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업계 자체 조사 진행…지난해 발사르탄 수준 조치 예상

발사르탄, 라니티딘에 이어 이번에는 당뇨병치료제인 메트포르민에서 발암가능물질인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가 검출된 사례가 보고되면서 제약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최악의 경우에도 전 제품 회수 조치가 내려진 라니티딘과는 달리, 지난해 불거진 발사르탄처럼 선별적 조치가 내려질 것이란 판단하에 예의 상황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6일 메트포르민 제제에 대한 NDMA 검출 여부를 직접 조사 중이며, 현재 마련 중인 시험법을 올 연내에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달 초 싱가포르 보건과학청(HSA)에서 유통 중인 메트포르민 함유 의약품 46개 중 3개에서 미량의 NDMA가 검출돼 회수한다고 발표한데 따른 후속 조치이다.

이 같은 식약처의 입장 발표는 최근 전 품목 조사를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 제기와 함께 식약처가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대한당뇨병학회 등 의료계의 비판이 압박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메트포르민은 당뇨병 치료에 1차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는데다, 약 5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치료제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복합제 등 다양하게 쓰이고 있기 때문에 NDMA가 검출될 경우 파장은 상당할 전망이다.

다만 NDMA가 검출되더라도 라니디틴과는 달리 지난해 발사르탄 수준의 조치가 내려지지 않겠냐는 것이 의료계와 제약업계의 판단이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싱가포르 당국의 발표를 보면 46개 메트포르민 품목중 3개 품목에서 기준치 이상의 NDMA가 검출됐다"며 "3개 품목이 작년부터 처방이 시작된 약물이었고 과거부터 사용하던 약물에서는 NDMA가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메트포르민 전체 품목으로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제약사들은 현재 자체적으로 NDMA 검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빠르면 이번 주 안으로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원료 수입사에서 1차로 검사했는데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현재 2차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회사 공장에서도 완제품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는 "NDMA가 검출되더라도 전 제품에서 검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식약처에서도 검사를 하는 만큼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뇨병학회에 따르면 국내에 메트포르민 함유 약제는 640개 품목이나 되고, 당뇨병 환자의 80%인 약 240만명이 복용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됐던 고혈압치료제인 발사르탄이나 제산제인 라니티딘의 경우 대체약물이 있지만 메트포르민은 대체약물이 없어 환자, 의료계, 제약사 모두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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