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시장 진입 위해 ICH 가이드라인 준수 필요

급변하는 임상 트렌드를 쫓기 위한 국내사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특히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플랫폼 등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임상시험의 고도화를 통한 글로벌신약 개발에 집중하는 분위기가 점차 자리를 잡고 있다.

현장의 분위기에 발맞춰 임상시험 현장에서는 비용을 줄이면서 정확한 데이터를 도출할 수 있는 '위험기반모니터링(risk-based monitoring)'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데이터를 활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모니터링을 통해 위험요소를 미리 예측해 임상시험 성공률을 높이는 것을 지칭하는 용어로, FDA는 지난 2013년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바 있으며 한국 역시 식약처가 '의약품 임상시험 위해성 기반 모니터링 가이드라인'이라는 이름으로 2016년 8월 발표한 바 있다.

과거 단순한 분석에 머물렀던 임상시험의 형태가 데이터 축적과 위험 요소에 대한 관리, 이들의 효과적인 활용을 위한 플랫폼 형태로 발전해 가고 있는 것.

메디팜스투데이는 지난 16일 임상 현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메디데이터 카일 기븐(Kyle Given)스트래티직 모니터링 총괄을 만나 '위험기반 모니터링'에 대한 개념과 임상현장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카일 기븐과의 일문일답.

카일 기븐(Kyle Given)스트래티직 모니터링 총괄

-위험기반 모니터링은 아직 생소한 용어다.

말 그대로 임상시험 과정에서 발생할 위험(risk)을 사전에 파악하고 관리하는 작업이다. 임상시험을 진행하면 항상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다. 이러한 위험요소는 환자와 관련된 리스크 일수도 있고, 운영 전반에 대한 것을 말하기도 한다.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가 새롭게 제정한 의약품 임상시험 가이드라인에는 위험 관리 체계(framework)가 공식화 되어있고 이에 따라 위험요소를 정의하고, 공식적인 방법으로 리스크를 문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환자의 차트를 읽거나 데이터를 나열하고, 이것을 시각화하는 과정 등이 대부분 수동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머신러닝, AI 등과 같은 첨단기술이 많이 발전함에 따라, 빅데이터 분석도 보다 혁신적인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다.

기술의 발전 덕분에 이제는 위험요소를 아주 즉각적인 방식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되었고, 이러한 요소를 새로 정의하고 관찰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뿐만 아니라 이처럼 체계화된 과정을 통해 위험요소를 사전에 예방하고 수정할 수도 있게 되었다

이 모든 내용은 새로운 ICH(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 가이드라인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위험기반 모니터링이 실제 임상시험에서 어떻게 적용되는가?

분석 솔루션 활용을 통해 여러 임상시험수행기관의 환자들을 비교하고, 이러한 환자들이 임상시험 프로토콜 요건을 잘 준수하고 있는지 확인이 가능한 점을 들 수 있다.

메디데이터의 경우 여러 환자군의 데이터를 모니터링 함으로써 임상시험 수행기관에서의 환자 모집단의 데이터를 비교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기관에 따라 잘못된 환자가 등록이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올바른 환자를 임상수행기관에 등록시키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

그리고 리스크를 식별함으로써 해당 기관이 프로토콜 요건을 준수하고 있는지, 준수하고 있지 않은지도 확인이 가능하며 환자가 올바른 용량의 시험약을 잘 복용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위험기반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임상 프로토콜 요건이 잘 준수되고 있는지 전반적인 상황을 확인하고, 올바른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러한 과정에서의 리스크를 비교적 쉽게 식별할 수 있다.

-ICH의 위험기반 모니터링 발표에 따른 영향은 어떠할 것으로 보나?

ICH 가이드라인 중 특히 위험기반 모니터링 관련해서는 3가지 중요 내용으로 살펴볼 수 있을 것 같다. 첫째는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의뢰사(제약기업)가 임상시험 위험요소를 문서화하고, 동시에 이러한 위험요소를 계량화/점수화(scoring)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중앙화된 통계 분석 방법(CSA: Centralized Statistical Analytics)’을 따라야 한다. 이러한 방법은 데이터 통계자료에서 이상치(outlier)가 있는 경우 데이터에 기반해 이러한 이상치를 빠르게 식별 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빠르게 해결하는 것은 물론, 위험요소가 계속 남아있지 않도록 미리 예방할 수 있다.

세 번째는 ‘quality tolerance limits(QTLs)’로, 품질과 관련해 견딜수 있는 한계치(limit)를 뜻한다. 핵심 위해요소 지표(KRIs)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를 기반으로 한 임상시험은 제대로 진행이 되고 있는지, 임상시험의 품질은 어떠한지 판단이 가능하다.

세계적 추이를 본다면 유럽의 경우 ICH가 하나의 규제 체계(framework)로서 적용되고 있다. 반면 미국은 FDA 측에서 자체적인 연방 규제 코드가 있기 때문에 ICH 가이드라인이 법적인 효력은 없다. 하지만 FDA는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과정에 있어 ICH GCP 가이드라인을 따르고 있다. 따라서 법적인 효력이 없어도 유요한 기준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식약처에서 ICH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또한 법제화가 되어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 임상을 진행할 때 이러한 가이드라인에 맞춰서 진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최근 한국 제약회사들은 신약을 개발할 때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에 시판 및 승인이 될 것을 미리 예상하고 개발한다. 때문에 약품을 판매하게 될 국가에 상관없이 일단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임상시험도 ICH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것이 필요하다. 글로벌 임상에서 ICH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것이 요구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이러한 가이드라인에 맞춰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것이 점차 보편화 될 것이라고 본다.

글로벌 시장 진입 위해 ICH 가이드라인 준수 필요

- 그러면 업계는 어떤 대비를 해야 하는가?

메디데이터의 경우 지난 몇 년 동안 위험기반 모니터링(RBM)과 관련된 업계의 리더들과 협력해 왔다. 트랜스셀러레이트(Transcelerate) 가 한 예다. 2015년 12월 업계를 대상으로 RBM과 관련한 관련한 기술 요건을 담고 있는 문서를 발표한 바 있다.

운이 좋게도 메디데이터는 트랜스셀러레이트에 속해 있는 많은 제약 기업들과 함께 협업하고 있다. 여러 가지 솔루션을 디자인하고 이를 소개하는 과정에 참여한 것은 물론, 지난주에 열린 메디데이터의 가장 큰 연례행사인 Medidata Next 컨퍼런스에서도 새로운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업계가 전반적으로 새로운 RBM 관련 기술을 구축하는데 메디데이터가 협력하고 있다.

함께 일을 하고 있는 여러 제약사나 CRO들은 ICH 가이드라인에 준수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구축하는 과정에 있거나, 시작하는 매우 초기 단계에 있다. 업계 전반적으로 볼 때는 상당히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변화 자체는 아직 시작 단계에 있기 때문에, 앞으로 자체적으로도 계속 학습하고 도움이 필요한 파트너들을 지원할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

-메디데이터가 실제로 임상현장에서 위험요소를 제거해서 성공한 케이스들이 있는지?

메디데이터는 11월 메디데이터 스트래티직 모니터링(medidata strategic monitoring)이라는 새로운 위험기반 모니터링 솔루션을 런칭했다. 스트래티직 모니터링에서 가장 중요한 솔루션은 ‘CSA(중앙 통계 분석: Centralized Statistical Analytics)’이며, 이 솔루션은 머신러닝(기계학습)을 통해 일련의 통계 자료를 보고, 데이터를 시각화 하도록 돕는다. 또한 특정 환자나 임상수행기관, 특정 국가에서 자주 발견되는 리스크에 대해 구체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도록 해준다.

실제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CSA 솔루션을 몇 년 동안 활용한 사례가 있다. 초기 RBM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을 포함해 거의 대부분의 임상 모니터링 과정에서 CSA 솔루션을 도입하도록 해 데이터를 통해서 기존의 전통적인 방법으로 임상을 진행하던 임상수행팀들이 발견하지 못했던 여러 리스크를 파악하고, 분석 해서 리스크를 막았던 경험이 있다.

하나의 사례로 고객사 중에 환자 등록이 상당히 높게 나타나는 임상시험수행기관이 있었다. 이곳에 모집된 환자들을 모니터링 해보니, 신약의 치료 반응이 좋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강상태가 매우 양호한 사람들이 환자/피험자로 등록이 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처럼 해당 기관의 수행능력(performance)과 등록된 환자들의 특성을 모니터링 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사전에 파악하고, 제약회사가 미리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앞으로는 올바른 환자가 사이트에 등록 될 수 있도록 제약회사의 임상진행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었다.

-메디데이터가 바라보는 한국 임상의 현황은 어떤가?

위험기반모니터링(RBM)은 한국뿐만 아니라 아직 전세계적으로도 새로운 개념이다. 특히 대형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모니터링과 관련해 적합한 체계(framework)가 만들어 지고 있는 등 업계 전반적으로 RBM 솔루션을 중시하는 쪽으로 변화되어 가고 있다. 이번에 한국에 방문해 RBM 솔루션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가진 고객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고, 관련해 어떤 성공 케이스들이 있는지(best practice)논의했다.

한국에서도 제약사를 포함해 잠재 RBM 솔루션 사용자들에게 이러한 모니터링의 중요성이 더욱 알려지고, 궁극적으로 해당 솔루션 입지가 더욱 탄탄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우선 다른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하는 것이 좋은 방향일 것 같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국내 제약회사들이 임상시험을 진행하기에 앞서 글로벌 진출 등 어떠한 기대치를 설정할 때에 있어서 글로벌 제약회사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많은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것 같다.

-빅데이터 활용에 대해 한국은 이제 막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빅데이터는 임상시험 설계 과정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빅데이터가 보다 효율적이고 양질의 결과를 이끌어 내도록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데이터를 잘 통합하는 것이 필요하다. 환자와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모니터링하고 이를 분석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현재 대부분의 임상시험에서는 환자데이터와 관련한 데이터가 4개에서 10개 정도의 다양한 출처에서 수집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다양한 소스의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해 상당히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 빅 데이터 분석의 핵심은 개별 데이터뿐만 아니라 임상데이터 등 모든 관련 데이터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를 표준화해서 분석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다른 업계가 비즈니스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10년 동안 빅데이터를 활용 해 온 반면, 제약업계에 “빅데이터"는 상대적으로 새로운 개념이다. 과거에 데이터는 전적으로 메뉴얼로 육안을 통해 확인해 왔다. 하지만 이를 기술을 이용해 분석하게되면 새로운 면면을 확인하고 이용할 수 있다. 현재 메디데이터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전에는 식별이 불가능했던 다양한 종류의 정보를 접할 수 있다.

빅데이터 활용과 관련한 새로운 도전과제도 물론 있다. 바로 임상현장에서 빅데이터를 제대로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고 훈련하는 것이다. 분석 역량과 더불어 전문인력의 할당 역시 상당히 중요하다. 외부의 여러 전문가를 초청해 빅 데이터 활용을 높이는 제약사들도 있다.

메디데이터 내에도 데이터사이언스 팀이 있는데, 이런 데이터 전문가들은 제약업계가 아닌 보험, 항공우주 분야 등 빅 데이터를 오래 전부터 계속 활용해 왔던 다양한 분야에서 영입해서 새로운 방식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소스데이터의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매우 민감하게 생각한다.

앞으로는 정보 공유에 있어 환자 스스로 선택권을 갖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환자가 중증의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특히 종양 관련 질환), 환자가 자신의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임상시험이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이 되고, 추후 자신의 질환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하에 본인의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공유하려는 경향이 있다.

최근에는 휴대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를 통해서도 환자 데이터가 공유될 수 있지만, 이러한 경우에도 환자 데이터를 익명화 해서 공유하는 것이 가능해 우선적으로 데이터를 보호할 수 있다. 

관련해 유럽의 경우에는 환자 개인정보 보호법을 따르고 있으며, 관련된 새로운 법안(GDPR: 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이 내년 5월 발효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임상현장에 남기고 싶은 제언이 있다면?

기업들이 임상 프로토콜을 상당히 실험적으로 설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프토로콜이 너무 복잡하면 환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프로토콜을 따르는 것이 부담이 될 수 있고, 이는 곧 양질의 임상결과를 도출하는 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이미 아픈 상황에 있는 환자가 체열이나 MRI 등 추가적인 진료를 너무 많이 받도록 임상을 설계한다면 임상에 참여하는 환자가 임상시험을 매우 부담스럽게 느낄 것이다.

결국 임상 프로토콜을 설계할 때 양질의 데이터를 활용해 환자를 중심에 두고 임상을 설계해야 한다는 점을 말씀 드리고 싶다. 신약의 안전성, 내약성, 효과 등 임상시험의 엔드포인트(end point)를 구체적으로 잡고 이러한 엔드포인트에 초점을 맞춰서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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