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사업 바이오산업 주료로 부상할 듯

경북대학교 윤재수 명예교수
누에는 뽕만을 먹고 자랍니다. 뽕을 먹고 자란 누에는 고치를 짓고, 고치 속에서 번데기가 되고 나방이가 되어 고치를 뚫고 세상으로 나옵니다. 세상에 나온 나방이는 먹이를 먹지 않고 짝짓기를 하고 짝짓기 후 수컷은 생을 마감하고 암컷은 알을 500~600개 정도 낳은 후 생을 마감합니다.

누에의 일생은 알, 애벌레(누에), 번데기, 나방의 4 시기로 구분되는 완전히 탈바꿈하는 곤충입니다. 누에를 길러 생산을 내는 산업을 잠사업이라 합니다. 잠사업은 뽕나무를 재배하여 뽕을 생산하여야 합니다. 뽕은 누에의 밥입니다.

뽕을 먹고 누에는 일정한 크기로 자라면 허물을 벗어야 합니다. 애벌레 기간을 일반적으로 누에라 부릅니다. 애벌레 기간에 4 번 허물을 벗고 다 자라면 고치를 짓게 됩니다. 누에고치의 모양은 누에 품종에 따라 다릅니다.

공모양, 타원모양, 새알모양, 땅콩모양 등 다양합니다. 누에고치 실은 량이 많고 균일하게 길어야 좋은 실이 됩니다. 고치를 구성하는 실마리를 고치실이라 합니다. 누에고치 한 개의 무게는 2.0~2.5g이고, 누에고치 한 개의 실 길이는 1,200m에서 1,500m 정도입니다. 누에는 고치 속에서 번데기가 됩니다.

사람들이 명주옷을 만들기 위하여는 누에고치의 실을 이용하여야 합니다. 누에고치의 실을 얻기 위하여 고치를 삶아야 합니다. 고치속의 번데기를 죽여야 합니다. 고치속에서 죽은 번데기 영혼을 달래기 위하여 누에치기 전에 선잠제(先蠶祭)를 봉행합니다.

누에고치를 삶아 실을 뽑아내는 과정을 제사(製絲)업이라 합니다. 제사공정을 마치면 명주실을 얻을 수 있습니다. 명주실은 다시 몇 가지 처리 공정을 거쳐 비단을 만들어 냅니다. 비단은 인류의 가장 훌륭한 의복 재료입니다.

명주로 만든 비단옷은 요순시대부터 권위의 상징으로 표현되어 임금의 의식행사에는 비단으로 만든 의복을 착용하였습니다. 명주는 부드러운 촉감, 보온성, 흡습성, 염색성, 광택성이 뛰어나며 명주 울림이 좋아 인류 최고의 옷감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누에의 변태하는 과정을 종교적으로 설명하여 윤회와 승천의 과정으로 판단하고, 명주는 제의와 수의로 많이 사용하여 왔고 현재도 고급 품질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잠사업은 우리 민족의 전통산업입니다. 섬유산업으로 나라 경제가 어려운 시절에는 경제 부흥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수출 품목이 별로 없을 때에 수출 주도산업으로서 우리 경제의 초석을 이루었습니다.

수천년을 이어온 잠사업은 우리 민족의 대표적 의료(衣料) 산업으로 활약하였습니다. 지금은 시대적 변혁으로 의료 산업에서 건강 산업으로 전환하는 과도기에 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잠사업이 바이오산업의 주류를 형성하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의 이야기는 우리의 선조들은 누에를 이용하여 사람들의 건강을 어떻게 지켜 왔는가를 허준의 동의보감<대역동의보감, 동의보감국역위원회, 법문사, 1999. 12.15.>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겠습니다.

동의보감은 임진왜란으로 국정이 혼란하고 질병이 창궐하여 전국적으로 전파되는 급박한 현실에서 백성들을 구제하기 위할 목적으로 선조 임금이 1596년에 태의(太醫)인 허준에게 명하여 의서 발간을 종용하므로 편찬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선조 임금의 명을 받은 허준은 어의 양예수, 이명원, 김응탁, 정예남 그리고 유의(儒醫) 정작 등과 편찬 작업을 착수하였습니다. 그러나 1597년 일본인들의 정유재란으로 국정이 혼란하여 편찬 어의들이 뿔뿔이 헤어져서 편찬 작업은 중지되었습니다.

7년의 왜란이 끝나고 국정이 안정을 찾은 1601년 봄에 선조 임금은 허준에게 의서의 단독 편찬을 명하였습니다. 왕명을 받은 허준은 태의로서 임무를 다하면서 의서 편찬을 수행하기는 힘들어 편찬 작업이 부진하였습니다.

1608년 선조 임금이 승하할 때까지 의서를 마무리하지 못한 죄로 허준은 의주로 유배되었습니다. 의주 유배지에서 허준은 정력을 다하여 의서 편찬 작업에 매진하였습니다. 1609년 광해군은 허준을 귀양살이를 풀어 주었습니다.

1610년 8월 의서 25권 25책의 편찬을 완료하여 광해군에게 진상하게 되었다. 국가의 여러 사정으로 1613년에야 내의원에서 개주갑인자(改鑄甲寅字) 목활자로 첫 간행을 보게 되었습니다.

동의보감은 2009년 7월 31일 유네스코 세계 기록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고, 2015년 6월 22일 문화재청에서 국보로 지정하였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 보관본은 국보 제319-1 호, 한국학중앙연구원 보관본은 국보 제319-2 호, 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 보관본은 국보 제319-3 호입니다.

동의보감의 동의(東醫)는 중국의 동쪽인 한반도 조선, 오늘의 대한민국의 의학이란 뜻입니다. 한국인의 손으로 세계적인 작품을 편찬한 허준 선생에게 존경심이 저저로 우려 나옵니다. 귀중한 문화유산은 보존하고 활용하여 대한민국 국민을 비롯하여 세계 인류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또한 후세인 우리들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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