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마버트, 수술 후 증상 진행 억제 역할

주변을 둘러보면 의외로 얼굴이나 손과 발이 비대해진 사람들을 종종 마주칠 수 있다. 과거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사회생활을 영위하기 보다 소극적인 태도로 질병을 키워가며 고통 속에 단절된 삶을 사는 이들이 적잖았다. 시대가 변화되면서 말단비대증으로 불리는 이 질환에 대한 인식 역시 변화하고 있다.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병의 진행을 막고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이들이 과거보다 많아졌다. 

다만 발병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효과적인 결과를 거두는 이가 많지 않다는 것은 의료진이 염려하는 부분 중 하나다. 말단비대증은 일단 증상이 발현되면 꽤 긴 시간동안 진행되고 진단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환자와 환자 가족의 적극적인 치료 의지가 중요하다. 

때문에 이 질환을 연구하는 의료진(신경내분비연구회)는 말단비대증과 같이 희귀난치성칠환을 앓는 환자들에게 보다 빠른 치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진료지침을 제정하고 환자들을 위한 안내책자를 제작하는 등 질환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구 100만명 중 4명 정도에게 발병되는 말단비대증은 성장 호르몬의 과다분비로 인해 손, 발, 코, 턱, 입술 등 신체의 말단이 비대해지는 만성 질환이다. 일단 말단비대증에 걸리면 심혈관계 문제나 손, 발, 기타 장기의 비대, 얼굴 모양 변형, 피로, 관절통, 대사장애 등을 포함하는 임상적 변화를 겪게 된다. 

또 골관절증, 대사성 합병증(인슐린 저항성, 고혈당, 고지질혈증 등), 신생물 발생 위험, 뇌하수체기능저하, 척추골절, 삶의 질 감소 등 다양한 이차적인 전신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 

때문에 말단비대층의 치료 목표는 종양의 성장과 성장 호르몬 및 IGF-I의 분비를 통제하고 질병의 징후와 증상들을 역전, 예방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조기사망을 예방하는 것에 맞춰져 있다. 

치료는 주로 수술, 방사선치료, 소마토스타틴 유사체, 도파민 유사체 등의 치료법이 사용되며, 혈중 성장 호르몬 및 IGF-I 수치의 정상화를 달성한 환자의 비율로 치료효과를 평가한다.

최근 한국화이자는 수술 또는 내과 치료에도 종양이 남아있거나 성장호르몬 분비가 목표만큼 억제되지 않을 경우 투여되는 약제로 최근 소마버트(성분 페그비소만트)를 내놓았다. 허가를 받은 이 약제의 출연으로 환자들에게 더 넓은 치료 기회가 주어졌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말단비대증에 대한 보다 정확하고 자세한 정보를 알기 위해 메디팜스투데이는 최근 김병준 가천대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를 지면으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병준 가천대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김병준 가천대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말단비대증은 어떤 질환인가요?

말단비대증은 주로 성장호르몬을 분비하는 뇌하수체의 종양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뇌하수체란 신체 내에 다양한 호르몬의 분비하는 말단기관(갑상선, 부신, 성선 등)의 기능을 조절하는 호르몬 분비조절의 중심으로 조절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입니다. 이곳에 종양이 생기면 조절호르몬의 과다분비가 생겨나게 됩니다. 이곳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중의 한가지가 성장호르몬입니다. 즉 말단비대증은 성장호르몬을 분비하는 종양이 생겨, 성장호르몬의 과분비가 생기고, 이로 인하여 얼굴모양이 변하고, 손발이 커지며, 심장이 커지는 등의 다양한 신체변화를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말단비대증의 국내 유병 현황과 진단 경로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말단비대증의 국내 발생자료를 보면(Nationwide Survey of Acromegaly in South Korea, 2012) 인구 백만명당 발병률은 3.9명, 유병률은 인구 백만명당 27.9명정도입니다. 우리나라 인구를 5천만명으로 따지면 말단비대증 환자가 1500명 정도가 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하지만 본인이 말단비대증을 의심하여 내분비내과에 방문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대부분 부정교합으로 치과에서, 관절염 등으로 정형외과에서, 코골이로 이비인후과에서, 심장비대로 심장내과에서 등등 말단비대증의 증상으로 다양한 분과에 내원하였다가 말단비대증의 의심되어 내분비내과에 방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렇기에 다양한 많은 분과에서 관심을 가진다면, 질병의 발견이 훨씬 수월해 질것으로 기대합니다. 

-더 많은 환자들을 조기에 발굴, 치료하기 위해서는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최근 인터넷 블로그, 유튜브 등의 발달로 말단비대증을 소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https://youtu.be/-dnegatp3Hg) 여기에 보면 말단비대증의 자가설문이 있습니다. 이것을 확인하면 내가 혹은 가족이 말단비대증이 아닐까 의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의심이 되면 내분비대사내과가 있는 대학병원을 방문하시면 됩니다. 내분비내과란 호르몬과 관련된 질환을 보는 과입니다. 이곳에서는 뇌하수체, 부신, 성성, 갑상선의 질환과, 당뇨병, 골다공증을 주로 진단하고 치료합니다. 

-말단비대증 증상들이 환자들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것인가요?

말단비대증의 중요 사망원인은 심장비대로 인한 사망입니다. 하지만 이 밖에도 뼈의 변형으로 인한 관절염, 심한 코골이로 인한 수면무호흡, 당뇨병, 대장암의 발생증가 등 다양한 증상들이 일상생활에서의 불편함은 물론 사망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말단비대증의 궁극적인 치료 목표는 무엇인가요?

말단비대증 진단 후 궁극적인 치료 목표는 종양을 제거하여 호르몬의 과분비를 없애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변형된 골격질환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지만, 연조직의 비대는 다시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어 증상을 경감 혹은 소실시킬 수 있습니다.

종양의 제거를 위해 신경외과에서 코를 통한 종양의 제거술 (경접형동 접근법)로 50%의환자에서 근치적인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술로 종양이 완전히 제거되지 못한 경우에도 내과적치료를 통해 50~60%의 환자에서 호르몬을 정상화시켜, 말단비대증으로 인한 사망의 위험을 질환이 없는 일반인의 수준까지 낮출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감마나이프라는 방상선치료로 부가적인 종양의 감소를 꾀할 수 있고, 내과적 치료약제의 복합사용을 통해 조금 더 낳은 완치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적극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어떤 치료 과정이 최선인지도 궁금합니다.

가장 적극적인 치료는 수술을 통해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종양의 위치, 종양의 침윤정도, 종양의 분화정도에 따로 모두를 제거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 경우에 방사선 치료나 내과적인 치료를 시행하게 됩니다. 

방사선 치료는 치료 후 효과까지 5~10년의 시간이 필요하기에 이 기간 동안에도 내과적인 치료가 필요하게 됩니다. 물론 종양이 너무 침윤되어 수술을 하기 어려운 경우 내과적인 치료를 통해 종양의 침윤을 줄이고, 크기를 작게하여 수술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시 수술에 의한 완치율은 평균 50%을 조금 넘습니다. 이유는 말단비대증의 종양이 다른 뇌하수체 종양에 비하여 크기가 더 크고, 침윤을 더 잘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우에 내과적인 치료 (소마토스타틴 유사체 혹은 도파민 작용제)를 사용하여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시키고 더 나아가 결절의 크기를 감소시키는 치료를 하게 됩니다. 이러한 치료는 국제 임상치료지침에도 같은 맥락이며, 특히 말단비대증의 치료에 관하여는 한국의 치료 성적이 국외보다 좋습니다. 

-최근 소마버트(성분 페그비소만트)라는 말단비대증 치료제가 국내 허가되었습니다. 어떤 치료제고 의료진 입장에서 기대되는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소마버트는 내과적인 치료약제 중의 한가지입니다. 말단비대증은 성장호르몬을 분비하는 종양에 의해 발생됩니다. 이 종양을 제거하는 방법이 수술입니다. 내과적인 치료 (소마토스타틴 유사체 혹은 도파민 작용제)는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시키고 더 나아가 결절의 크기를 감소시키는 치료입니다.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종양의 호르몬 분비억제와 크기 감소를 꾀할 수 있습니다. 

소마버트는 성장호르몬이 작용하는 수용체와 결합하여 말단비대증의 환자에서 과분비된 성장호르몬의 작용을 제한,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제입니다. 수술 혹은 내과적인 치료(소마토스타틴 유사체 혹은 도파민 작용제)에도 불구하고, 종양이 남아있고, 약제를 이용한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목표만큼 억제하지 못한다면, 말단비대증은 진행됩니다. 이러한 시기에 말단비대증은 증상적인 진행을 억제하는 약제가 소마버트입니다. 

-말단비대증 관련 학회/연구회에서 주로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는지 소개 부탁 드립니다.

말단비대증은 처음의 소개와 같이 희귀난치성질환입니다. 오랜 기간 진행되고, 진단이 되기 어려운 질환입니다. 신경내분비연구회와 학회에서는 이러한 질환들의 사례를 모아 한국 뇌하수체 질환의 역학을 조사하거나, 말단비대증, 쿠싱병, 프롤락틴 분비 선종의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진료지침을 제정하고, 이러한 질환에 관심이 있는 선생님들과의 증례교환, 새로운 지식의 교류를 위한 학회 개최, 환자들을 위한 안내책자의 제작 및 교육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말단비대증 환자들을 위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부탁 드립니다.

말단비대증은 일찍 발견하면 문제없이 좋아질 수 있는 질환입니다. 적극적으로 치료하셨으면 합니다. 또한 이 치료를 위한 수술도 안전한 치료입니다. 말단비대증이 현재는 불편하지 않아도 결국에는 많은 불편감을 주는 질환입니다. 다양한 약제를 통해 정상적으로 회복될 수 있는 질환이니 적극적으로 치료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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