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권별 병상총량제, 지역거점병원 육성 등 정책 시급

국내에서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이 많을수록 사망과 재입원율이 낮아지는 등 지역별 편차가 심한 것으로 입원 의료의 질을 향상시킬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용익)이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56개 중진료권을 설정하고 각 지역 간 의료이용 양상을 비교 분석한 ‘건강보험 의료이용지도(KNHI_Atlas) 구축 연구(연구책임자 김윤 교수, 서울대 의대)’의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연구결과, 56개 중진료권 중 인구 1000명당 급성기 병상이 가장 많은 지역은 9.9개, 가장 적은 지역은 3.6개로 진료권간 2.8배의 차이를 보였고 고성, 김천, 속초, 당진, 이천, 거제 등 11곳은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이 없었다.

중진료권별 입원이용량


   
중진료권 중 인구 1000명당 입원이용량이 가장 많은 곳은 377건(목포), 가장 적은 곳은 155건(서울)으로 2.4배의 차이가 있었다.

중진료권별 의료결과를 살펴보면, 중증도 보정 사망비가 가장 높은 곳은 이천‧여주(1.7)로 가장 낮은 강릉‧평창(0.8)보다 2배 이상의 격차가 나타났다.

위험도 표준화 재입원비가 가장 높은 여수(1.4), 가장 낮은 천안‧아산(0.8)은 1.8배 이상 차이가 있었다.

중진료권별 중증도보정 사망비

김윤 교수는 “과도한 병상의 공급은 입원 의료이용과 재입원의 증가로 나타났으나, 병상 공급량이 많아도 공급구조가 좋은 경우 의료이용과 의료결과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입원 및 재입원을 예방하고, 입원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병상의 공급구조를 살펴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진료권별 중증도보정 재입원비

적절한 외래의료이용을 통해서 입원을 예방할 수 있는 고혈압, 당뇨, 천식 등 외래진료 민감질환의 입원율은 인구 1만명당 181건으로, 유아에서 5배, 노인에서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외래진료 민감질환의 입원율은 의원급 외래에서 경증 만성질환의 관리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로서 일차의료의 질과 접근도를 반영하고 있으며, 전국 252개 시군구 중 가장 높은 곳은 해남(545건), 가장 낮은 곳은 용인시 수지구(76건)였다.

수지구는 지역박탈지수가 가장 낮아 사회경제적 여건이 양호하고, 인구 1만명당 일차의료의사수도 3.2명으로 상대적으로 많으며, 인구 1000명당 300병상 미만 병상수는 0.9개였다. 
      
김윤 교수는 “본 연구는 지역 간 의료변이에 대한 사회적 의제를 만들고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한 시작점이며, 병상의 절대적 총량을 늘리기보다는 의료의 질과 효율성 측면에서 중소병원의 진료기능을 명확히 하고, 급성기뿐 아니라 요양병원-요양원 등 협력체계를 갖고 상생하는 길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병상 공급량을 적정화하고, 입원의료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시도 및 진료권별 병상총량제, 급성기 종합병원 신설 병상기준 강화, 지역거점 병원 육성, 적정 규모 이하의 중소병원 기능 전환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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