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왔건만 정치판은 여전히 혹한기다. 대장동 개발 및 성남 FC후원금 관련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아쉽게도 찬성표가 재석의원 과반을 채우지 못해 구속 가능성은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체포 찬성이 139표로, 반대 138표보다 많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민주당이 충격과 혼돈에 휩싸였다.

민주당의원 대다수가 부결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표결 결과가 30명 이상이 찬성이나 기권 등으로 빠지면서 강성 지지층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탈 표를 던진 의원들이 ‘반동분자’(?)라며 색출작업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어 비(非)이재명 계 의원들의 이름을 적은 ‘낙선 대상’ 명단이 돌아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울러 해당 의원들에 대한 문자 폭탄도 쏟아졌다. 친 이재명계 의원들은 “이탈 표는 당권을 노린 기획투표” “여당과 보조를 맞추는 사람들은 당을 나가라”며 이런 기류에 동참하는 추한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에서 야당탄압이란 주장은 국민 공감을 얻지 못한 것이다. 이 대표 체포를 바라는 여론이 더 높았다. 따라서 이탈 표는 국민 여론과 상식에 따른 입법기관의 양심의 선택이자 당연한 권리 행사인데, 이를 ‘배신’으로 모는 분위기는 경악스럽기까지 하다. 더구나 다수 의석을 갖고 횡포를 자행하는 민주당이란 이름의 정당에서 익명 표결에 대한 이탈자 색출이라니, 민주주의를 표방한다는 스스로의 이름에 먹칠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찬성 139, 반대 138, 기권 9, 무효 11’의 충격적 결과는 사실 이 대표와 민주당이 스스로 자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자신들이 행한 것을 동영상처럼 천천히 되돌려 볼 필요가 있다. 솔직히 말이 부결이지 사실상 가결이나 마찬가지다. 즉 방탄조끼를 입고 있었지만, 방탄조끼를 다 뚫고 총알이 살 끝에 닿은 상태, 죽음 직전이다. 자당의원들의 찬‧반을 놓고 비난을 하고, 엄포를 놓는다면 이게 어디 자유민주주의 정당이라 말할 수 있겠는가. 지금 이재명 하나로 민주당 전체가 수렁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다.

이 대표 하나를 우선 보자. 민주당 대선후보로 출마했지만,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에게 졌다. 그래서 5년 만에 정권도 내놓아야 했다. 제대로 된 정당이라면 이 때 ‘패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자성과 함께 혁신의 길을 갔어야 함에도 불구, 0.73%차의 석패라며 스스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무드에 한껏 취했다. 대선 후보 때부터 사법 리스크에 휘청댔던 이재명은 패배 두 달여 만에 연고가 없는, 이길만한 지역구의 보궐선거에 나서 ‘불 체포 특권’이 보장된 의원 배지를 손쉽게 달았다. 이어 내친김에 대표 자리까지 거머쥐었다. 그 후 기소되면 당직을 박탈하는 당헌까지 개정, 당권을 유지하려는 꾀죄죄함을 보이면서, ‘공천미끼’로 의원들을 볼모로 ‘방탄’을 하는 모습이 매우 졸렬해 보인다.

불체포 특권포기를 대선 때 공약했던 이 대표. 그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그동안 자신을 향한 수사 무마에 집중하고 있다. 과거 대선에 패배한 후보들이 정치 행보에 쉼표를 찍고 성찰과 인내의 시간을 보냈던 것과는 천지차이를 보였다. 의원과 당 대표가 된 이후 6개월은 대표와 당 전체가 사법리스크 방탄에만 매달렸다. 결국 이번 이탈 표 사태는 자성과 혁신이 전무했던 ‘이재명의 민주당’ 그들만의 리그에 비주류 의원들이 국민들을 대신해 던진 경고였다. 반성하지 않은 자책감, 생존을 위한 몸부림으로 봐야할 것 같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 검찰의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169석의 다수의석을 빌미로 안간힘을 쓰며 법망을 빠져나가려고 몸부림치고 있다. 누구나 범죄 혐의가 있으면 무죄가 소명될 때까지는 국가기관인 경찰과 검찰의 조사. 수사를 받고, 기소가 되면 사법부의 판단을 받는 게 정상이고 당연한 것이다. 어느 누구도 이런 사법 체계에 이의를 제기한 사례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도 범죄 혐의가 수십 건이나 되는 이 대표는 예외를 인정해달라고 억지고집을 부린다. 이 대표가 하는 말을 분석해보면 처음엔 ‘모른다.’ ‘기억나지 않는다.’ ‘증거가 없지 않냐.’며 무조건적 부인으로 일관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증거나, 증인이 나오면 ‘검찰독재’라고 개딸 등 지지자들에게 충동질을 하는 언어구사의 특징이 있다.

오죽하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본회의에서 “민주당 대표 이재명의 범죄혐의는 없고 오직 과거 성남시장 이재명의 지역 토착비리 혐의만 있다”고 말했을 까. 그럼에도 2월 임시국회가 끝나면서 민주당은 3.1절까지를 포함해 틈도 없이 또 임시국회를 열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표결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이 대표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이 청구될 경우 민주당 내 이탈 표는 지금보다 더 나올 가능성이 높다. 무조건 결백하다고 주장한 들 설득력이 없다. 알 사람은 다 안다. 그러니 계속해서 의석수 뒤에 숨어있지 말고 당당하게 영장실질 심사를 받고 재판부의 판단에 따랐으면 한다. 안타까운 것은 자칭 수십 년 민주화 전통의 정당이 당 대표의 비리 혐의를 감싸면서 민심의 흐름이 역류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가 간신히 찬성 표 미달로 ‘방탄’에는 성공했지만 민주당 내 이탈 표를 감안하면, 당내 장악력은 현저히 약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대표께서 이전에 저에게 했던 말 중 잊지 못하는 말이 있다. ‘국민이 가장 똑똑하다. 국민이 집단지성을 믿어야 한다’는 말”이라고 언급하며 “권력 앞에서 도망가는 이재명이 아니라 자신을 희생해서 국민을 지키는 이재명을 원한다”고 했다. 다시 말하자면 국회의원 불 체포 특권 뒤에 숨지 말고 떳떳하게 실질 심사에 응하라는 간청이다. 민주당내 몇 안 되는 소신파로 불리는 김해영 전의원은 “정치인이 어느 정도는 뻔뻔하다고 해도 뻔뻔한 것도 어느 정도가 있어야 한다. 이재명이란 인물이 대표로 있는 한 정부와 여당. 검찰에 대한 민주당의 그 어떤 메시지도 설득력 없다. 지금 민주당은 집단적 망상에 빠져 있는 것 같다”며 “이 대표가 없어도 민주당 말살 되지 않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차기 공천으로 눈치를 보며 찍소리도 못하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경종을 울려주는 말인 것 같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생존’이 지상과제인 이재명 대표에게 일갈했다. 공당(公黨)인 민주당을 한 사람을 위한 방탄용 사당(私黨)으로 둔갑시킨 이 대표에게 “국민들에게 좀 감동을 주는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며 “체포동의안이 부결되어도 검찰이 추가로 영장을 청구하면 표결대신 영장실질 심사를 받아야 하고, 그 정도의 모험도 안하고 자꾸 거저만 먹으려고, 세상을 그러면 되나?”고 일침을 놓았다.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 대선공약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말 바꾸기로 외면하고 있다. 민심은 썰물처럼 떠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도 ‘이재명 구속수사’가 더 높다. ‘불체포특권 폐지’는 ‘유지’의 두 배 나 된다. 호남에서 조차 가결 찬성이 예상외로 많다. 결국 시도 때도 없이 당 대표가 법정에 들락거리면 당의 이미지는 만신창이가 될 것은 강 건너 불 보듯 뻔하다. 이대로 간다면 내년 총선은 시쳇말로 폭망이다. 이재명을 보면 상식이하의 언행을 하고 있다. 현재 수사 대상으로 지목받으면서 “윤석열 검사 독재정권에 경고한다. ‘이게 나라냐’ 고 묻는 국민의 고통과 분노 결코 무시하지 마시라. 국민과 역사를 무시하지 말라. 몰락한 과거 독재 정권의 슬픈 전철을 밟지 마라. 국민과 역사의 처절한 심판이 기다리고 있다. 가녀린 촛불이 든 미약한 개인들로 보이지만, 현 정권의 책임을 물어 끌어 내릴 만큼 그렇게 국민은 강하고, 집단지성은 살아서 움직이고 있다” 뭔가 착각을 해도 심한 것 같다. 자신에게 들려줄 말이 아닌가. 결국 제2의 촛불 시위를 촉발해 윤석열 정부를 끌어내리고 자신이 권좌에 올라 ‘무죄’를 만들겠다는 엄포로 들린다.

내놓았던 권력을 다시 찾으려고 마오쩌둥이 일으킨 문화대혁명과 다름없다. 가능성이 전혀 없다. 이재명의 눈에는 법이고 뭐고 없다. 청맹과니가 따로 없는 것 같다. 결국 이재명의 인식이 21세기 현재 민주당의 수준이고, 왜곡된 대한민국 정치의 현 주소다. 속담에 ‘사람은 생긴 대로 논다’란 말이 있다. 바르게 생긴 자는 결국 바르게 행동하고. 음흉하게 생긴 자는 결국 음흉하게 행동하고. 성적으로 밝힐 상은 결국 밝히게 되고. 배신할 상을 가진 자는 결국 배신하고. 70평생 살다 보니 위 말이 결국 맞는 것 같다. 필자가 기자출신이기도 하지만, 사람의 얼굴을 보면 점쟁이가 아니더라도, 그 사람의 성격이나 살아온 길을 대충 엿볼 수 있다.

얼굴은 숨길 수 없는 자신의 특징인 것이다. 이재명의 얼굴은 정치인으로서는 좋은 관상이 아니다. 이재명의 관상은 전체적으로 눈치가 빠르고, 감각이 좋고, 일처리가 치밀해 먹잇감이 생기면 바로 챙긴다. 그러나 눈이 작고 찢어진 듯 한 모습은 탐욕스럽고, 덕이 없을 뿐더러 적을 많이 만들 상이다. 만나면 만날수록 보고 싶은 상이 아니라 만나면 만날수록 피하고 싶은 상이다. 그러니 이재명의 입장에서는 사람을 모으려면 지덕체(智德體)로 사람을 모을 수 없으니 무엇인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 탐욕이 오늘의 이재명을 만든 것이다. 자고로 큰 형벌은 본인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식에게도 연결된다. 생긴 대로 탐욕을 부렸으니, 지금의 허업(虛業)을 받아들여야 죄가 자신의 대(代)에서 끝낼 수 있다.

이미 이 대표의 측근이라고 불리는 관련자들이 법원의 판단으로 구속된 상태다. 이 대표가 계속해서 ‘정치탄압’ 이라고 주장한 들 사법적 판단을 피해 갈 수는 없다. 앞서 한동훈 장관도 체포 동의이유를 밝히며, 검찰이 상당한 증거물을 확보한 상태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번에도 피해갔지만, 재차 체포동의안이 본회에 올라오면 더 이상 부결상태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이 대표는 이번 건 말고도 수십 건이 수사대상으로 올라있는 상태다. 최대의 관심사는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다. 민주당 지도부는 체포동의안 부결이후 오히려 선명성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3월 임시국회를 시작으로 ‘민생문제 해결과 검사 독재’를 규탄하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면서 윤 정부를 더 세게 몰아 부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 같은 무리수는 결국 내년 22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스스로 몰락의 길을 가는 자충수라고 하겠다. 민주당을 수사하는 게 아니라 이 대표의 과거 비리를 수사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이 개인비리에 대해 민주주의 수호를 운운하는 것 자체가 비난의 대상이 된다. 그 자체가 국민에 대한 모욕일 뿐이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연루된 혐의가 짙은 이 대표 개인의 불법과 비리를 밝히는 검찰 수사가 왜 독재이며 윤 정부의 폭주라는 말인가. 민주당 의원들은 ‘범죄자 이재명’에 줄서지 말고 국민을 무서워하며, 민생 살리기에 줄 서고, 이재명 대표는 대표직에서 내려와 법정에서 판결에 응하며 민주당에 더 이상 누를 끼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호 심송, 한국 열린 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특임교수, 미. Creative University 특임교수, 전, YTN – 저널 편집위원 & 의학전문대기자, 전, 수도방위사령부 장병고충처리 상담 관(군목), 현, 법무부 청소년선도위원회 상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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