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사기진작 명목 7억원 탕진…생산성 평가는 'O점'

건강보험재정이 올해 적자로 전환되는 등 또다시 국고 충당이 우려되는 가운데서도 보험공단 직원들은 가입자들이 낸 보험료로 스키와 해외여행을 즐긴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2일 건보공단이 국회에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2005년도 기준 공단이 직원들의 해외연수, 스키, 체육대회 등의 명목으로 지출한 예산은 총 7억여 원에 달했다.[자료실 참조]

건강보험공단은 4~5급 승진자를 대상으로 교육훈련을 실시한다는 명목으로 스키와 체육대회, 트래킹 등을 즐기는데 건보료 2억여 원(2억449만원)을 지출했다.

공단예산 2억 원은 건강보험 적용이 안돼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죽어가는 가난한 중증 환자 십수 명을 살릴 수도 있는 재원이다.

공단은 또 직원들의 사기진작 차원에서 공단내 기혼자들을 2박 3일간 부부동반으로 여행을 보내 상호 기마사지, 부부신뢰게임 등 프로그램을 운영, 매회 715만원씩을 지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러니한 것은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이처럼 건보료를 쏟아부었는데도 정작 건강보험공단은 정부산하기관 노동생산성 평가에서 ‘0점’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사정이 이러한대도 건강보험공단의 교육훈련비 예산책정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2003년 23억여 원이었던 교육훈련비는 2004년 41억여원, 2005년 46억여원, 올해에는 54억여 원이 책정돼 있다.이와 함께 공단은 지난해 총 254명을 ‘우수직원 해외연수’라는 명목으로 스위스 등 유럽 및 아시아 주요국가에 파견하면서 건보료 4억7633만5000원을 지출한 사실도 밝혀졌다.

건강보험공단이 실시한 해외연수는 우수 직원에 한해 선진 사회보장기관의 제도 및 운영체계 견학을 통한 현장 학습이 주된 목적으로 올 들어서도 4억6602만2000원의 예산을 이미 책정, 일부가 지출된 상태다.

그러나 공단의 해외연수 프로그램 일정표를 살펴보면 해외기관 탐방은 이동시간을 제외하고 1시간을 겨우 넘기는 수준이며 외국 행정기관 탐방마저도 6박7일 일정동안 단 하루 뿐인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는 모두 관광비용에 사용했다는 얘기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은 “공단측은 관리운영비 지출비율이 97년도 8.8%에서 현재 3%로 줄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보험료 지출대비 비율인 만큼 보장성 확대로 건보지출이 엄청나게 늘어난 지금과는 비교자체가 무의미하다”며 “공단이 관리운영비율이 줄었다고 눈속임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특히, “공단 직원들의 교육훈련을 위해 건보료를 쏟아부었는데도 불구하고 노동생산성이 0점이라는 것은 기가 찰 노릇”이라며 “공단이 그러는 동안 가난한 서민은 단돈 1000만원의 수술비가 없어서 죽어간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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