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사 규정 어기고 3년간 36만여명 위험지역 채혈

직원들의 해외출장 경비조달과 브루셀라 병력자의 헌혈기록카드 임의 조작 의혹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대한적십자사가 이번에는 현역 군인들의 위법 채혈로 말썽을 빚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윤호중 의원은 4일 “대한적십자사가 법정전염병인 말라리아 위험지역 내 군인들을 대상으로 채혈을 실시하고, 이를 전국적으로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다"고 폭로했다. [자료실 참조]

윤 의원은 적십자사 자료 등을 인용, 2003년부터 2006년 7월까지 말라리아 위험지역내에서 헌혈을 한 사병은 50만6966명으로 이 중 전체의 72.19%인 36만5966명이 전혈채혈 금지규정을 무시한 헌혈을 했다고 밝혔다.

연도별로는 2003년의 경우, 위험지역 내 총 헌혈인원 13만8623명 중 전혈채혈이 59.46%인 8만2423명이었으나, 2004년에는 총 헌혈인원 15만2926명 중 전혈채혈이 74.09%인 11만3299명으로 급증했다.

이 후 2005년에는 총 헌혈인원 15만270명 중 전혈채혈이 79.94%인 12만124명이었으며, 올들어서도 7월말 현재 6만5147명의 헌혈인원 중 76.93%인 5만120명이 말라리아 위험지역내에서 전혈채혈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말라리아 위험지역에서의 위법 헌혈이 늘어나면서 최근 3년 7개월간 말리리아 양성 판정으로 폐기된 헌혈도 1만5918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2003년 3991건, 2004년 4496건, 2005년 5249건으로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윤 의원은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는 말라리아 위험지역 내에서 전혈(피의 모든 성분) 채혈을 금지하고 있지만 대한적십사자가 규정을 어겼다”며 “말라리아가 최근 전국으로 확산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적십자사는 혈액 수급 관리 명목으로 국방부의 협조를 얻어 위험지역 내 군인들을 대상으로 채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서라도 헌혈문화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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