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벌레만도 못한 것들” “짐승만도 못한 인간들” 요즘 여의도 국회를 보고 하는 말들이다. 또 어떤 시민은 “정당보조금도 모두 없애야 한다. 차라리 그런 돈이 있으면 노인 복지기금으로 써라”며 울분을 토한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해 국민의힘에 602억여 원, 더불어민주당에 684억여 원, 총 1300여억 원에 달한다. 이 피 같은 돈을 여야가 서로 고발. 고소. 소송 전 등에 아까운 줄도 모르고 물 쓰듯 썼다.

국회가 마치 개사육장 같다. 분명 사람이 있을 터인데, 개 짖는 소리만 들린다. 급기야는 국회가 시장 싸움터로 변했다. 상식은 생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다. 얼마 전 일이긴 하지만, 국회의원이 국무위원을 앞에다 놓고 “아주까리기름 먹어요”라며 빈정거리는 투로 질문을 하고, 엉뚱 맞게도 “대법원 판결이 중요하냐”고 묻기까지 했다. 탄핵소추안이 제출된 장관에게는 “집에 가서 뭐 할 생각이냐?”고 묻기도 했다.

정부와 여당, 특히 법무부장관을 견제해야한다는 압박감 때문인지 제 1야당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자신들이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국회가 국민을 대변하는 헌법기관이라는 걸 잊고 있는 것 같아 안쓰러운 생각이 든다. 왜 이런 질문을 하느냐고 물으니 그 의원은 ‘깐족대서’ 그렇게 질문했다고 한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질문에 한 장관이 “잘 모른다.” 고 하자 한 말이다. 또 탄핵소추안이 제출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세워놓고는 “72시간 후면 집에 가셔야 되는 데 집에 가서 뭐 하실 생각이냐?”고 묻기까지 했다.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의원 수준이 이 정도인가.

자기 자식 관리도 제대로 못하는 주제에 국회의원다움이 실종 된 것 같다. 국회가 아니라도 일반 시정에서도 이런 식으로 비아냥대는 사람은 드물다. 한 야당의원은 한 장관을 “왕세자”라고 부르기도 했다. 또 언론인 출신이기도 한 여자의원은 한 장관에게 “대법원 판결이라는 게 그렇게 중요한 건가요?” 물었고 한 장관은 그 질문에 당황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그 의원이 그 다음 질의 할 박진 외교부장관에게 ‘강제징용에 대한 대법원 판결의 중요성’을 물어보기 전 법무부장관에게 미리 물어 족쇄를 채우려하는 의도가 엿보인다. 쉽게 말해 정정당당하게 묻지 못하고 함정을 판 것이다. 이와 함께 그 여자의원은 자신을 지적하는 방송에 대해서는 “전형적인 왜곡이고 악의적인 편집”이라며 자신의 발언을 보도한 방송의 태도를 문제 삼기도 했다. 이 의원은 같은 야당 의원으로부터 “범죄자를 두둔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특히 한동훈 법무부장관에게 상당한 부담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얼마나 신경이 쓰이면 “한 장관 따라 하지 말라. 닮지 말라”고 까지 말을 하겠는 가.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 장면을 보면 의원들이 하는 일이 무엇이며, 국회가 얼마 중요한 곳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대정부 질문을 정책에 대해 하는 것이 아니라 한 장관과 사적 감정으로 싸우는 시간쯤으로 여기는 것 같다. 잘못이 많아서 일까. 대통령 측근이자 검찰을 총지휘. 감독하는 한 장관에 대해 과도한 견제심리와 압박감 때문인지 질문의 질이 떨어지고 국회가 아닌 재래시장쯤으로 느껴질 정도다.

가득이나 코로나 19로 인해 경제사정도 어려워 생활조차 빠듯한 국민이 말장난이나 하라고 혈세를 모아 그 비싼 세비를 내줘야 하는 지. 희망을 잃은 20대는 버거운 삶을 탓하며 “지하철 무임승차 없애라”며 노인층을 공격하며, 원망하고, 노인층은 “너희들도 언젠가는 늙는다”며 젊은 층과 치열한 갈등을 보이고 있다. 이런 사회와 서로의 갈등을 해소하라고, 국민들이 좀 더 나은 삶을 찾아보라고 있는 것이 국회다. 그런데 국회의원들이 정책은 없고 시시비비 말장난질이나 하며 세비만 축내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지켜보면서도 ‘나 몰라라’ 하는 국민들의 무심한 태도다. 그러니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무서워하겠는가. 이번에도 보면 4시간 가까이 이어진 대정부 질문에서 정책질의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민주주의 체제의 근간인 법치의 권위를 짓밟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가공익수호와 정의 확립을 위해 일하는 검찰을 ‘칼춤 추는 망나니’라고까지 비하했다. 소환일시를 자기 멋대로 변경을 하고 조사에는 답변지로 대신했다. 그리고 지지자들 동원과 겁박 등 노골적인 불성실과 회피 전술로 일관했다. 피의자 신분이 아니라 그야말로 귀족 신분인양 거드름을 피우고 있다. 뻔한 사실과 이치를 놓고도 검찰을 조롱하듯 애를 먹이고 있다.

이재명 사태는 법집행 자체를 어렵게 하는 갖가지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 특징은 혐의가 있으면 일단 부인하고 버틴다는 것이다. 소환하면 일단 불응한다. 최대한 수사를 지연시키며 애를 먹인다. 검찰의 질의와는 상관없이 미리 답변서를 써 갖고 와서 묵비권을 행사한다. 특히 정치탄압, 인권탄압, 허위 조작이라고 주장하며 지지자들을 선동한다. 자기가 무척이나 억울하다는 것을 적극 홍보 선전한다. 개딸 등 떼거리를 동원하여, 시위를 주도한다.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여 비난하고. 검찰, 경찰을 ‘깡패’ ‘망아니’ 등으로 모욕한다. 그리고 면책특권을 갖고 있는 국회의원을 이용, 아니면 말고 식의 가짜 뉴스를 남발한다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암튼 민주당의 법치 거부와 무력화 기도는 정말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누가 뭐라 하던 이재명 대표의 법치 거부 논리는 아주 비논리적이다. 정치 보복. 야당 탄압이라는 말은 독재정권이나 보수 궤멸을 노렸던 문재인 정권에서나 가능했던 역겨운 표현이다. ‘검사 독재’라는 단어를 생성했지만 이 역시 비현실적이다. 이재명의 법치 거부 논리는 최대로 약체가 된 검찰을 압박하여 법의 그물을 벗어나려는 ‘법 꾸라지’의 발버둥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 이재명 세력은 윤 석열과 한 동훈 붕괴 작전에 매몰되어 있다. 다른 것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분명한 사실은 검찰이 당연히 해야 할일을 잘 하고 있을 뿐이다. 이것을 피의자들이 ‘검사 독재’라고 비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재명 대표가 지난 12일 외신기자회견에서 사법 리스크 검찰 수사 관련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외신 기자회견에서 이런 질문과 답변을 해야 하는 사실이 수치스럽다” 고 했다. 이어 기자들이 “정치적 동기가 있는 수사라고 보느냐?” 라는 질문에는 “ 더 답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외신 기자들이 볼 때는 한두 사람도 아니고 왜 이렇게 많은 분들이 이 사건과 관련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 당신을 위험인물로 봐야 되는 가” 라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물론 이재명을 지지하시는 사람들이 생각할 때는 탄압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다수의 국민들은 뭔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더욱 안타깝고 한심스러운 것은 국민의힘이 분열된 모습으로 비춰진다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 국민의힘은 윤석열의 출현이 없었다면 대선에서 참패할 운명의 당이었다. 검찰총장 출신인 윤석열이 국민의힘을 살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검사출신 윤 대통령에게 1년도 안된 상황에서 능수능란한 정치적 조정력을 기대한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다. 사정이 그럴 진데, 참모들이라도 잘해야 하는 데 그 역시 시원찮다. 그런 용산의 대통령실 구조 때문에 평지풍파가 많은 것 같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 제왕적 대통령이기는커녕 이재명 민주당의 입법 독재 횡포에 막혀 고전하고 있다.

의회민주주의는 토론과 합의를 기본으로 한다. 그러나 민주당은 최근까지도 다수당임을 앞세워 여야 쟁점 법안에 대해 여당과의 충분한 협의를 생략하고 법안들을 강행처리하고 있어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다수당의 지위를 이용한 민주당의 무리한 입법 드라이브를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다. 언젠가는 국민들이 투표로 심판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민주당은 쟁점 법안에 대해 의회민주주의정신을 바탕으로 여당을 비롯한 그 밖의 소수정당과의 협의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민주당이 뒤집어 쓴 ‘입법 독재’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는 길이다. 아울러 이재명 대표도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떳떳하게 법원에 출두, 조사받기를 바란다. 역사 이래 총이나 칼에 맞아 죽은 사람보다 혀끝에 맞아 죽은 사람의 숫자가 더 많다고 한다. 곰은 쓸개 때문에 죽고 사람은 혀 때문에 죽는다. (Bears die for their gallbladder, and people die for their tongues.)

[호 심송, 한국 열린 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특임교수, 미. Creative University 특임교수, 전, YTN – 저널 편집위원 & 의학전문대기자, 전, 수도방위사령부 장병고충처리 상담 관(군목), 현, 법무부 청소년선도위원회 상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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