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 똘똘 뭉쳐도 부족할 판에 국민의 힘 정말 왜 이러는 거야.” 많은 국민들이 윤 정부를 향해 하는 말이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말이 생각난다. 참으로 이례적이다. 이제 취임 90여일 남짓 지났을 뿐인데, 대통령 지지율이 28%다. 되돌아보면 윤석열 대통령의 대형 실책, 딱히 불법이라고 지적할 만한 것도 없었다. 문 정권 초기의 소득주도 성장, 탈 원전, 최저임금 대폭인상 등 극명한 대형 이슈도 없었다. 그런데 왜 이런 저조한 지지율이 나오는 것일까.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 자체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 입문 8개월 만에 국군 통수권자인 최고 권력자로 부상했다. 지지층의 확고한 충성도도 허약한 ‘연성’일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대선은 ‘개인 윤석열’보다 ‘정권교체’를 택했거나 이재명이 지독하게 싫어서 차선책으로 윤석열 후보를 택했을 수도 있다. 더구나 문 정권의 갈라치기로 반반 쪼개진 지금 양극화 상황으로는 자연스레 50%를 넘기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초 지지율 하락에 대해 “별로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은 했지만, 그렇게 넘길 게 아니다. 지지율은 국정 수행에 대한 국민의 종합적인 채점표라고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지율이 낮으면 국정운영의 동력이 떨어져 주요 과제나 정책을 추진하는 데 힘이 실리기가 매우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현재 저조한 지지율에 대해 잘 납득하지 못할 수도 있다. 무슨 큰 잘못도 저지른 것도, 엄청난 악재도 없었다. 그럼에도 이념의 색으로 도배된 다수의 언론들이 사사건건 문제를 키웠다. 사실 따지고 보면 윤 대통령은 청와대 이전이라는 역대 대통령 누구도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던 일을 해내지 않았던가. 그것도 집권하기 전 당선인 신분에서 말이다. 특유의 추진력으로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 조차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음에도 좌고우면하지 않았다. 역대 대통령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매일 도어스테핑’을 전개하며 국민들의 관심을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급기야는 우려한대로 윤 석열 대통령의 직무 수행 지지율이 28%대로 떨어졌다. 왜 그럴까? 이미 이 같은 저조한 지지율은 예상했어야 했다.

국민의힘이 기억해야 할 게 있다. 필자로서는 투표의 차이를 말하고 싶은 거다. 이미 대선에서 0.73%포인트 차 25만 표로 당선 되었다. 순간 느낌이 오지 않는가. “이재명도 그렇지만, 윤석열은 무조건 싫어”가 국민의 절반이라는 게 기본적인 평가라는 것이다. 그러니 집권 초반임에도 불구, 절반의 반대로 지지율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살짝만 삐끗해도, 왕창 깨지는 살얼음판이 대통령 지지율이다. 지지율이 30%대가 되면 야당이 외면하기 시작하고, 20%대가 되면 관료들의 지휘체계가 엉망이 되고, 10%대가 되면 측근들이 떨어져나가고, 한자리 수까지 되면 ‘무능’을 빌미로 탄핵 이야기가 나온다는 정치권의 말을 가볍게 여길 수는 없다.

일본의 경우 내각 지지율이 30%대는 노란 불, 20%대는 위험수역, 10%대는 즉각 퇴진이라는 불문율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 후쿠다 내각(19%), 아소 내각(18%), 하토야마 내각(17%) 모두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지자마자 스스로 정권을 내놓았다. 더 이상 버티는 건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안 것이다. 해외에서도 관심의 대상이 되어버린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놓고 여러 원인이 지적되고 있다. 야당은 김. 제. 동(김건희, 장제원, 권성동)을 거론한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인사, 집권당 내부 총질 등을 지적한다. 모두 일리가 있는 지적이다. 그러나 보통 일반 국민의 관점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윤 대통령의 언어, 취지는 상당히 좋았지만 ‘매일 도어스테핑’은 오히려 역효과를 드러냈다. 짧게, 핵심적인 메시지로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상당한 준비가 필요한데,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쉽게 말했다.

정작 국민들이 듣고 싶어 하는 알맹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굳이 또 하나를 지적한다면, 국민은 대통령 후보와 대통령을 구분한다는 것이다. 후보일 때 어퍼컷은 보기에 매우 멋져보였지만, 대통령이 된 순간부터는 국민들은 ‘대통령다움’을 원한다. 국민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최고 지도자상이란 게 분명이 존재한다. ‘그건 내 스타일이 아니야’ 라고 무시 할게 아니라 국민의 뜻에 맞춰야 한다. 많이 말하기보다 더 많이 듣고, 때로는 야당에 고개를 숙일 줄도 알고, 국민이 불신하는 측근은 주저하지 말고 도려내야 한다. 결국 바닥 모르고 떨어지는 지지율의 가장 큰 문제는 윤 대통령에게 있다고 본다. 이제 집권한지 100여일도 되지 않았는데도, 대통령의 존재감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불안하다. 국민들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무기력함을 느꼈다. 누구처럼 참모 뒤에 숨어있지 않고 직접 나선 것은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지만, 국정 운영 최고 책임자로서는 언어가 매우 거칠고 오만한 해명으로 비췄고, 특히 전임 정권 탓으로 돌리는 것 또한 지지율 하락 요인이 된 것 같다.

그러나 근본 원인은 따로 있다. 바로 ‘정의로운 윤석열’ 에 대한 실망감이다. 검찰총장 사퇴 1년, 정치 입문 9개월만에 그를 대통령으로 당선 시킨 것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고,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한다”는 행동이었다. 특히 사람들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철학은 출세를 위해 윗사람의 부당한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서 사적 인연에 연연하지 않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지금 그 모습이 그런가? 더구나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과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의 갈등이 표면화 된 것도 지지율의 하락에 이유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다보니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능력과 자질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하면 국민과 군(軍)으로부터 정치적 정당성에 도전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윤석열’의 실체를 두고, 같은 편에 선 사람들 중 특히 중요한 위치에 있던 두 사람(?)이 윤석열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형편없는 저평가를 했다는 점이다. 정권이 바뀌고 리더가 교체되어도 고여 썩은 물은 여전히 유지되면서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그들이 국민의 선택을 받고 차지한 자리라는 점에서 보면 결국 자업자득이다. 주어진 한계 상황에서 그나마 국민이 울며 겨자 먹기로 꿩 대신 닭으로 선택한 것이 정권교체다.

새롭게 들어선 정부가 과거와는 다른 시도를 하려는 모습은 보이지만, 국민이 바라는 대로 가지 않는 것 같다. 벼랑 끝으로 무한 질주하는 폭주 기관차만 겨우 멈춰 세웠을 뿐이다. 정권은 바뀌었지만 정치 지형은 변하지 않은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도자는 바뀌었지만, 달라진 게 없다. 대부분 과거형이면서 신선감이 떨어지고 있다. 지지율은 민심이다. 우습게 볼 게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 다수의 국민들은 윤 대통령이 지금 겪고 있는 ‘지지율 위기’ 를 뚫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강인한 리더십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선한 인품에 상대의 인격을 존중하는 공감능력과 소통능력이 탁월한 사람이며, 무엇보다 느긋하게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이제 ‘검사 티’를 벗어버리고 대통령으로서 국정 리더십 변화를 기해야 한다. ‘민의’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지난 10년간 국민이 분노한 것은 권력자의 ‘자의적 통치’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을 방치했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자기편을 겨냥한 검찰수사를 무력화 했고 적폐청산이란 미명아래 200여명이 넘는 정적을 제거했다. 그러지 말라고 ‘법치’를 내세워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뽑은 것이다. 법치란 단지 법조문을 지키는 게 아니다. 법의 정신을, 그것도 자신에게 엄격히 적용할 때 온전히 살아날 수 있고, 인정받을 수 있다.

지금이라도 전문성, 도덕성을 갖춘 인재를 널리 구해 대통령실과 국무위원을 물갈이해야 한다. 특히 ‘윤핵관’ 과 거리를 두며,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과 협치 할 것은 협치 해 민생 경제 회생에 힘쓰기를 바란다. 나라가 흔들리지 않아야 외교도 가능하다. 지지율을 위해 고집을 꺾어야 하는 건 모든 나라, 모든 대통령의 숙명이다. 아직은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휴가 뒤, 윤석열 대통령의 반전을 기대해본다. 때에 이르러 지지율도 상승할 것이다.

[호 심송,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평교원 주임교수, 전, YTN – 저널 편집위원 & 의학전문대기자, 전, 수도방위사령부 장병고충처리 상담 관(군목), 현, 법무부 청소년선도위원회 상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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