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교수들이 2022년 올 한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의 “과이불개(過而不改)”를 선정했다. 즉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 다’는 뜻이 담긴 것이다. 전국 대학교수 9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과이불개(過而不改)’가 ‘50.9%’를 얻어 선정됐다고 교수회에서 밝혔다.

요즘 들어 우리 사회는 특히 정치계를 보면 누구라 할 것 없이 뭔가 자신이 잘못을 하고도 반성은커녕 남 탓만 한다. 이 같은 정치인들을 지켜보면서 올 한 해를 생각하게 하는 유사한 사자성어들이 떠오른다. ◼욕개미창(欲蓋彌彰) ‘잘못을 감추려 할수록 오히려 더욱 드러나게 됨’ ◼누란지위(累卵之危) ‘여러 알을 쌓아놓은 듯한 위태로움’ ◼문과수비(文過遂非) ‘과오를 그럴듯하게 꾸며대고 잘못된 행위에 순응함’ ◼군맹무상(群盲撫象) ‘눈먼 사람들이 코끼리를 더듬으며 말함’ 등이다.

요즈음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탈의 사건들을 보면 상식으로는 도저히 설명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다. ‘정의(定義)’와 ‘정직(正直)’은 사전에 기록된 단어에 불과하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에 의해 ‘부정과 부패’에 연유(緣由)됨이 분명하게 드러났음에도 불구, 당사자는 일단 먼저 오리발부터 내미는 게 순서다. 그러한 경향은 국회의원, 고위공직자나, 정치가, 사회저명인사, 기업인 등 가진 자일수록 더욱 심한 것 같다. 여론이 불리해지면 괴변으로 일관하다가 다른 사람에게 뒤집어씌우거나, 해외로 도피하는 등 세상의 관심에서 사건이 잊어지기를 기다린다. 설령 기소가 되어 사법적 심판을 받게 된다 해도 가진 자들은 대형 로펌의 변호사들을 대거 고용하여 정의를 교묘하게 무너뜨리는 방법을 강구하고, ‘전관예우’의 보도(寶刀)를 쥔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법이 가지는 척도를 무력화시키는 일을 서슴지 않고 한다. 이렇게 무장을 하면 큰 도둑은 살아남고, 죄는 힘없는 자들이 대신 떠 앉는다.

그것은 사법적 정의가 아니다. 합법을 가장한 국기문란이고 약자에 대한 인격적 살인이며 정의의 파괴다. 사법부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단초는 바로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이 사회가, 세상이 불확실성과 암담한 미래에 대한 좌절, 분노로 인한 불안감에서일까. 가짜뉴스가 설친다. 가짜뉴스는 잘못된 정보, 조작된 정보, 악의적 정보로 나뉜다. 가짜뉴스는 정치의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것 같다. 독일의 사회학자 니클라스 루만은 “정치계에서 진실을 찾는 것은 중요하지 않고, 오직 권력을 쟁취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갈파했다. 암튼 필자로서는 가짜뉴스가 판을 치다보니 진짜 뉴스와 가짜뉴스의 진위가 헛갈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내가 잘못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때론 사리분별에 곤란함과 착잡함을 느끼곤 한다. 그러다보니 나도 모르게 가치판단을 유보하는 일이 부쩍 많아졌다. 솔직히 말하자면 요즘 들어 사실(Fact)과 거짓(Fake)이 분간이 되지 않고 혼돈이 올 때가 많다. 이 같은 현상은 내게 국한 된 현상만은 아닌 것 같다. 주위 사람들을 보면 뭐가 옳고 그른지 고민하고 생각하기보다는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는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 란 독일 말이 있다. ‘남의 불행을 기뻐한다’는 의미다. 우리나라 말로 ‘거 쌤통’ 으로 표현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 같다. 우리나라엔 쌤통이라며 좋아하는 차원을 넘어 그런 비극적인 상황을 적극적으로 만들고, 빠져 버리라고 길 한가운데 깊고 넓은 구덩이를 파는 촌충보다 못한 인간들이 많다. 반대말로 ‘프로이덴프로이데(Freudenfreude) 자신과 관련이 있건 없건 타인이 성공하는 걸 보면 함께 기뻐하는 긍정적 심리를 말한다. 이웃과 기쁨을 나누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패배하면 내 인생은 무너진다’ 는 가치관을 가진 부모 밑에서 자랐다는 것이다. 패배를 죽어라 분해하고 자유를 박탈당했다고 느낀다는 게 공통점이기도 하다.

원래 인간에게는 질투, 시기, 저주는 필수요건이었다. 사냥으로 생계를 꾸리던 원시시대부터 질투, 시기 등은 종족 번창을 위한 요건이기도 했다. 자신보다 더 매력적인 존재를 미워하고 공격, 음해함으로써 내 자손이 성공할 확률을 높이는 것이라 생각했다. 원시적인 수렵시대가 한참 전에 끝났음에도 우리나라는 저주하고,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악종’이 적지 않다. 감히 말한다. 지금은 21세기가 아닌가. 그러니 질투, 저주, 음모는 그만 두는 게 좋을 것 같다. 저주할수록 남을 미워할수록 자기 신상에 안 좋아서다. 좀 더 정확히 지적을 하자면 남을 모함하고 시기를 할수록 건강에는 안 좋기 때문이다.

과학자의 말을 빌리자면 “남의 행복을 기뻐하고 축하해주자고 마음먹는 자체로 알츠하이머. 우울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 고 한다. 기쁨을 나누면 삶의 만족도가 그만큼 높아진다는 것이다. 거짓이 난무하는 사회가 되다보니 사실보다 사실 확인(Factscheck)이란 합성어가 더 많이 쓰이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춤추는 가짜뉴스를 판독하는 법이 사방에 짝 깔렸다. 이념이 양분화한 우리 사회에서 가짜뉴스 구별은 병아리 성별 감별보다 훨씬 어려워졌다. 교묘하게 정체를 흐리거나, ‘묻지마 지지자’ 의 뒤에 은폐, 엄폐돼 있기 일쑤다.

더 무서운 건 ‘확증편향’이다. 서강대 이상근 교수는 최근 한 미디어 학술회의에서 자신의 견해 또는 주장에 도움이 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취하고, 믿고 싶지 않은 정보는 외면하는 확증편향이 가짜뉴스 확산의 주범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잘못된 정보를 옳다고 믿고, 자신이 속한 집단 안에서 공신력 있는 정보원의 역할을 하는 ‘적극적 오인 자’를 ‘종범’으로 지목한다는 게 특징이다. 우리 사회엔 삐뚤어진 확증편향을 가진 적극적 오인 자가 예상외로 너무 많다. 이들 가짜뉴스의 주범과 종범은 지속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공유하고 신념을 강화하면서 극단화를 부추긴다. 이들에게는 진위 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다. 오직 돈과 유명세, 그리고 소속 진영의 정치적 편익을 노릴 뿐이다. 결국 확증편향의 최대의 희생자는 선량한 뉴스소비자들이다. 뉴스 소비자가 곧 유권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들은 더 이상 침묵으로만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기하다. 이제는 이들에게 철퇴를 가해야 할 때가 왔다. 이에 앞서 몇 몇 사람은 이런 과학적 근거와 학술학회에서 발표된 글들을 읽어봤으면 한다.

대표적인 몇 사람을 들어본다면 노골적으로 사유화하고 음모의 장사꾼이며, 공정성을 위반하거나 타인을 비방, 조롱하다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8건의 법정제제와 34건의 행정지도를 받았으며, TBS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 뒤늦게 하차의사를 밝힌 김어준씨. 또 한겨례신문 창간 멤버로 들어가 30년 가까이 근무하다 2017년 퇴사했고, ‘팩트 체크’가 누구보다 가장 철저해야 할 사회부장을 지냈음에도, 청와대 대변인을 지내던 2019년 1월 야당이 문재인 딸 의혹을 제기하자 “국회의원 지위를 이용해 아무 근거 없는 음해성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데 개탄한다” 고 했고, 지난해 박원순 시장 성추행으로 인한 서울시장 보권선거 때는 익명의 제보자를 앞세워 ‘생태탕’ 의혹을 제기하였으며, 올 대선 때는 김건희 여사에 관한 ‘쥴리’ 음모론을 집중적으로 내세우며 국민들을 우롱했고, 최근까지도 국감장에서 폭로한 ‘청담동 술자리 의혹’ 이 가짜로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반성은커녕 여전히 오만방자함을 보이며 역술인 천공의 ‘관저 개입설’ 등을 퍼뜨리는 데 앞장 쓰면서 당에 충성도를 보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취재 현장에서 혹 회사 후배기자들을 마주칠 때 과연 불편하지는 않았는지 사뭇 궁금하다. 진실은 중시안하는 민주당 지지층 때문인지 기자라면 써 내지 않았을 신빙성이 아주 희박한 내용들을 아니면 말고 식으로 무책임하게 폭로하는 김의겸 의원. 결국 김의겸 의원은 가짜뉴스 생산자라는 오명을 쓰게 되었다. 본인으로서는 국회의원으로 면책 특권을 생각하며 법망에서 빠져 나갈 거라고 생각하며 득의에 찬 웃음을 짓겠지만 반드시 국민의 심판이 내려질 것으로 믿는다.

대통령 관저를 옮기는 과정에 역술인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방송에서 퍼뜨린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 김건희 여사의 캄보디아 심장병 어린이 방문을 놓고 ‘빈곤포르노’ 의혹을 제기한 장경태 더불어 민주당 의원, 아나운서 출신 고민정 더불어 민주당의원의 “尹 대통령이 사회적 위협 수준” 이라는 막말. 심하게 말하면 고민정의원의 말은 국가 전복을 의미하는 의미로 들린다. 언론에 종사했던 사람들로서 언론인 출신이 맞는 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수준 이하다. 이 중 몇몇 분은 고발된 것으로 알고 있다. 문제는 모두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자기 합리화를 위한 변명만 늘어놓는다는 것이다. 결국 이런 부류에게는 유권자들이 표로 심판할 수밖에 없다. 청담동 술자리, 한남동 관저 이전, 빈곤 포르노의 제조자와 공모자, 그리고 이를 유포 자, 대통령을 사회적 위협수준이라고 망 말한 자에게 따끔하게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

다만 그에 앞서 혹시나도 확증편향 자가 아닌지 자신을 돌아 볼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확증 편향에서 벗어나려면 내 자신부터 떳떳하게 판단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홀로 있을 때 언행을 바르게 하는 신독(愼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정치인들이 그랬으면 한다. 이들 이외도 저주하고 욕하고 가짜뉴스를 남발하는 자가 있다면 이제는 그만두고 끝냈으면 한다. 위에 잠깐 언급했듯 가정의 행복으로 직결된 본인과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도, 이런 무모한 일들을 그만두는 게 신상에도 좋다. 이 말은 필자의 말이 아니라 과학자와 의료인들이 말한 것을 말하는 것이다.

권력의 힘으로 법이 공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려되는 것은 사회가 발전하고 안정될수록 사법부의 수장이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사법부를 운영해야 정의가 바로 설 것인데,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법원 조직이 진영논리에 갇혀있다는 것이다. 이런 분들이 어떻게 정의로운 재판을 하겠는가? 재판을 한 '정치적인 재판'들 중에는 시간이 지나면 역사적 조롱거리로 회자 될 사건들이 너무나 많다. 이것은 불행한 일이다. 국민의 혈세를 뜯어먹고 사는 국회는 또 어떤가? 지난 정권시절 잘못을 수사할 수 없도록 검찰의 발목을 묶는 법을 양산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검수완박’이다. 검찰조직은 대형 사건을 수사하는 역량이 경찰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조직적이고 축적된 노하우가 있다. 그런 검찰에게서 칼을 빼앗아 아예 나쁜 짓을 한 큰 도적은 손대지 못하게 만들었다. 잘못된 것을 조사하는 것인데 정치보복이라고 선동한다. 그것은 결국 큰 도적이 활개를 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준 셈이다. 그것은 잘못이다.

그러나 다수 의석을 가진 야당은 그것을 고칠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과이불개(過而不改)’다. 송년회에서 한 친구가 질문을 했다. “교도소를 여섯 글자로 하면 뭐라고 부르지” 많은 친구들이 여러 답을 내놓았지만 정답은 “들킨 자의 숙소” 라고 해서 한바탕 웃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다. 사실 여부는 모르겠지만 이 역시 들은 말인데 법원에서 강간미수범에게 중형이 내려지자 수갑을 찬 죄수가 판사에게 “야 이, 개새끼야 당신은 나쁜 짓 안하고 사냐.”고 고함을 질렀다. 판사가 판결문을 정리하다 이 소리를 듣고 “ 야 이 새끼야, 누가 걸리래? 걸린 게 죄다. 그리고 이기려면 전관예우 받는 변호사를 사라. 그걸 못하면 죄가 된다. 임마!” 내년 토끼해에는 ‘과이불개(過而不改)’라는 소리를 듣지 않고 이런 확증편향 자가 결정적으로 약화하는 전환기가 되었으면 한다. 어느 한쪽 편에 치우치지 말고, 모든이들에 게 화해와 사랑을 권면한다. 모든 것은 지나가고, 지나가면 그만이다. 후회를 덜 하는 토끼해가 되었으면 한다.

[호 심송, 한국 열린 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특임교수, 전, YTN – 저널 편집위원 & 의학전문대기자, 전, 수도방위사령부 장병고충처리 상담 관(군목), 현, 법무부 청소년선도위원회 상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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