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데이 3일…‘돌아오지 못할 강’ 건넌 제약업계 애간장

“위탁품목도 동시 축출…제약산업 구조재편 위한 정책적 결단(?)”

제약업계가 오는 6일 발표예정인 생동성시험 조작에 대한 식약청의 2차 중간발표를 앞두고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이번 2차 발표는 지난 4월25일 1차 발표 때(당초 10품목+추가로 위탁 19품목 발표)와 달리, 처음부터 위탁품목(생동성 무임승차 복제약)까지 발표할 예정이어서 생동성 조작품목이 어느 정도가 될지 예측이 불가능한 탓이다.

일부에서는 최고 10배 가까운 조작 품목이 발표될 것이란 전망도 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이번 발표는 당초 예상과 달리, 최종 발표가 아닌 2차 중간발표여서 향후 3차 중간발표에 이어 4차 최종발표 형식이 될 수도 있어 업계의 부담은 늘어만 가고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이번 중간발표가 (중간발표의) 마지막이 될지 더 가게 될지는 아직 예단할 수 없다”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식약청 고위관계자 “자료 입증 문제없다”…3차·4차 연속 발표 가능성 시사

사정이 어떻게 흐르든 이번 발표가 제약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만은 틀림이 없다는데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식약청은 이번 2차 발표에서 총 337품목에 대한 조사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4월말 1차 발표때 조사대상 351품목 가운데 101개 품목만을 점검한 상태여서 나머지 250품목과 추가로 확인된 87품목이 포함돼 있다.

1차 조사 당시에는 101품목 가운데 62개 품목(10개 조작, 19개 위탁조작, 33개 의심)이 생동조작 판명 또는 조작 의심 품목으로 발표됐다.

이중 9개 품목은 허가취소(생동성미실시 1개 품목 제외)를 받았으며, 9개 품목 중 영일제약의 '카베론정(고혈압치료제)'을 위탁제조한 덕분에 실제로는 시험을 하지 않고 생동성을 인정받았던 19개 품목도 허가 취소됐다.

총 28품목이 허가취소 및 수거폐기 조치 명령을 받은 셈이다.

식약청은 1차 발표때 거론된 33개 의심품목에 대해서도 제약업소의 해명을 받았지만, 예정대로 허가취소 및 수거폐기 조치 명령을 내린다는 기본 방침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청은 한발 더 나아가 이들 의심품목에 대해 오늘(7월3일)까지 위탁생산품목의 현황을 제출하도록 지시해 놓은 상태다.

따라서 위탁생산 품목까지 감안하면 생동조작 품목이 1차 발표때보다 최고 10배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는 항간의 우려를 단지, 기우로 여기기에는 무리가 있다.식약청 고위관계자는 “생동성 조작을 입증할 자료가 충분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식약청의 이같은 ‘고강도 반응’에 일부 기업이 제기한 소송문제를 은근히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일부 제약사, 식약청 자존심 건드려 사태 악화(?)

13개 제약사가 제기한 소송에서 폐기처분 취소결정 등은 이끌어낼 수 있겠지만 생동성 조작품묵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를 감안하면 품목허가 취소 자체를 번복할 수 있는 결과를 얻어내기는 쉽지않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어차피 소생시킬 수 없는 제품을 두고 일부 제약사들이 식약청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바람에 일이 더 어렵게 꼬이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2차 발표에 대한 우려감을 표시했다.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식약청 발표가 잘못됐다고 소송을 제기한 상황에서 식약청은 자신들의 발표가 옳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더욱 세밀히 조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동화약품·삼일제약·명인제약 등 상위사 품목 상당수 포함”

그런가운데 식약청의 생동성 조작 발표를 정부가 추진하는 ‘포지티브 리스트(보험약 선별목록제)’와 함께 ‘경쟁력 없는 복제약을 퇴출시킴으로써 업계 구조재편을 가속화 하기 위한 정책적 결단’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이렇게 되면 하위사는 물론, 상위사 품목도 조작 목록에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식약청 주변에서는 이미 상위제약사 또는 유명제약사 품목이 상당수 포함됐다는 조심스런 예측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지난 1차 발표 때 의심품목을 보유한 기업으로 분류된 유한양행, 동화약품, 영진약품, 신풍제약, 삼일제약, 명인제약 등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형근 의원이 지목했던 태평양제약 등도 조작 가능성 목록에 올라있다.

정형근 의원실 관계자는 “생동성 조작품목이 제품의 퀄리티를 떨어뜨리는 것만은 사실 아니냐. 조작을 했건 오류가 됐건간에 나머지 품목들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져야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문제는 시험데이터가 삭제된 품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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