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독일 베를린 가토 공원묘지에 있는 윤이상의 묘소를 참배, 경남 통영에서 공수해간 동백나무를 묘지에 심고, 묵념도 20여 초간 더 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이날 묘지에 심은 동백나무 앞에는 붉은 화강암으로 된 석판에 금색으로 ‘대한민국 통영시의 동백나무. 2017. 7. 5 대통령 문재인 김정숙’이라는 글씨를 새겼다.

특히 김 여사는 이날 “윤이상 선생이 생전 일본에서 배를 타고 통영 앞바다까지 오셨는데 정작 고향 땅을 밟지 못했다는 얘기를 듣고 많이 울었다.” 며 “조국 독립과 민주화를 염원하던 선생을 위해 고향의 동백꽃이 어떨까 생각해서 가져오게 되었다”고 말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윤이상 기념관’ 설립과 관련, “한국이 지금까지 정치상황이 그래 가지고....”라며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는 기사를 읽으면서 가슴이 철렁했다.

누가 이런 기획을 세웠을까? 정권이 바뀌면서 청와대와 각 기관에는 이미 사노맹 등 운동권 출신들이 대거 포진해 문 대통령의 심중에 있는 사안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가고 있는 것 같아 의구심을 자아낸다.

이번에 방문한 윤이상이 누구인가? 윤이상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곡가임에는 틀림없지만 과거 북한을 방문하는 등 또 다른 통영의 한 가족을 파멸시킨 장본인이 아니던가.

윤희상은 1971년 서독에 귀화한 후에도 북한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해왔으며 1982년부터 북한에서 매년 윤희상 음악제가 개최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고향 땅을 밟지 못한 윤이상에 대해서는 가슴 아파하며 많이 울었다는 김 여사. 윤이상의 조작으로 한 가정이 북송되어 죽음에까지 이른 통영의 또 다른 딸을 생각해 보았는가?

윤이상은 1984년 평양에 북한의 해외문화공작조직인 ‘윤이상 음악 연구소’를 설립했고, 김일성 75회 생일을 기념해 ‘나의 땅, 나의 민족이여’ 라는 곡을 바친 인물이다.

그러나 윤이상이 용서받지 못할 죄는 따로 있다. 가난한 유학생이던 오길남 박사를 회유해 북한으로 보낸 것이다.

서독 간호사 출신인 오 박사의 부인 신숙자 씨가 바로 통영이 고향이다. 다행히 북한에 있는 부인의 말을 듣고 독일에서 탈출한 오 박사로 인해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그로 인해 오길남 박사의 부인과 혜원(11세). 규원(9세)두 자매가 요덕수용소 혁명화 구역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다.

1991년 윤이상이 마지막으로 오길남 박사에게 전해준 신숙자 씨와 두 딸의 사진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2012년 북한 당국이 신숙자 씨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유엔에 서신으로 전달한 바 있다.

오길남 박사가 한국으로 들어와 이 같은 사실을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가진 후 천주교 인권위원회를 비롯한 한국의 여러 인권단체에 아내와 두 딸을 구해줄 것을 애타게 호소했으나 모두 묵살 된 바 있다.

1942년 통영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통영여중을 졸업한 통영의 딸이었다. 2011년 5월 통영에서는 통영의 딸 신숙자 씨와 두 딸을 구출하기 위한 운동의 일환으로 ‘요덕정치범 수용소’ 전시회가 열리기도 했지만 사회시민단체의 외면으로 아무런 성과를 보지 못했다.

그토록 정의와 인권을 부르짖던 종교계와 시민단체들이 북한에 대해서만큼은 지금처럼 무기력하고 침묵하고 있는지? 윤이상의 감언이설에 속아 독일에서 단란하게 살았던 한 가족이 이산가족이 되고 불행 한 삶을 살게 된 것에 대해서는 가슴 아파하며 울어본 적이 있는가? 묻고 싶다. 
 
요즘 들어 정권이 바뀐 것을 뼈저리게 실감하게 된다. 5.18 광주묘역에는 대통령과 각료들이 대거 참가하고 ‘님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되는데 지난 달 29일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제2 연평해전 15주년 기념식에는 유가족과 참전 용사만 참석, 5.18 광주사건기념식,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문 대통령을 비롯한 국회의원들과 시민단체가 적극적으로 참석했던 것과는 아주 대조를 보였다.

이날 행사에는 6·25전쟁 67주년 행사를 주관했던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한 피우진 보훈처장,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인 국민의당 인사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나마 자유한국당, 바른 정당 등 보수 야당 의원들 몇몇만 참석했다. 제 2연평해전은 우리 군이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북한군 30여 명의 사상자를 만들어내는 등 승전으로 평가받고 있는 해전이다.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영결식에 불참한 가운데 일본에서 한. 일 월드컵 축구를 관람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정부와 정치권의 관심 밖으로 당시 전사한 우리 해군이 15년이 지날 때까지 여전히 ‘전사자’가 아닌 공무 중 사망이라는 ‘순직자’ 상태로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노무현 정권까지는 ‘서해교전’으로 불리다가 2008년 이명박 정부에서 승전의 의미가 있는 ‘제2연평해전’으로 격상 된 바 있다.

최근에 ‘전사자’로 예우하는 특별법이 발의됐지만 아직까지 정치권에서는 관심 밖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 문 대통령이 정부 출범 이후 첫 국무회의에서 ‘공무원연금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의결시켰다.

여기에는 세월호 참사 당시 희생된 기간제 교원을 법 적용대상 공무원 범위에 명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기간제 교사 김초원. 이지혜. 순직 인정 지시에 대한 법령상 근거를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임기 초 국민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5.18 기념식장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과 함께 ‘국정교과서 폐지’ 지시를 내린 바 있다.

현실을 보면서 필자가 쓴 칼럼(5월8일자)‘문재인후보가 대통령에 당선 되었을 때 일어날 일 꿈을 꾸었다’가 꿈이 아닌 현실로 드러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문 대통령의 인사나 추진 과정을 보면 더욱더 암울해질 미래가 청사진처럼 펼쳐지며 우려된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윤이상이라는 김일성주의자를 위해 눈물을 흘릴 것이 아니라 지금도 북한에서 짐승 이하의 고통을 겪고 있을 ‘통영의 딸들’을 위해 울고, 그들을 구출하기 위해 북한을 규탄해야 할 것이다.

특히 김 여사는 조국을 배신하고 한 유학생의 가정을 파멸시킨 인면수심의 친북자 윤이상의 마음을 아파할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사랑하는 가족을 지옥에 버려두고 폐인처럼 자책하며 살고 있는 오길남 박사의 절규에 더 귀기우리고, 함께 슬픔의 눈물을 흘러야 할 것이다.

또한 세월호와 5.18사건에 관심을 보이듯 제2연평해전에서 조국을 지키다 장렬하게 전사한 장병들에게 ‘공무 중 순직’이 아닌 ‘전사자’로 예우하는 법령을 제정하는 등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뭔가 정책이 잘못된 길을 걷고 있는 것 같아 하루하루가 불안하기만 하다. 이제라도 국민들은 눈을 크게 뜨고, 귀를 활짝 열어 작은 소리까지도 들으며 위기의 현실을 느꼈으면 한다.

[호 심송, 시인. 칼럼니스트. 한국열린사이버대학 실용영어학과 특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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