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안과병원 김재휘 전문의 “정기 안과검진, 최고 예방법”

김안과병원 김재희 전문의가 황반변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안과병원 김재희 전문의가 황반변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리 눈에는 카메라의 필름 역할을 하는 '망막'이라는 신경 조직이 있으며, 이러한 망막에서 가장 중요한 중심 부위를 '황반'이라고 한다. 현대인들은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아지며 눈의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눈의 노화 현상중 하나인 '황반변성'은 황반 부위의 신경에 노폐물이 쌓이고 성질이 변하며 기능이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보통 50세 이상에서 황반변성을 진단하게 된다. 김안과병원 김재휘 전문의를 만나 황반변성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치료법에 대해 들어봤다. 

-황반변성 조기 진단 어떻게 알 수 있나요.

황반변성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물체가 흐리게 보이거나 전반적인 시력저하 등의 증상을 동반할 수 있으나 이러한 증상들은 건조증이나 백내장보다 흔하게 나타나는 다른 질환과 연관된 증상일 수 있다. 물체가 휘어져 보이는 '변형시증'은 황반변성의 주된 증상 중 하나이나 다른 질환에서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다. 

따라서 황반변성의 조기진단을 위해서는 50세 이상에서는 6개월이나 1년에 1회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시행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특히 시력저하를 뚜렷하게 느끼거나 변형시증이 나타나는 경우 미루지 말고 안과를 방문해야 한다. 

-혈관생성억제약물(anti-VEGF) 주사 치료가 황반변성으로 인한 실명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효과 및 부작용은 무엇인가.

항혈관내피성장인자 라고도 부르는 anti-VEGF 치료는 VEGF라고 부르는 신생혈관생성에 필수적인 인자를 억제함으로써 나쁜 혈관 조직이 망막 신경을 손상시키는 것을 방지하는 치료이다. 이는 '습성황반변성'의 치료에 큰 혁신을 일으킨 방법이다. 

과거에는 레이저 치료 등을 시행했으나, 시력 저하를 막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그 결과 대부분의 환자에서 큰 폭의 시력 저하가 나타나거나 환자가 실명하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눈 주사 치료'라고도 하는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치료가 도입되면서 적극적으로 치료를 잘 받는 경우 장기간 시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치료는 상당히 안전한 치료로 큰 부작용이 발생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다만 1/1000이 채 안되는 확률로 눈 속에 염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확률은 매우 낮지만 염증이 발생하는 경우 빠른 치료를 요하기 때문에 눈 주사를 맞았다면 1~2일 이내에 안과를 방문해 염증 여부를 확인해 보시는 것을 권장한다.

-혈관생성억제약물(anti-VEGF) 주사 치료 외의 치료법은 무엇인가요.

황반변성의 치료는 나쁜 혈관이 자라 들어오는 혈관신생 현상이 없는 '건성황반변성'과 혈관신생을 동반해 급격한 시력 손상을 일으키는 '습성황반변성'이 서로 다르다.

건성황반변성의 경우에는 엄밀히 말해 이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기본적으로 눈의 노화라는 부분이 가장 중요한 발생 기전인데, 현재까지 노화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다만 루테인 등의 영양소를 장기간 복용함으로 질환의 진행 속도를 일부 늦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건성황반변성이 조금 진행한 환자들에게는 눈영양제를 드시는 것을 권하고 있다. 

습성황반변성의 경우에는 실명을 막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데, 현재 국내외를 막론하고 90% 이상의 환자에서 anti-VEGF 치료를 시행한다. Anti-VEGF 약제에 반응이 제한적인 경우에는 약제를 더 자주 주사하거나 고용량으로 이용하기도 하며, 서로 다른 약제를 바꾸어가며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반응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과거 황반변성 치료에 이용했던 광역학치료(photodynamic therapy) 혹은 레이저 광응고술과 같은 치료를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황반변성 치료약제들이 출시되면서 치료 가이드라인 변화가 있나요.

습성황반변성의 치료를 위한 anti-VEGF 약제는 지난 10년간 많은 발전이 있었다. 10년 전에는 '루센티스'와 '아바스틴'이라는 두 약제만 이용 가능했지만 2014년부터는 '아일리아' 약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2020년 부터는 '비오뷰'라는 추가 약제가 도입됐다.

일반적으로 나중에 도입된 약제일수록 작용 기간이 더 길어 한 번 주사 후 장기간 효과 지속이 가능한 특징이 있으나 각 약제에 따라 장단점이 있어 네 가지 약제 모두 현재 황반변성 환자의 치료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향후에는 faricimab과 같은 약제가 추가 도입될 예정에 있으며, 기존 약제들의 바이오시밀러들이 도입될 예정에 있다.

치료의 가이드라인의 경우 anti-VEGF 약제 도입의 초기에는 초기치료 후 재발할 때에만 추가로 주사하는 as-needed 방식을 주로 이용하였으나 장기간 재발이 지속되면서 시력이 계속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막고 장기간 좋은 시력을 유지하기 위해 현재는 재발과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주사를 진행하는 treat-and-extend 방식이 보다 널리 이용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황반변성 환자의 치료에 허가되어 있다.

다만 환자에 따라 두 방식 중 더 알맞은 방식이 있으며, 두 방식을 혼용하여 치료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에 어느 한 방식이 무조건 더 우월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마지막으로 예방을 위한 조언은.

황반변성은 가장 중요한 원인인 '눈의 노화'를 바탕으로 다양한 원인이 함께 관여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최근 유전자 분야의 발전과 함께 황반변성과 관련된 유전자들이 밝혀지고 있으며, 장내 세균총의 상태(마이크로바이움, microbiome)가 황반변성의 발생과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설들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황반변성의 발생에 유전자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황반변성의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추가적으로 강한 빛이나 자외선에 장기간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고지혈증 관리를 잘 해주는 것이 좋다. 눈에 좋은 영양소를 공급해 줄 수 있는 녹황색 채소, 등푸른 생선 위주로 식단을 짜는 것도 권장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황반변성의 발생을 완전히 예방할 수는 없으므로 50세 이상부터는 눈에 특별한 문제가 없더라도 1년에 1~2회의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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