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소 교수, "IL-23 강점 살린 트렘피어 꾸준한 효과 보여"

건선은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는 비전염성 만성 피부질환으로 아직까지 발병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질환이다.

의료계에서는 우리 몸의 면역학적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완치하는 방법은 없으나 만성 질환과 같이 치료를 통해 완화와 관리가 가능하다.

건선은 신체부위 어디에나 나타날 수 있고 초기에는 무릎, 팔에 오는 경우가 많고, 악화되는 경우 원래 있던 자리를 벗어나 그 주위의 피부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인다.

중증 건선은 일반적으로 BSA 10%(체표면역) 이상, PASI 10(건선 중증도 지수) 이상인 경우를 말하며 이 기준은 피부과 전문의가 건선의 중증도를 평가할 때 고려하는 여러 요소 중 하나다.

메디팜스투데이는 TNF-a억제제로 컨트롤 되던 시대를 지나 최근 인터루킨억제제 출시로 약물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달라지는 치료제 시장 현황을 듣기 위해 이은소(아주대학교 병원 피부과) 교수를 만났다.

이은소 교수는 인터루킨억제제 시초 격인 스텔라라(성분 우수테키누맙)를 국내에서 처음 투여한 아주대병원에 재직하고 있으며 최근 출시된 트렘피어(성분 구셀쿠맙)와 휴미라(성분 아달리무맙) 비교 임상인 VOYAGE1과 VOYAGE2에 참여했다.

다음은 이은소 교수와 일문일답

-의료 현장에서 중증건선 치료의 목표는 무엇인가?

중증 건선의 치료 효과 평가 지표는 PASI(Psoriasis Area and Severity Index, 건선 중증도 지수) 점수를 사용한다. 지금까지의 생물학제제는 PASI 75, 다시 말해 건선 증상이 75% 개선을 보이는 경우 치료 효과가 있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최근에 새롭게 등장한 치료제들은 PASI 75를 넘어 PASI 90, PASI 100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증 건선이 산정특례 혜택을 받게 됨에 따라 ‘이전 치료법 대비 얼마나 치료 효과가 좋은가’가 치료제 선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됐다.

실제로 새로운 치료제들이 많이 개발되면서 환자들이 치료제의 효과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안심하고 있고, 의료진 역시 확신을 갖고 치료를 권할 수 있을 만큼 효과가 입증됐다고 본다.

-중증건선의 치료는 TNF-a 억제제에서 인터루킨억제제로 넘어오는 과도기에 있다고 본다. 실제 처방현황은 어떤가?

한국에서 건선 치료에 생물학제제가 본격적으로 사용된 것은 스텔라라(성분 우스테키누맙) 출시 이후부터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대다수의 건선 환자가 스텔라라로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휴미라(성분 아달리무맙)로 치료하는 환자의 비율이 가장 많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휴미라 사용 비율을 약 10% 정도로 파악된다.

지난해 인터루킨억제제인 코센틱스(성분 세쿠키누맙)가 국내에서 보험 급여를 허가 받았고, 올해에는 탈츠(성분 익세키주맙)와 트렘피어까지 치료 옵션의 범위가 넓어졌다. 이런 추세를 고려하면 향후에는 건선 신환자 대부분이 인터루킨 억제제를 사용하게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인터루킨억제제 간 경쟁도 있는 듯 하다. 약물 선택은 어떻게 해야 하나?

개별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제를 찾는 것이 의료진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다. 한편으로,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치료제를 선택할 때 환자에게도 일정 부분 선택권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수한 상황이라 하면 건선 환자가 건선성 관절염까지 앓고 있는 경우다.

몇몇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치료제 선택에는 ‘환자의 접근성’이 주요하게 고려된다. 예컨대 직장생활 때문에 자주 내원하기 어려운 환자들 대부분에게는 투여간격이 긴 스텔라라를 처방한다.

한편, 코센틱스의 등장 이후로 건선 환자들은 보다 빠른 증상 개선을 원하게 된 경향도 있다. 코센틱스는 유도기간 동안 주 1회 투약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빠른 증상 개선을 원하는 환자들은 대개 코센틱스를 선택한다.

유도기간 이후에도 4주에 한 번씩 투여해야 하는데, 환자 스스로 직접 투여할 수 있는 피하 자가 주사 형태이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게 되는 것 같다.

트렘피어의 경우 초기에 0주차, 4주차로 연달아 투여하는 기간이 짧지 않기 때문에 환자들이 효과가 조금 더디게 나타나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트렘피어는 장기효과가 우수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환자에게 충분한 설명, 교육하고 있다.

더불어, 아직까지 각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제를 파악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bio-marker)가 없다는 것이 국내 중증 건선 치료의 한계라 할 수 있다.

항암 치료의 경우 유전검사 결과에 따라 맞춤형 치료제를 찾는 등 치료 영역이 발전되었는데, 아직까지 건선 치료 영역에서는 그런 부분이 미흡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자신에게 적합한 치료제가 무엇인지 질문하는 환자들에게 뚜렷하게 제시할 수 있는 데이터, 기준이 없다는 것이 의료진의 입장에서 매우 안타깝다. 결과적으로는 환자들에게 임상 데이터나 치료 효과, 용법 등을 중심으로 치료제에 대해 설명을 하게 된다.

-건선 환자에게 치료제를 권할 때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설명하나?

일반적인 건선 환자들에게는 그들의 니즈에 따라 치료제를 권하고 있다. 빠른 증상 개선을 원한다면 코센틱스, 탈츠 등의 IL-17 억제제를 권하고, 장기간 편안하게 치료를 하고자 한다면 트렘피어를 추천한다.

트렘피어는 투여 첫 시점인 0주와 4주차에 100mg를 투여하고 이후로는 8주 간격으로 치료를 이어갈 수 있다. 8주 간격이라는 건, 다시 말해 환자가 1년에 7~8번만 내원하면 될 정도로 편의성이 높다는 뜻이다.

반면 코센틱스는 4주에 한 번 투여하기 때문에 연 12~13회는 내원해야 한다. 심지어 유도 기간에는 매주 투여해야 하기 때문에 직장생활을 하는 환자들에게는 불편함이 있다.

대신 코센틱스는 투여 간격이 짧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장점도 있다. 임상 경험에 비추어 보면, 트렘피어는 환자들이 초반에 크게 효과를 체감하지 못했지만 일단 증상이 호전되기 시작하면 효과가 잘 유지됐다.

그래서 빠른 효과를 원하는 환자에게는 자주 맞는 치료제, 즉 코센틱스를 권하고 효과 지속과 편의성을 원하는 환자에게는 트렘피어를 권한다.

-교수님의 트렘피어 임상 참여 경험에 대해 듣고 싶다.

트렘피어 임상 연구에는 3가지가 있는데 스텔라라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NAVIGATE 임상은 참여하지 않았고, 아달리무맙과 비교 임상인 VOYAGE1과 VOYAGE2에 참여했다.

VOYAGE 임상은 5년 연구를 목표로 하고 있어 내년 말까지 연구가 지속된다. 해당 임상 결과를 통해 트렘피어를 장기간 사용했을 때의 부작용 및 치료 효과 지속성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내가 담당하고 있는 환자들은 현재까지 부작용 없이 꾸준히 치료 효과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임상 4년차로, 지난 피부과학회에서 중간보고가 발표됐다.

IL-17 억제제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코센틱스뿐만 아니라 브로달루맙 임상에서도 상기도 감염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았다. 특히 브로달루맙은 구강 칸디다증을 비롯해 다른 부작용 때문에 중간에 탈락한 환자도 있다.

반면 트렘피어는 아직까지 그런 문제가 전혀 없었다. 코센틱스는 리얼월드에서 상기도 감염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종종 있었다. 이에 비해 트렘피어 임상에 참여한 환자들에게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렇게 다른 치료제보다 부작용 발현이 적다는 점이 트렘피어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트렘피어는 치료 효과에 대해 어떤 부분을 강조할 수 있나?

다른 인터루킨억제제와 마찬가지로 트렘피어의 PASI 90 달성률은 높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 피부과학회(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에 처음으로 발표된 VOYAGE 1 임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트렘피어 투여군 중 임상 16주차에 PASI 90에 도달한 환자의 비율이 73.3%였다.

다국가 임상 연구를 살펴보면 서구권과 비교해 한국인의 약물시작시점에서의 PASI와 BMI가 조금 더 낮게 나온다. 때문에 다국가 임상 결과를 살펴볼 때는 서구권과 아시아권의 데이터를 분리해서 볼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이야기해서 서구권과 아시아권 환자들에게서 나타난 치료 효과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새로운 약제들이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장기적 치료제 투여에 대한 부담도 있을 것 같다.

부담이 없지는 않다. 환자들은 치료제의 효과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이 치료제를 과연 얼마나 오랫동안 투여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도 문의를 한다. 대다수 치료제의 임상 데이터가 52주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환자들에게 1년 정도는 치료를 유지해야 하고 그 이후에는 환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설명을 한다.

-중증 건선 환자들이 만족해할 만한 트렘피어만의 강점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임상 연구 경험에 비추어 보면, 치료 효과 면에서는 트렘피어가 기존의 치료제들을 훨씬 상회한다고 말할 수 있다. 2달에 한 번만 내원하면 된다는 투약 편의성도 매우 큰 강점이다. 물론 스텔라라는 3달 에 1회라는 투여 주기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일부 환자의 경우 스텔라라 투여 후에 2달 정도가 지나면 조금씩 건선 증상이 올라온다고 말하는 환자도 있다.

반면에 트렘피어는 임상적으로 투여 주기인 2달 동안 치료 효과가 잘 지속된다. 그런 면에서 향후에는 트렘피어가 중증 건선 치료에 있어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또한, 감염과 같은 부작용의 측면에 있어서도 IL-23 억제제가 IL-17 억제제보다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한다.

-마지막으로 건선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지?

건선은 치료되지 않는 질환이라는 선입견, 장기간 치료제를 사용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겁을 먹고 치료를 하지 않는 환자들이 여전히 많다. 게다가 민간요법이나 자가 치료에 의존하거나, 병원에서 실시되는 치료는 스테로이드제라고 오해해 내원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실상은 그렇지 않다. 과거와 달리 건선 치료에 효과가 좋은 생물학제제도 많이 출시됐고, 경구제나 자외선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이 고안되어 있다. 건선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질환이지만 꾸준한 치료를 통해 증상을 조절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아직 완치는 불가능하지만, 건선 환자들도 조금만 노력을 기울이면 평생을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니 절대로 치료를 포기하지 않기를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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