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정법원, "위자료 4년간 53억 현금 지급" 결정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
국내 1위 제약기업인 동아제약의 강신호 회장(79·전국경제인연합회장)이 최근 부인 박정재 여사(80)와 황혼 이혼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11일 동아제약에 따르면 강 회장과 부인 박씨는 지난 7월 서울가정법원이 제시한 조정안을 받아들여 이혼에 합의했다.

박 씨는 지난해 8월 강 회장을 상대로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 소송을 제기해 약 1년간 소송이 이어져 왔다.

법원의 이혼 조정조서는 강 회장이 박 씨에게 올해부터 2009년까지 4년에 걸쳐 약 53억 원의 현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최근 동아제약 경영권 분쟁 논란에 휩싸였던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의 친어머니로, 강 대표는 2003년 1월부터 동아제약 사장을 맡아 오다가 2004년 12월 부친인 강 회장과 마찰을 빚으면서 동아제약을 떠났다.

그러나 지난해 4월 동아제약 계열사인 수석무역 대표로 화려하게 복귀한 강 대표는 올해 7월 세 차례 동아제약 주식 17만여 주를 사들이며 지분을 5.59%(강사장 개인 지분 3.73%)까지 끌어올려 경영권 분쟁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낳았다.

현재 강 회장의 개인 지분은 5.20%로 둘째 아들인 강 대표의 지분보다 적다.별거중 부인과 오랫동안 불화(?)…향후 경영권 분쟁 더욱 가열될 듯

그렇다면 강 회장 부부는 왜 '80' 이라는 고령에 이혼을 선택했을까.

일설에 의하면 두 사람은 오래전부터 별거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도 원만치 못했다는 것이 주변의 전언이다.

그런 연유에서 인지 부인 박씨는 지난해 8월 남편인 강신호 회장을 상대로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소송을 서울가정법원에 제기했다.

박씨는 이 소송에서 이혼사유를 ‘남편의 사생활 때문’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간 누적된 불화가 이혼 사유가 됐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일부에서는 강 회장이 네 명의 아들 중 다른 부인에게서 얻은 자식을 총애한 것이 불화를 부추겼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참고로 현재 강 회장의 네 아들 중 동아제약에서 근무하는 강정석 전무는 강문석 대표와 이복형제 사이다.

강 회장과 부인 박씨가 원만치 못하다는 것은 강 회장의 잇따른 발언에서도 확인된다.

강 회장은 올 여름에 제주도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하계 포럼 등 그 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능력없는 자식에게는 경영권을 넘기지 않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히 내비쳤다.

동아제약 주변에서는 강 회장이 지목한 ‘능력없는 자식’은 바로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발언 내용대로 경영권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간다면 ‘재벌 경영권=자식’이라는 등식을 깨 버리는 셈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 후계 경영권을 둘러싼 동아제약의 내부 사정은 더욱 복잡해 질 것이란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본지 2006년2월22일자 보도 내용]

“동아제약 경영권 내 자식에 안 넘긴다”
강신호 회장, 후계구도 발언 미묘한 파동

후계구도 문제를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동아제약 강신호 회장(전경련회장)의 벌언이 제약업계는 물론, 세간에 미묘한 파동을 뿌리고 있다.

발언의 요지는 “동아제약의 경영권을 자식들에게 넘지지 않겠다"는 것이다.

강회장은 최근 월간 ‘신동아’ 3월호와 가진 인터뷰에서 “공사(公私)를 구분 못하거나 낭비벽이 있는 사람은 사장자격이 없다.”며 “자격이 있는 사람이 사장을 맡아야한다.”는 지론을 폈다.

“회사돈과 주머니돈을 구분할 줄 알아야해요. 사장 자격이 없는데 아들이라고 해서 회사를 맡으면 되겠습니까.”

"사람 잘못 키우면 기업 망한다"

그는 “사람을 잘못 키운 기업은 망한다. 회사는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아들에게는 맞는 일을 찾아주는 것이 아들을 위해서도 좋다”며 인재중심의 경영론을 강조했다.

그것이 나중에 회사가 망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것이다.

이는 지금의 아들들이 동아제약의 경영권을 감당하기에는 ‘능력부족’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자식들 입장에서 보면 매우 섭섭한 어조로 들릴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유한양행 같은 회사로 갈 수 있다"

그러면서 그는 유한양행을 설립한 유일한씨의 사례를 들었다.

“유일한씨는 중국계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에게 한때 경영을 맡겼는데 실망했죠. 하여튼 지금은 주인이 없잖아요. 전문경영인들이 제대로 끌고가면 훨씬 좋은 거지요. 전문경영인을 길러야합니다.”

그는 경영권이 매우 민감한 사안임에도 이처럼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강 회장은 “공사를 구분 못하고 자격이 없는 자식에게 회사를 넘겨 망치기 보다는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겨 살릴 수 있다면 그길을 택해야한다. 동아제약을 오너가 없는 유한양행 같은 회사로 만들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회장의 이번 후계구도 발언은 평소의 지론보다 그 강도를 한층 높인 것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업계, 강회장 발언 강도 초미의 관심사

기업경영에 경륜이 있는 분이라 ‘평소의 소신을 피력한 것’이라는 의견에서부터 ‘결국은 자식에게 경영권을 넘기게 될 것’이라는 분석까지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식들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면서 기업경영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기로 마음을 굳힌 것 같다”며 “발언의 강도를 보아서 쉽게 변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다른 관계자는 “동아제약 내부의 미묘한 역학관계를 고려할 때 잠시 내부 갈등요인을 잠재우고 자식들에게 경고함으로써 새로운 기회를 주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동아제약의 오너 일가 지분은 현재 강회장 5.19%, 장남 의석씨 0.49%, 차남 문석씨 2.89%, 3남 우석씨 0.13%, 4남 강정석 전무 0.47% 등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 중 문석씨는 지분 매집경쟁을 벌이다 동아제약 부회장직에서 밀려났다가 7개월여만인 작년 8월 계열사인 수석무역의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조용히 복귀한 상황이다.

강 부회장은 당시, 지분매입뿐 아니라, 부친과 ‘동거동락’ 해 온 유충식 현 부회장과 구체적인 협의없이 부장급 이상 간부들을 물갈이하고 외부 임원 영입을 통해 대대적인 ‘인적청산’을 시도, 유 부회장측과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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