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진균학회, 국내 첫 가이드라인 마련 공개

고현창 홍보이사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본격적인 여름을 맞아 손발톱무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 10명 중 8명은 손발톱무좀 증상을 경험했고, 그 중 6명은 자가진단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손발톱무좀 진단과 치료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나와 주목된다.

대한의진균학회는 28일 오전 광화문 인근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새로 제정한 손발톱무좀 치료 가이드라인을 소개하고 국민들의 손발톱무좀 질환 인식과 치료행태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최종수 회장(영남의대 피부과)은 "손발톱무좀은 생명과 직결되지 않아 환자들이 치료에 적극적이지 않다"면서 "그러나 당뇨환자의 경우 심하면 족부궤양으로 발전하는 등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제대로 알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국민 6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국민 손발톱무좀 질환 인식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민 중 79%는 ▲손발톱 표면이 거칠어짐 ▲손발톱이 갈라지거나 부스러짐 ▲손발톱이 두꺼워짐 ▲손발톱이 변색됨 등 주요 증상을 하나 이상 경험했다.

증상을 경험한 기간은 평균 3.7년으로, 대부분의 응답자가 증상을 장기간 방치하거나 적절한 치료를 시도하지 않았다.

병원 치료가 필요한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67.3%는 '병원에서 치료해야 한다'고 응답했으나, 응답자 중 64.1%는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기보다는 '자가진단'을 통해 손발톱무좀임을 확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약국에서 치료제를 구입해 치료한다'가 36.9%로 가장 많았으며, '손과 발을 깨끗하게 관리한다'가 31.6%였고, '병원에서 바르는 치료제를 처방받아 치료한다'는 답변은 14.6%에 그쳤다.

손발톱무좀 치료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의 평균 치료 기간은 2년이었으며, 그 이상 치료했다는 답변은 34.8%에 달했다. 또 장기적인 치료(68.6%), 반복적인 재발(61.5%), 치료 효과가 낮음(43.8%) 등이 치료과정의 불만으로 꼽혔다.

병원 치료를 경험한 응답자 중 완치 판정 이전에 병원 치료를 중단한 비율은 54.6%로 절반을 넘었다. 그 이유로는 치료기간이 너무 길어서(50.4%), 치료가 불편하거나 귀찮아서(49.6%), 눈으로 봤을 때 개선됐다고 생각되어서(43.4%) 등의 순이었다.

고현창 홍보이사(부산의대 피부과)는 "부적절한 치료 중단이 증상 장기화와 재발에 영향을 미친다"며 "손발톱무좀은 손발톱이 새로 자라날 때까지 치료해야 해 일반적으로 손톱 6개월, 발톱은 12개월 정도 치료하며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깨끗이 씻고 관리만 잘하면 나을 수 있는 질환이라고 오해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며 "손발톱무좀은 당뇨병, 말초혈관질환, 면역결핍 등 중증 및 만성질환 환자에서 골수염이나 괴사와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방치할 경우 치료가 더 어려워진다"고 덧붙였다.

새로 마련된 이번 가이드라인은 임상 및 진균학적 진단을 거쳐 질환 요인과 중증도, 경구항진균제 복용 여부 등의 환자 요인 확인, 국소항진균제 및 전신항진균제 등의 치료 방법과 평가, 예방 등 진단 및 치료과정 전반을 포함했다.

박진 기획정보이사(전북의대 피부과)는 "손발톱무좀 질환은 임상형태나 환자 특징에 따라서 치료방법이 복잡하고, 새로운 치료방법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이 대두됐다"며 "근거중심의 국내 현실을 감안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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