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철 All.Can Korea 대표 "치료 이후의 삶에 대한 논의 진행해야“

암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비효율적인 검진이나 치료과정은 환자나 의료진, 정부에게 모두 부담으로 작용한다. 환자에게는 직접적으로 치료비가 늘어나고 의료진과 의료기관에는 빠른 치료 접근을 막는다. 이를 관리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치료 과정이었는지를 살펴보는 단계가 늘어나게 된다.

결국 암이라는 질병은 한 개인의 문제에서 벗어나 사회 전반의 문제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 암을 치료하는데 있어 발행하는 비효율적인 '과정'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의료계 일부 또는 '정책'이라는 정부의 통제 속에 진행된 것이 전부지만 그 마저도 ‘비용’을 줄이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누구나 '효율'을 원하지만 그 효율이라는 목표점을 찾기 위한 방안 역시 제각각인 상황에서 이 문제를 통합해 짚어보는 단체가 하나 설립됐다. 지난해 12월 설립된 All.Can Korea가 그것인데 이 조직에는 환자단체, 보건복지 전문가, 헬스케어 전문가, 법률전문가, 파트너사 등이 구성원이 포진됐다.

암과 관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협력을 통해 암 관리 전반에서 발생되는 비효율을 점검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우선순위를 결정해 해결책을 마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All.Can Korea 최성철 대표.
All.Can Korea 최성철 대표.

All.Can Korea 초대대표를 맡은 최성철 대표는 다양한 의사를 한데 모아 해결 가능한 결과를 내놓는 ‘모범사례 만드는 것’을 개인적 목표로 잡았다고 했다. 그의 또 다른 목표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는 치료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암 치료 과정에서 ‘세포’에 집중된 관심을 ‘환자’에게로 이동시키겠다는 목표다. 가장 단순하고 가장 명료한 명제를 현실화하기 위한 그의 생각을 메디팜스투데이가 들어봤다.

-암 치료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과 목표점이 있다면?

암은 치료도 중요하지만 조기진단도 중요하다. 환자가 암을 진단 받는 과정에서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실제로 늦게 암 진단을 받는 경우도 발생한다. 또 진단을 하는 과정에서 (환자에게 암에 대한)설명이 중요한데 다른 방향으로 전달되는 경우도 있다. 혼동을 막기 위해 자료를 만들어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모두가 만족할 수는 없겠지만 쉬운 말로 설명할 수 있는 자료집이 있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치료 후 환자들에게 지원이 부족한 점도 논의를 해야 할 부분이다.

-기자회견도 했다. 단체 설립에 대해서.

All.Can Korea에 대해 알릴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All.Can Korea는 환자단체, 보건복지 전문가, 헬스케어 전문가, 법률전문가, 파트너사로 구성됐다. 암과 관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협업해 암 관리 전반에서 비효율을 점검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우선 순위를 결정, 해결책을 제안하기 위해 발족했다. 환자들이 느끼는 암 관리 전반에서의 비효율을 점검하기 위해 495명의 암 환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한 주요 사업과 해결책을 선정했다.

또 All.Can Korea의 슬로건은 ‘암, 치료를 넘어 일상으로’이다. 우선적으로 암환자 심리적 지원 중요성 인식개선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고 저소득층 암 검진 비효율 개선, 각종 환자지원을 위한 제도와 법률 개선을 주요 사업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조직 자체가 다양한 이해당사자들로 구성됐다. 논의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나?

각 이해당사자들이 다 포진돼 있어 하나의 주제를 말하면 다 입장이 다르다. 제시하는 해결방향도 다 틀리다. 그런 다름을 인정하고 합의된 사항을 우선적으로 추진해 나갈 생각이다.

국내 암치료 환경에서 개선해야 하는 부분 중 모두가 동의하는 부분들도 있다. 우선적으로 그런 부분에 대해 실행 가능성이 높은 것을 선택해 개선하려 한다.

개인적으로 다른 회의나 협의체에 참석하면서 느끼는 것은 '환자 중심'을 말하는데 정작 환자를 배제시키는 사례가 많다. All.Can Korea에서는 환자의 입장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조직 구성원으로 제약사가 포함된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기대 반과 우려 반이다. 외부에서는 우려하고 있는 시선이 많은 게 사실이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 우려가 있다. 그러나 단체가 그런 것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 또 이 단체는 정책 제안이나 논의 목표에서 약가는 제외하고 있다. 단체활동을 통해 제약사가 환자를 위해 실제로 할 수 있는 부분을 찾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우려의 목소리가 큰 것은 제약사의 환자 지원이 계속돼 왔었기 때문이다. 약가 관련 정책에서 영향을 미친 것 역시 사실이다보니 신뢰가 없어진 상황이긴 하다. 이 단체를 통해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줬으면 한다. 활동을 실제 암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에 집중해 활동하면 그런 우려가 사라질 것으로 생각한다.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방향이 있다면?

대부분 환자 정책은 공급자 중심이다. 행정부의 목표는 간단하게 말하면 암세포를 없애는 쪽으로 집중돼 있다. 그런데 암세포를 없애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될 경우 암세포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라든가, 환자가 존엄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 암 치료에만 인력과 자원이 집중되다보니 오히려 사각지대에 놓이는 환자들이 많다. 이 부분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려 한다.

-본격적인 단체 활동이 시작됐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설명해 달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있는 단체이기 때문에 이들의 논의를 모으고 진행하는 과정을 통해 '모범사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해서 더 다양한 논의와 더 다양한 이해관계자 들이 참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으면 한다.

개인적으로는 전체의 뜻을 반영할 수 있는 의사결정 과정을 만드는 것인데 어려울 것 같다(웃음).

-더 많은 이해관계자라면 어떤 걸 말하는 가.

다른 환자단체들도 더 참여할 수 있을 것이고 전문가 분야도 더 다양한 분야에서 참여해 주셨으면 한다. 기업들도 제약사만이 아니라 일반 기업도 참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All.Can Korea가 하는 활동에 동의하는 기업이라면 참여하길 희망한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암 환자나 암을 치료하는 의사나 치료를 하고 싶은 마음은 같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은 암환자나 의사가 대립되는 것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장에서 보면 환자와 의사의 입장은 다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금 더 환자 중심으로 치료 환경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암 세포 중심이 아니라 치료 과정에서 환자 중심이 되었으면 한다는 의미다. 환자의 자기 결정권이 지금보다 커졌으면 한다.

또 암치료를 받은 환자들이 평범한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도 중요하다. 삶의 질 향상과 함께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한 전반적인 정책이나 지원도 함께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에 함께 해달라는 말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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