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7억 5088만원 예산 투입···전문 리서치업체 위탁

3차 환자경험평가가 내달부터 진행될 예정이지만 의료계는 여전히 부정적인 시선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심사평가원이 환자경험평가를 통해 ‘환자중심 의료문화’의 정착 의지를 강하게 밝히고 있는 만큼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평가 대상 기관은 기존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서 전체 종합병원으로 확대되어 대상 의료기관이 총 357곳으로 늘어났다.

심평원에 따르면 총 7억 5088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5월 중순부터 6개월에 걸쳐 전화조사를 실시한 후 중간평가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심평원은 이미 전문 리서치업체에 전화조사를 위탁한 상태다.

평가 항목은 총 24개 문항으로 구성됐으며 의사·간호사 영역으로 나눠서 진행되며, 구체적으로 의사 영역, 투약 및 치료과정, 환자권리보장, 전반적 평가, 개인특성, 병원환경 등 7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특히 의사평가 항목에 ▲존중하고 예의를 갖춰 대했는지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었는지 ▲본인 또는 보호자가 담당 의사를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자주 있었는지 ▲담당의사의 회진시간 또는 변경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았는지 등 항목이 포함되어 의료계의 반감을 사고 있다.

의료계는 환자경험평가가 첫 시행된 2017년부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의료진이 환자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환자들이 평가를 하고, 이를 통해 의료기관에 등급을 매기는 것에 거부감을 드러내며, 먼저 저수가 환경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올바른 평가가 나올 수 없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정부에서 환자경험평가라는 장치를 이용해 의료기관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도 성명서를 통해 “저수가 체계에서 어쩔 수 없이 박리다매로 운영할 수밖에 없는 의료기관의 현실을 외면한 처사”라고 지적하며 “정부가 주장하는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평가는 의료기관 종사자들이 환자 안전을 살필 수 있는 여유가 보장될 때 추진되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의협 이필수 당선인도 “환자경험평가는 환자와 의사가의 신뢰는 깨뜨리는 것”이라고 비난하며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이필수 당선인은 “환자경험 평가도구는 환자와 의사간 신뢰를 심평원이 나서서 깨뜨리는 격”이라며 “의료행위에 대한 심사는 주먹구구인 심평의학 때문에 우리 의사들은 진료에 최선을 다하기도 어려운데, 이제는 심평원이 의사들의 예절까지 평가한다니 기가 막힌 일이다”고 평했다.

이어 그는 “의료계는 이미 두 번의 환자경험평가를 진행한 결과 주관적인 환자의 평가는 객관성을 잃었고 결국 병원 줄 세우기일 뿐”이라며 “실질적으로 환자들에게 도움을 되는 것이 아니라 의료기관의 부담만 가중시키는 것으로 결과적으로 환자에게 피해가 가게 되어 본래 목적성을 잃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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