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대상 3개 임상 진행…'FACT SHEET' 기준 만들어

국내엔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비판이 일각에 있었다. 해외에서 발표되는 진료지침에 따라 내분비내과와 순환기내과를 중심으로 한 의료진들의 진료 목표가 혼선을 빚기도 했다.

최근에는 아시아인에 대한 고용량 스타틴 투여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었고, 여기에 2013년 미국심장학회(ACC)와 미국심장협회(AHA)가 발표한 지질 가이드라인이 고용량 스타틴 처방에 초점을 맞춰 혼선을 거듭해왔다.

이상지질혈증 FACT SHEET

핵심 이슈인 치료 목표를 두고 각기 다른 목소리를 냈던 의료계는 한국지질ㆍ동맥경화학회의 주관 하에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 제정위원회'를 구성했고, '한국인에 적합한 진료지침'을 찾기에 몰두, 결과를 도출해 냈다.

무려 16개 연관학회가 참여해 만들어진 새로운 진료지침은 LDL 콜레스테롤 목표치를 낮추는 미국 가이드라인과 고지혈증, 고중성지방혈증, 저HDL 콜레스테롤혈증을 포괄하는 유럽 가이드라인을 '한국인'에 적합하도록 적절히 적용했다.

새 치료지침은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HDL 콜레스테롤, LDL 콜레스롤을 낮추는 것을 규정에 담았는데 이 중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세분화했다. 이 틀의 기준은 ACC/AHA가 아시아인을 연구에 포함시키지 않으면서 만들어진 근거다.

이 새로운 진료지침에도 부족한 부분이 물론 있다. '한국형'이라고 내세우기에 '자체적인 연구 경험'이 부족한 탓이다.

학회는 '부족한 부분'을 충족시키기 위한 임상을 준비 중에 있다. 진정한 의미의 '한국형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함이다.

이전에는 생각지 못했던 'FACT SHEET'까지 내놓으며 진료기준의 틀을 만들기 시작한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움직임을 김성래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진료지침위원회 이사(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와 권혁상 홍보이사(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를 만나 들어봤다.

권혁상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홍보이사(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진료지침에서 나타난 대상 환자군은 너무 넓다는 지적이 있다.

권혁상 홍보이사 : 총콜레스테롤로 한계가 있어 이상지질혈증을 세분화 하는 게 의미가 있을 것 같아 나누다 보니 유병률이 높아졌다. 

-팩트 시트를 만들어 발표했다.

권혁상 홍보이사 : 국민들에게는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애초에 만든 이유는 당뇨학회에서 만든 목표와 같다. 대국민 강연을 나가든 아니면 학술대회에서 심포지움을 하던 국제학회에서 발표하더라도 빠지지 않는 게 당뇨 유병률인데 학회에서 공식적인 자료를 내놓지 않았기 때문에 각자 연구한 자료로 한다거나 미국 것을 인용한 게 안타까웠다. 이후 기회가 된다면 건강보험공단과 협력을 맺어 빅데이터를 생산할 계획이다.

-한국인에 있어 심혈관질환의 위험도를 평가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권혁상 홍보이사 : 중요한 이야기다. 당뇨 예방연구 한국 데이터 만들자고 해서 필요성이 맞아 떨어져 연구를 준비 중에 있다. 일본과 미국은 각기 기준이 있는데 우리에게 없어 너무 아쉬웠다. 그래서 한국인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너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연구를 시작하겠다고 움직이는 것은 의미가 있다.

김성래 진료지침위원회 이사(이하 이사) : 학회 내 임상연구위원회가 주축이 돼 임상을 시작하려 한다. 그 결과를 가지고 새로운 진료 지침을 업데이트 하려고 한다. 임상 연구는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스타틴 투여시 심혈관계 발생 및 예방효과 등으로 3가지를 진행할 예정이다.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첫 발을 내딛는다는 의미가 있다. 우리 데이터로 근거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해당 연구는 학회의 자체 비용으로 진행된다)

-스타틴 고용량에 처방에 대한 입장은?

김성래 이사 : 아시아인에서 고용량 스타틴이 적합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미국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만큼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인 중에서도 고용량 스타틴 필요한사람이 있다. 전체 문제가 아니라 환자에 따른 맞춤형 치료로 그 환자에게 적합한 용량의 스타틴을 쓰라는 것이다.

-진료지침이 IMPROVE-IT 연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성래 이사 : 이 연구가 나오기 전부터 당뇨학회 가이드라인(2011년)에 고용량 스타틴으로 치료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에제티미브를 권장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중요한 점은 진료시 약제 보험기준도 2014년에 개정이 됐다. 놀랍게도 OECD 국가 중 총콜레스테롤로 (약제 기준을)정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뿐이었다. 때문에 학회에서 지속적으로 의견을 내 2014년도에 바뀐 급여기준이 현재 진료지침을 따른 것이다.

김성래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진료지침위원회 이사(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스타틴과 복합제의 적용에 따른 적합성은 어떻게 따져야 하는가?

김성래 이사 : 스타틴이 맞냐 에제티미브가 맞냐를 묻는 것인데 기준이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환자가 얼마나 LDL을 떨어뜨려야 하나를 두고 스타틴이 적절한 사람은 스타틴을, 더 큰 폭의 조절이 필요한 사람은 바이토린을 쓰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결국 치료 목표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생활습관 개선에 대한 내용도 다뤘는데.

김성래 이사 : 생활습관 개선도 도움이 되지만 약제가 좀 더 좋은 결과 보인다. 환자를 진료할 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수치가 좋아지면 “약을 끊고 싶다”는 말이다.

그러나 약을 먹지 않고 생활습관으로 LDL수치를 유지하는 게 쉽지는 않다. 스타틴 역시 일정기간 복용을 하다 약을 끊으면 원래 수치로 돌아간다. 환자 역시 생활 습관을 쉽게 고치지 못한다. 약제를 끊었다 다시 복용하는 케이스가 약제를 복용하지 않은 케이스보다 결과가 좋지 않은 연구 결과가 있다. 이미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라면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개원의 대상 캠페인 등 활동은?

김성래 이사 : 개원의 대상 프로그램은 이미 진행 중에 있다. 나머지는 좀 더 준비를 해서 가야하는데 학회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한 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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