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연 주축…한국보건의료기술평가학회 출범

▲서울대 양봉민 교수가 주축이 된 한국보건의료기술평가학회가 지난달 30일 공식 출범했다.
약물경제성평가 · 공공의료분야 사업평가 업무 등 수행 예정

약물 경제성평가 등 보건의료기술 전반을 다루게 될 '한국보건의료기술평가학회'(회장 양봉민)가 창립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보건의료기술평가학회(보건기술평가학회)는 지난달 30일 오후, 국내 약물경제학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대 보건대학원 4층 강당에서 창립총회 및 학술대회를 갖고 초대 회장에 양봉민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를 임명했다.

양 교수의 주도로 창립된 이날 창립총회에는 국내 주요대학 약물경제학 전문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 제약회사 의학부 및 약가 담당 관계자 등 180여명이 참석, 약물 경제성 평가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학회는 앞으로 학술대회와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연수강좌 등 약물경제성 평가 연구사업을 핵심업무 중 하나로 삼을 계획이다.

양봉민 초대학회장은 "약물 경제성 평가 수요는 급증하고 있으나 연구인력은 크게 부족해 갭을 메우는데 학회가 주도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학회가 설립되면 지금까지 연구자 개개인이 수행해왔던 경제성 평가 연구를 학회라는 기구를 통해 활성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회는 이밖에도 수천억원의 예산을 집행하는 국립암센터의 암연구사업 평가 등 보건의료기술에 대한 전반적인 효용성평가와 최신 의료기술 평가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범위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학회 특성상 감시기구 없어…비리 개입 개연성 높아

하지만 학회가 약물의 경제성평가와 관련 제2의 이권단체 또는 권력기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만만치 않다.

오는 9월 시행예정인 보험등재약물의 포지티브 리스트(선별목록) 제도는 약물의 경제성 평가가 핵심이어서 자칫 학회가 거대한 이권단체로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약물 경제성 평가 전문가가 극소수에 불과해 수많은 제약사들이 이 학회에 자사 약물의 평가를 의뢰할 경우, 이번 생동성시험 조작사건처럼 부실평가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국립암센터와 같은 공공보건의료분야를 평가대상으로 할 경우, 자칫 제2의 권력기구로, 변질될 수 도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학회 창립준비위원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물경제성평가팀장과 다국적제약사 이사가 참여하는 등 구성원의 면면은 더욱 예사롭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학회를 창립할 때는 초심을 다짐하지만, 경제성평가는 생동성 시험과 마찬가지로 건당 5000만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여 그 과정에서 비리가 개입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학회는 일반 기업이나 정부와 달리, 감시기구가 없다는 것이 문제"라며 "그렇기 때문에 비리에 대한 경계가 더욱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학회 준비위원 명단

조성자(한국화이자 의학부 상무), 구혜원(한국GSK 이사), 강혜영(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 김진현(인제대 보건대학원 교수), 배상철(한양대 의대 교수), 배은영(심평원 약물경제성평가팀장), 양봉민(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이건세(건국대 의대 예방의학 교수), 이상무(심평원 의료기술평가사업단장), 이의경(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 이상일(울산의대 예방의학 교수), 이태진(한림대 의대 교수) 등 이상 1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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