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우 위원 "빅데이터 활용·인력양성 등 정부지원 절실"

신약개발 과정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하고자 하는 국내 제약사의 움직임이 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산업 실정에 맞는 인프라 구축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국내 제약사가 단독으로 인공지능 플랫폼을 도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구축 중인 '인공지능 신약개발 지원센터'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배영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R&D정책위원회 4차산업 전문위원(사진·아이메디신 대표이사)은 "향후 제약업계에서 인공지능의 활용은 필연적"이라며 "인공지능을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취합하고 분석함으로써 임상시험을 최적화시키고 부작용이나 작용기전을 예측하고 분석하는 등 신약개발에서 혁신적인 변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제약업계에서 AI를 활용한 신약개발 패러다임을 'Quick win, fast fail'로 정의했다. 빠르게 시도해보고 실패할 것은 빠르게 실패함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배 위원은 "신약개발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후발 주자이고, 규모도 작은 상황이지만 인공지능은 이러한 상황을 빠른 시일안에 극복하고 글로벌 제약산업에 선도주자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수요자 중심의 인력 양성과 제약사들이 공용으로 인공지능을 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배 위원은 "국내 제약사가 단독으로 인공지능 플랫폼을 도입하기에는 기업의 규모 측면에서 여력이 안되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신약 탐색분야에서 국내 기술력으로 독자적인 인공지능 플랫폼과 서비스가 등장하는 짧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때문에 AI 활용 신약개발에 대한 국가적 장려와 빅데이터 활용을 포함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배 위원은 "신약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는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대한 공공 데이터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플랫폼에 학습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국가와 민간이 공동으로 투자하고 운영하는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인공지능센터 구축 후 정부 지원이 이루어지면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비용은 중소제약사들도 부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책정하고 내년에는 실질적으로 신약개발에 AI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배영우 위원은 "데이터 활용을 어디에 초점을 두느냐는 제약사마다 달라질 수 있다"면서 "처음부터 모든 제약사를 만족시키기 보다는 가장 수요가 큰 것부터 차근차근 시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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