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코로나의 짙은 어둠이 채 걷히지 않았지만, 2022년 새해를 맞이하게 된다. 대선도 두 달 남짓 남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표정은 차갑고, 거리는 썰렁하기만 하다. 여전히 많은 국민들은 어떤 후보를 선택해야 할지를 두고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분위기다. ‘뉴스를 보면 더 헷갈리고, 국민에게 어떻게 하겠다는 비전 제시도 없고 가족 싸움으로 분탕질만 한다. 며 정치에 대한 절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국민들의 눈에는 대통령감이 안 보인다는 것이다. 5년 전 문재인 정부가 집권하면서 우리 사회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에서 질풍노도의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앞서 상상을 초월한 광화문 촛불 집회로 건국 이래 최초로 대통령 탄핵을 경험하기도 했다. 집권 초 적폐청산을 통해 새로운 ‘공정’의 세상을 만들겠다는 문 대통령의 약속에 많은 국민들은 부푼 기대를 안고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문재인 정부의 탄생을 지켜보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지난 5년의 문 정부는 한 마디로 혼란과 분열, 그리고 이념 갈등의 심화로 점철된 시간이었던 것 같다. 청와대에서 광화문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또 취업률을 매일 점검하는 상황판을 설치하고, 특히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장담했다. 그 외에도 수많은 공약들을 국민들은 기억하고, 굳게 믿었다.

그러나 문 정부는 지난 5년 동안 민생정치는 나 몰라라 하고, 남북대화, 공수 처 설치, 사법개혁, 위성정당으로 ‘여대야소(與大野小)라는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은 이루었지만, 소득양극화, 실업문제, 부동산 문제, 세금 폭등 등 국민의 삶은 역대 어느 정부보다 더 피폐하게 만들었다. 하나도 지켜지지 않은 공약들, 말 뒤집기만 한 문 정부에 대한 국민들이 받은 상처는 매우 크고 깊다. 386세대가 주류를 이룬 문 정부는 냉정하고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채색된 진실(?)’ 로 자신들의 논리를 과장하고 왜곡하는 일들이 넘쳐났다. 상당수의 정치꾼들은 거짓으로 국민들을 호도하고 충동질 하면서도 수치심을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뻔뻔했다. 예외적 현상마저도 일반화시키고, 프레임으로 모든 것을 뒤집어씌워 논점을 흐르게 만들곤 했다.

조국 사태를 계기로 우리 사회는 양분화 되고, 도덕적 부족주의로 끝없이 ‘내로남불’과 ‘편 가르기’로 이성적 판단력을 상실하고 있다. 비상식이 상식을 초월해 상식처럼 되었다. 왜곡된 사실로 국민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어 놓고 이에 영향을 받은 국민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 정치적 편향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더 안타까운 것은 트위트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 정보의 발신, 개인방송 유튜브를 통해 사실은 왜곡되고, 루머는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언론과 지식인들, 그리고 인기인들조차 이런 도덕적 부족주의 경향에 편승, 편 가르기를 하면서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문 정권이 들어선 지난 5년, 경제가 폭 망하고, 민생은 파탄 나고, 안보는 붕괴되고, 외교가 실종되고, 기업들과 일자리가 사라지고, 노조가 폭력배가 되고, ‘주적(主敵)’이 없는 나라가 되었다. 속단하지만,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침묵하다 못해 루머에 현혹되어 부적격 후보자를 지지하는 국민들은 분명, ‘바보가 아니면 천치’인 것 같다. 그런 국민들에게 묻고 싶은 게 있다. 이 같은 질문은 어느 지인이 필자에게 던진 말이기도 하다. 문 정권이 분열을 조장하며 깽판을 쳐도 괜찮다고 보는가? 종북 사회주의 국가로 바뀌어도 잘 살수가 있다고 보는가? 나는 방관(傍觀)해도 누군가 막아 준다고 보는가? 지금 궐기(蹶起)하지 않으면 땅을 치고 후회하는 상황이 목전에 와 있다.

위기의 상황인데도 주전자 물속에 안주하는 개구리 같다. 오죽하면 최선(最善)이 아닌 차악(次惡)을 선택하는 게 우리의 선거풍토라지만 이번엔 좀 심한 것 같다. 차기 대통령직을 놓고 경쟁하는 이재명. 윤석열 후보의 자질. 도덕성. 언행은 국민 높이에는 미달이다. 비호감이 호감보다 두 배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없다. 청년 눈높이에선 더욱 그렇다. 여론기관마다 숫자는 들쭉날쭉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모두 지지율이 바닥 수준이다. 특히 두 후보의 공통점은 모두 수사대상에 있다는 것이다.

요즘 자주 듣는 말이 있다.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대통령 후보들에게서 미래 비전을 찾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한 쪽에서는 약을 팔 듯 공약을 남발하며 필요에 따라서는 말을 자주 바꾼다. 또 다른 한 쪽에서는 반(反)문재인 외치는 것 외엔 새로운 이슈를 찾아볼 수가 없다. 이래저래 국민들은 짜증만 난다. 한 쪽에서는 “앞으로 5년이 중요하다. 그러니 너무 비판만 하지 말고 지나간 얘기는 이제 그만 덮어두자.”고 한다. 설사 그런 주장이 맞을 수도 있지만 5년간 분탕질을 하면서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든 자들 입에서 “비판만 해서는 안 된다”라는 말이 나오면 정말 맥이 쭉 빠진다.

비판만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은 요즘 신문방송 매체에 단골로 등장하는 논조다. 듣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필자로서는 ‘비판하지 말라’는 말로 들린다. 비판받을 사람이, 비판 받을 일을 저질러 왔는데, 반성도 안하고 날뛰고 있는데, 도대체 어쩌라는 거냐. 불끈해진다. 이러한 ‘비판만하면 안 되는’일들 때문에 잃어버린 5년이 찾아왔고, 차기 정부는 덤터기를 쓸 수밖에 없다. 이런 일들이 5년간 아무 제재 없이 이어져 왔는데, 국민들끼리 원수를 만들어 놨는데, 특수지역을 성역화 했는데, 그리고 힘든 숙제는 모두 패싱한 5년의 세월인데, 비판을 하면 안 된다니? 좋지 않은 행위에 대해 ‘그건 옳지 않다.’고 지적하는 것이 우리의 삶을 지켜온 기본이었다.

4.19혁명, 세월호 침몰사건, 5.18광주사태, 모두 비판 받을 만한 사람을 비판하는 행위였다. 그리고 세상은 그런 비판 덕분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러나 5.18광주사태나 세월호 촛불집회에서 대한민국 5년을 발전시킬, 놀랄만하게 치밀하고 혁신적인 비전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분열을 조장했을 뿐이다. 세상이 하 수상하다보니 이상한 법을 만들어 국민의 입을 봉(封)하려고 한다. 비난 받는 게 그렇게 두려운 가. 뭔가 잘못되었다면 ‘이건 아닌 데요’라고 말 좀 하고 사는 세상이 되자. 잘못됐다고 끊임없이 지적하는 사람이 보람을 느낄 때는, 하루가 지나고나니 세상이 조금은 나아졌다고 느낄 때다. 반복해서 비판을 하다보면 세상은 조금 씩 좋아진다.

문 정부가 그동안 정책을 잘했더라면 독일 메르켈 총리처럼 물러날 때 칭송을 받듯 칭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비판 받을 일을 하지도 않았는데, 비판한다면 40%되는 ‘콘크리트 지지층’이 가만있겠는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문 대통령은 “임기가 끝나면 국민들로부터 잊혀 진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되고 싶겠지만, 앞날을 예측했을까? 나라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어떻게 잊혀 진 사람이 되고 싶단 말을 할 수 있었을까. 적폐청산이란 미명아래 흘린 피(血).그 죄 값은 어찌하고? 많은 국민들은 과연 문 대통령의 희망대로 경남 양산 사저로 바로 갈 수 있을까? 의심을 하며 고개를 내젖는다. 퇴임 이후 추락은 비극적 업보(業報)다. 지금 후보들이 어렵사리 엄청난 비전과 정책을 제시한들 그게 다 이뤄지겠는가.

명연설문이라고 누군가 말했던 2017년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연설을 떠올려보았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그 공약이 유일하게 지켰지만, 그 외에 수많은 미사어구의 공약(公約)은 그야말로 공약(空約)이 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오랜 세월이 지나면 기억이 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도 기록은 남는다. 내년 3월 이후의 세상을 누군들 예측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많은 국민들은 정권교체를 원하고 있다. 그런 분위기를 알아서 일까. 이재명 후보는 재빠르게 전열을 재정비하면서 정부와 청와대의 묵인 하에 자신이 정권교체의 주체라고 주장하고, 문재인 정부와 거리를 두는 쇼를 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좌파 전열을 강화하고, 윤석열 후보는 좌파 유권자를 끌어드리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과연 누가 옳을까? 웃긴다. 한마디로 윤석열 캠프는 어리석고, 이재명 캠프는 선거를 이해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현재의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상태에서 정권교체 지지와 정권재창출 지지가 변화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선거지형(選擧地形)이 변화하지 않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제 현명한 국민은 지난 5년을 되돌아보며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를 고민할 때다. 내 한 표가 국가 흥망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검사출신과 검사사칭자와의 싸움이다.

[호 심송, 전,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박사), 전, YTN – 저널 편집위원 & 의학전문대기자, 전, 수도방위사령부 장병고충처리 상담 관(군목), 현, 법무부 청소년선도위원회 상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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