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원 교수, “기증자의 소중한 조직 잘 활용해야”
건국대병원 국내 최초 ‘반월연골판 이식 클리닉’ 개소

건국대병원 이동원 교수.
건국대병원 이동원 교수.

여가를 즐기는 삶이 보편화되면서 각종 레저와 스포츠 등으로 무릎 부상을 당하는 젊은 연령층이 늘어났다. 특히 움직임이 많은 부분이 하체와 관련되어 있어 부상 중 반월연골판 손상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반월연골판의 기능이 저하되면 젊은 연령이라도 연골이 마모되어 관절염이 빨리 올 수밖에 없다. 

지난 7월 건국대병원은 국내 최초로 '반월연골판 이식 클리닉'을 개설했다. 건국대병원 무릎관절센터 이동원 교수를 만나 아직은 생소한 '반월연골판 이식'에 대해 들어봤다. 

반월연골판 이식, 퇴행성 관절염 막을 수 있어

무릎 안에는 내측과 외측으로 2개의 반월연골판이 존재하는데 반월연골판은 무릎에 가해지는 엄청난 부하를 흡수하고 분산시켜 연골을 보호해주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반월연골판의 가장자리가 30%만 제거돼도 테두리 장벽이 거의 소실되어 충격 흡수 기능을 못하게 되기 때문에 그 하중은 고스란히 관절 연골로 전달이 되게 된다. 

이동원 교수는 "반월연골판은 관절 연골과 마찬가지로 재생의 개념이 없다"면서 "젊고 활동적인 사람에게 반월연골판을 이식하게 되면 퇴행성 관절염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월연골판 이식술은 사체에서 기증받은 연골판 중 환자의 무릎 뼈 크기에 맞는 연골판을 구한 후, 관절경 수술을 통해 관절 안으로 이식해 주는 수술 방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부터 건강보험 적용이 시작됐다. 

최근 우리나라의 반월연골판 이식술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국내 연구 보고에 의하면 2010년 총 369건에서 2017년 총 826건으로 최근 8년간 124%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반월연골판 이식술은 인공관절 수술과 다르게 기계적인 부품이 아닌 실제 신체 조직을 기증받아 이식하는 것"이라며 "따라서 기계적 수명이 있는 인공관절 수술과 다르게 최대한 버티면서 수술을 미루는 것이 아니라 연골과 관절 간격이 비교적 잘 유지되고 있는 상태에서 적기에 이식술을 받는 것이 가장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기증자의 소중한 조직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전문 기관, 전문가에게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반월연골판 이식 클리닉을 개설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인공관절술과 큰 차이, ‘타이밍’

반월연골판 이식술과 인공관절 수술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수술의 타이밍'이다. 비유를 하면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짓는 것이 인공관절 수술이라며, 건물 뼈대를 남기고 리모델링하는 것이 반월연골판 이식술이라는 것이다. 

이동원 교수는 "인공관절 수술은 관절이 완전히 망가질 때까지 쓸 만큼 쓰고 받는 수술이고, 반월연골판 이식술은 관절의 환경이 훼손되기 전에 반월연골판 조직을 생착시켜 관절의 훼손을 막아주는 수술"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절 간격이 좁아져 있고 연골의 마모가 진행된 상태라고 한다면 반월연골판 이식술의 실패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치료 타이밍을 놓치지 말고 연골 및 관절 간격이 비교적 잘 유지되는 상태에서 반월연골판 이식술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월연골판 이식술은 관절경 분야에서도 최첨단, 고난이도 수술에 속한다. 이식술 전 올바른 환자 선택, 환자의 뼈 사이즈에 맞는 적절한 이식재 선정, 해부학적 위치로 정확하게 이식술 시행, 이식술 후 체계적인 재활 프로그램 적용 등 모든 과정이 많은 경험과 전문성을 요한다. 

이 교수는 “인체조직 이식술은 매우 성스러운 행위라 생각하며, 의사가 하는 것은 반월연골판의 기능을 소실한 환자에게 기증자의 소중한 조직을 이식하는 전달자 역할이다”며 “조직을 전달받은 환자도 기증자에 대한 예의를 갖추고 평생 소중히 관리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으면 한다”고 소신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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