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준 교수 "75세 이상에서 뇌졸중 효과·출혈 안전성 탁월"

 

NOAC(New Oral Anti-coagulant,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 제제는 와파린 대비 뇌졸중 예방과 출혈 감소 효과를 입증하며 빠르게 성장해왔다.

그 중 엘리퀴스(성분명 아픽사반)는 뇌졸중과 출혈 발생 위험이 높은 고령의 심방세동 환자에 있어 '최적의 약물'로 꼽히고 있다.

최기준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최근 메디팜스투데이와 만난 자리에서 '고위험군 심방세동 환자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항응고 치료'에 대해 설명했다. 

고령의 심방세동 환자는 나이(Age) 자체가 심방세동의 발생 원인이 되는데, 뇌졸중과 출혈 발생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최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심방세동으로 인한 뇌졸중 발생 위험과 함께 출혈 위험이 높아진다. 출혈 위험도를 예측에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HAS-BLED 스코어 역시 65세 이상의 고령의 나이가 출혈 위험요소로 평가하고 있다"며 "때문에 고령의 심방세동 환자의 항응고 치료 시 뇌졸중 발생 위험과 출혈 위험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뇌졸중 위험과 출혈 위험의 밸런스가 깨져서 발생하는 위험에 대한 염려가 고령의 심방세동 환자에서 항응고 치료를 주저하는 큰 이유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실제 NOAC 등장 이전과 이후의 국내 심방세동 환자들의 뇌졸중과 출혈 발생률을 비교해 보면 NOAC의 임상적 혜택이 많다는 점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최 교수는 "2012년과 2017년 국내 심방세동 환자들의 뇌졸중과 출혈 발생 데이터를 비교해보면, 2012년 대비 2017년에 뇌졸중 발생율이 훨씬 줄어든다"며 "2012년~2013년 NOAC이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고령일지라도 항응고 치료를 주저할 필요가 없고, 출혈 위험인자를 잘 파악해 알맞은 용량을 선택, 적절한 항응고 치료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국내외 가이드라인도 '아픽사반' 우선 권고 

국내외 가이드라인도 일반적으로 환자에서 적용하는 CHA2DS2-VASc 2점 이상이면 항응고 치료를 권고한다. 요즘은 여성의 경우 한 가지 이상의 위험요소, 남자의 경우 한 가지 위험요소를 가진 경우로 항응고 치료 범위가 늘고 있는 추세다. 

유럽의 ESC 전문가 합의문(ESC expert consensus) 2017을 보면, 75세 이상의 고령 환자군의 항응고 치료제로 NOAC을 권고했으며, NOAC 가운데 아픽사반이 우선 권고되고 있다. 다비가트란, 리바록사반, 에독사반은 두번째로 권고되고 있다. 이는 NOAC의 여러 임상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정됐다. 
 
2018년 대한부정맥학회에서 발표한 진료지침에도 고위험군 환자에 항응고제 사용 권고사항을 포함하고 있다. 유럽과 비슷하게 엘리퀴스를 75세 이상의 고령 환자에 우선 권고하고 있으며 다비가트란, 리바록사반, 에독사반은 두번째로 권고되고 있다.

최 교수는 "4개 NOAC의 주요 임상 3상 메타분석 결과를 보면, 4개 NOAC 모두 와파린 대비 75세 이하와 75세 이상에서 모두 뇌졸중 예방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75세 이상에서는 와파린과 거의 비슷한 출혈 위험을 보였다"며 "그러나 아픽사반은 75세 이상에서도 출혈 안전성이 와파린 대비 우월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RCT 결과는 리얼월드 데이터에서도 일관성 있게 나타났다. 미국 클레임 데이터를 모아 NOAC(아픽사반, 다비가트란, 리바록사반)과 와파린 치료군을 비교한 리얼월드데이터인 ARISTOPHANES 연구에 따르면, 나이에 따라서 효과 측면에서는 거의 비슷하지만 출혈 측면에서 다비가트란과 리바록사반은 고령이 될수록 와파린과 출혈 위험이 거의 비슷하거나 조금 많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유일하게 아픽사반은 고령의 환자에서도 와파린 대비 출혈 안전성의 장점을 그대로 유지했다.

최 교수는 "아픽사반의 효과와 안전성은 국내 리얼월드 데이터에서도 확인됐다"며 "출혈 안전성에서는 아픽사반이 확실히 타 NOAC에 비해 우수했다. 복합임상결과(Composite Clinical Outcom)를 계산하면 아픽사반과 에독사반의 뇌졸중 위험, 출혈 위험이 비슷하지만, 고령에 있어 아픽사반이 선호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령 심방세동환자 항응고 치료 시 안전한 저용량 사용 중요

고령 심방세동 환자의 출혈 위험을 고려해 저용량 NOAC 처방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불필요한 저용량 처방은 항응고 효과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정해진 처방 근거에 따라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다.

최 교수는 "다비가트란과 리바록사반의 저용량은 표준용량 대비 70~75%의 용량인 반면, 아픽사반과 에독사반은 아주 정확하게 절반의 용량이다"며 "같은 저용량이라 할지라도 아픽사반과 에독사반은 앞선 두 약제에 비해 차이가 크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기준 교수는 20년 이상 부정맥 질환만을 전문적으로 치료한 '부정맥의 대가'로 불리고 있으며, 최근 차기 대한부정맥학회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한 가지 아쉬워하는 점은 10여년 전 심전도 검사가 국가건강검진에서 심전도 검사가 제외된 것이다. 

그는 "학회는 60세 이상에서는 건강검진에 심전도 검사가 필수로 포함돼야 한다고 본다. 물론 국제 가이드라인에서는 자가 진맥 시 맥에 이상이 있을 때만 찍어도 된다고 권고하고 있지만, 의사 역시 자가 진맥으로 맥이 제대로 뛰는지 잘 모르는 사람도 많다"며 "일반인은 이를 판단하기 더 힘들기 때문에 국가건강검진에 심전도 검사가 포함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최 교수는 "심방세동은 제대로 된 치료를 진행하면 심방세동으로 인해 사망에 이를 일은 없다"며 "항응고 치료를 꾸준히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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