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항생제 이야기를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 ‘항생제 열전’이 출간됐다.이 책은 항생제 매뉴얼이 아니고, 항생제 자체에 대한 원리와 개념 파악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보통 항생제의 역사를 다룬다고 하면 통상적으로 항생제를 발견 내지 만든 사람을 중심으로 기술하게 마련이다.

사실 Salvarsan 606 을 합성해 낸 에를리히나 페니실린을 발견한 플레밍, 항생제라는 용어를 만들어 낸 왁스만 등, 위인전의 형식으로 기술하는 것이 가독성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항생제가 거의 없던 개발 초기에야 위인전이 빛을 보지만, 종류가 급증한 시대에 접어들면 어느 슈퍼 히어로 한 명의 기적적인 활약이 아닌, 우리와 다름 없이 너무나 평범하지만 좀 더 끈기 있고 좀 더 성실한 이름 모를 unsung hero들의 대협동이 잔뜩 나온다.

그래서 오늘날에 가까울수록 위인전만큼의 임팩트를 받기가 어렵다. 그리고 주제는 분명히 ‘항생제’인 이상, ‘사람’이 아닌 ‘항생제’가 중심이 되어야 함을 잊고 있었음을 자각하게 되었다.

항생제의 열전이므로 각 종류별로 항생제가 초기의 모습으로 시작해서 어떻게 단점을 보완하고, 어떻게 힘을 더 기르게 되었는지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이 진정한 항생제의 역사라는 것.

그래서 ‘항생제 열전’은 항생제 개발에 매진한 위대한 선대 과학자들의 삶을 다루는 것이 아니고, 항생제 자체가 어떻게 진화해 왔는가에 초점을 더 맞추게 되었다.

그 결과, 소위 약리학적인 측면에서 구조-작용 관계(structure-activity relationship)의     개선 역사가 바로 이 책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항생제 각각의 종류마다 ‘왜’ 이런 능력을 갖추게 되었는가를 시대 순서에 따른 변천사로     설명하는 것이 이 책의 뚜렷한 색깔이다.

저자 : 유진홍(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감염내과교수) 군자출판사 간

저작권자 © 메디팜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