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 입자 응용 '승온법' 개발자…21세기 연구자 협업 중요

올해 노벨 화학상 후보에 올랐던 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가 대한약학회 기조 연설에서 연구자를 꿈꾸는 약학대 대학원생들에게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서울대 석좌교수이자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 단장인 현택환 교수는 21일 대한약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What and how can 'Nano' do for Pharmacy and Medicine'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현 교수는 기조강연에서 크기가 균일한 나노입자를 대량 합성할 수 있는 ‘승온법’에 대한 임상적 의의를 재조명하면서 이를 통한 연구자의 연구 접근 방법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그는 "완전히 새로운 접근으로 원하는 크기의 균일한 나노입자를 만들어낼 방법을 고안해 논문으로 발표를 했다"면서 "기존 방식으로 나노물질을 합성하면, 입자의 크기가 저마다 다르게 생산돼 필요한 크기의 입자만 골라 사용해야 했는데 다양한 시도 끝에 실온에서 서서히 가열하는 승온법으로 균일한 나노입자 합성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해당 연구는 2001년 미국화학회지(JACS)에 게재된 바 있고 현재까지 1660회 인용됐다.

현 교수는 승온법 산업적 응용을 위한 원천기술도 개발 과정도 소개했다. 이 원천기술 대량생산 개발법은 2004년 12월 ‘네이처 머터리얼스(Nature Materials·3000회 인용)’에 발표됐다. 승온법은 현재 전 세계 실험실뿐만 아니라 화학 공장에서도 표준 나노입자 합성법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현 교수는 "여러분이 알다시피 학교나 연구실에서 하는 연구에서는 쥐나 랫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 .궁극적 목표인 사람에게 임상적으로 유용한지를 보려면 가장 가까운 원숭이 실험을 해야 하는데 이것이 국내에서는 쉽지 않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연구조직과 협업을 통해 원숭이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고 나노물질이 MRI를 통해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했다"면서 "나는 이를 나노자임으로 부르는데 나노 물질이 엔자임처럼 운영되는 것을 말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연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새로운 분야에 주요한 결과를 위해서는 협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연구 논문에 공동저자로 오른 교수진들을 열거했다. 

현 교수는 "연구를 나 혼자 했으면 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1905년을 기적의 해라고 부르는데 이때 아인슈타인이 4개의 논문을 냈다. 2020년인 올해 주요 4개 논문 중 뇌전증 포텐셜 관련 논문을 냈는데 이 논문은 나를 포함해 15명이 공동저자에 이름을 올렸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20세기 초는 한명의 천재가 논문을 썼지만 21세기 사이언스는 많은 사람이 힘을 합쳐서 해야 큰 문제를 풀 수 있다"면서 "나 역시 여러분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 은퇴하기 전 내가 만든 임상적 틀에서 해결해야 할 부분에 여러분들이 도움을 주시기 바란다"고 제안했다. 

현택환 교수는 또 강연을 듣는 대학원생들에게 "지나고 나서 보니 새로운 것을 하는 것을 두려워 하면 안된다. 인생에서 연구자로 살아오면서 내린 결정 중 가장 잘했다고 생각한 것이 새로운 것에 도전한 것이고 그것이 나노입자 개발이었다"면서 "대학원에서 배우는 것은 박사학위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연구자로 설수 있는 과정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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