다”라는 등 핵심 지지층을 겨냥한 센 발언을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오후 인천 남동구 민주당 인천시 당에서 열린 ‘인천 시민과의 대화’에서 “저는 문재인 대통령 때 금융감독원 부원장으로 임명받았는데 윤석열 밑에서 통치를 받으며 임기를 마치는 게 엄청 창피하고 치욕스러웠다”며 대통령 호칭을 생략한 채 ‘창피’ ‘치욕’등 강도 높은 발언을 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3월 금감원 부원장으로 임명된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임기 3년을 채운 후 퇴임했지만, 윤석열 정부에서 일한 임기 말년 1기를 ‘치욕의 세월’로 표현한 것이다. 그러면서 “분노가 치밀어서 이 일을 시작했다”며 ‘혁신위원장을 맡아 달라’는 이재명 대표의 제안을 수락한 이유를 밝혔다.

김 위원장이 맡았던 금융소비자 보호차장은 연봉 3억 자리 꿀 보직이다. 좋은 자리 내려놓기 아쉬워 구질구질하게 3년간 뭉개고 있더니 이제 와서 치욕이라는 소리를 하니 어이가 없을 정도다. 관행상 금감원 원장이 바뀔 때마다 다른 부원장(3명)들은 동반사표를 냈다. 2020년 문 정부에서 금감원 부원장에 임명되면서 정권이 바뀌었어도 부원장 중 혼자만 3년 임기를 다 채운 사람이 김 위원장이다. 그렇게 치욕을 느꼈다면 애초에 정권 바뀌었을 때 사표를 냈어야 하는 게 아닌가. 누구에게 들으라 하는 소리인가. 정말 너무 뻔뻔하고 오죽하면 저런 말을 할까하는 측은한 마음도 든다. 이재명과 개딸년들에게 잘 보이고 싶었는가 보다.

최광욱은 그나마 윤석열 대통령을 윤석열씨(氏)라고 했는데, 지식인을 자처하는 김은경은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뺐다. 자기 인격수준을 드러낸 게 아닌가. 뇌가 썩지 않고서야 도저히 이런 언행을 한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법학 전공자한 학자? 하는 짓거리를 보면 기본 상식조차 갖추지 못한 무지한 자 같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부모에게도 그 면전에서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까? 어떻게 법학을 전공한 교수로서 그런 패륜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고 할 수 있는지. 온전한 정신을 갖고 있지 않기에 그런 망 말을 하고도 무엇을 잘못했는지. 뉘우칠 줄 모르는 게 아닌가.

지금 김 위원장이 ‘노인 폄하’ 발언 그 노인들은 6.25전쟁. 월남 전(戰). 사우디 노동. 독일 광부로 오늘이 있게 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어르신들이다. 젊은이들에겐 감정이 있지만 노인들에겐 경륜이 있다. 오히려 혁신 미래가 짧은 것 같다. 12·13·14대 국회의원을 지낸 최락도 더불어민주당 전국노인위원장도 김은경 당 혁신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에 대해 “이적행위”라며 “이재명 대표가 대국민 사과 성명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노인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950만 노인 세대들은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의 ‘평균 잔여 수명까지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헌법에 보장된 참정권을 무시한 발언에 분노한다.” 며 “민주당은 노인 폄하 발언을 반복하는 치유할 수 없는 습관이 있는 정당이 아닌 가 자문하며 허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아직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김 위원장은 자신이 한 망언에 책임을 느끼고 진정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 그리고 한 달 남은 임기지만 사퇴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호 심송, 한국 열린 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특임교수, 미. Creative University 특임교수, 전, YTN – 저널 편집위원 & 의학전문대기자, 전, 수도방위사령부 장병고충처리 상담 관(군목), 현, 법무부 청소년선도위원회 상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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