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수술·원지동 이전 지연·백신 불법 투약·간호사 사망 등 잇따른 사건에 사과

재발 방지 위해 복지부와 논의…"정체성 확립하겠다"

<2018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 원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료기기 영업사원의 대리 수술, 원지동 이전 지연, 간호사 마약 투약 사망 사건, 간호사 백신 불법 투약 및 판매 등 잇따른 사고에 사과했다.

정기현 원장은 이날 국립중앙의료원 업무 보고를 마친 직후 여야 의원들의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국정감사 자료 제출에 따른 불성실한 태도를 지적 받았다.

신동근 의원은 "국립중앙의료원이 의료기기 영업사원의 대리수술 논란과 관련해 자체 내부감사 축소 은폐가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당 감사 속기록 자료도 국회에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술내용 속기록에 대한 자료를 준비 중이라고 차일피일 제출을 미뤄왔고, 국감 전날까지 '자료 준비 중'이란 서면 답변만 냈다"면서 "오늘 새벽에야 직원이 속기록을 보여주면서 사진촬영이나 복사를 하지 못하게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정 원장은 "해당 자료에 대해 제출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는 것은 알았으나, 자료 제출을 하지 않은 것은 몰랐다"면서 "매우 송구스럽다. 절대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신동근 기동민 남인순 김순례 윤소하 의원들이 차례로 국립중앙의료원의 자료 미제출과 안일한 태도에 지적을 어어가자 사과의 말을 덧붙였다.

남인순 의원은 질의를 통해 "공공의료를 선도해야 할 국립중앙의료원에서 대리수술 의혹이 불거진 것은 충격이다.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사과할 의향은 없느냐"고 묻자 정 원장은 "사과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한 뒤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모두에게 송구하다. 의료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전형 보여준 것 같아 국민 여러분과 의원들 앞에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대리수술 의혹과 관련해 현재 내부 감사만으로는 진실을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면서 "현재 보건소와 경찰에서 조사하고 있으며, 위법 사실이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의료기기 영업사원의 수술실 출입을 전면 중단하고 현재 논란이 되는 수술실 내 CCTV 설치 필요성이 대두된 것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검토하겠다"면서 "다만 수술실 내부에 설치하는 부분은 환자 동의나 기타 사생활 침해 등 문제가 존재해 보건복지부 등과 긴밀히 논의하고 협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 원장은 이어진 의원들의 질의에도 재발장비와 대책을 세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순례 "이 정도면 사퇴해야 한다. 사퇴하라"

김순례 의원은 잇따른 국립중앙의료원 사고를 지적하면서 정 원장에게 사퇴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현 정권과 친하다는 이유로 조그만 의료기관 원장이었던 분이 국립중앙의료원 원장으로 온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일련의 사고에 대해 사퇴할 생각없느냐. 능력이 없으면 사퇴해야 한다. 사퇴하라"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정 원장은 "(현 정권과의 관계에 대해)사실이 아니다"면서 "의원님께서 오해를 하시는 것 같다"고 답변했다.

이어 김순례 의원은 "중앙의료원 간호사가 화장실에서 마약 중독으로 사망한 채 발견된 것에 대해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면서 "원장의 무능으로 마약류가 제대로 관리되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정 원장은 "사건을 듣고 약물 투여가 의심돼 바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면서 "지난 감사 기록을 보니 약물 투여 관련 내용이 있어 내부 감사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해 복지부와 외부 감사를 협의했다”고 말했다.

최도자 의원은 "수술실 출입 기록을 보면 의료기기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수술실에 들어간 것이 45건으로 확인된다"면서 "명확하게 확인해 조사를 실시하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수술의 경우 CCTV가 촬영된 경우가 확인됐다"면서 "이것에 대해 환자와 환자보호자의 동의를 구한 것인지 확인해 보라"고 말했다.

또 "이런 행위는 국민들을 기만한 것이다. 한 점의 의혹 없이 철저히 조사를 해야 한다"면서 다만 "국립중앙의료원도 처우가 그리 좋은 것은 아니었다. 앞으로 정부도 국립병원에 근무하는 의사와 간호사 모든 직원들의 처우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국립병원이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운영되면 되겠냐.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정기현 원장은 "창피하다"고 답변한 뒤 "먼저 저희들이 정체성부터 흔들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철저히 반성하고 한점 의혹없이 의원님의 지적에 대해 보고 드리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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