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성 질병에 대하여 면역을 얻기 위해 vaccine을 주사하는 것을 vaccination 즉 백신 접종이라 한다. 백신은 일반적으로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의 미생물을 죽이거나 약화시킨 것을 말한다. Vaccine 혹은 vaccination은 라틴어의 vacca 즉 소를 의미하는 단어에서 유래 되었다.

천연두는 small pox라 하고 매독이라는 뜻의 great pox, 소에게서 발생하는 cow pox, 닭 하고는 관계없이 어린아이들이 잘 걸리는  chicken pox 등과 함께 피부에 발진이나 수포 또는 농포가 생기는 질환의 하나이지만 전염력이 강하고 사망률이 높고 살아나더라도 얼굴을 비롯한 피부에 pocks(곰보 자국)를 남기는 무서운 질병이다.

의학이 발달한 지금까지도 Jenner의 우두법으로 예방접종하는 것 이외에는 전혀 치료법이 없는 질환이다.

천연두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신분의 귀천도 가리지 않고 성역도 없이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아무나 공격하기 때문에 고대 이집트의 람세스 5세의 미라의 피부에서도 곰보 흔적이 발견되는데 영국의 메리 여왕, 프랑스의 루이 15세가 이 병으로 사망하였고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도 자세히 보면 알 수 있는 곰보 자국이 있었고 프랑스 혁명의 주체인 조지 쟈크 단통도 평생 얽은 얼굴로 살아야 했다.

천연두는 AD 3세기에는 로마를 휩쓸었고 4세기에는 중국을, 730년경에는 일본에서 유행하였을 뿐 아니라 1519년에는 신대륙으로 쳐들어 갔다고 한다.

천연두는 아주 무서운 병이었기 때문에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는 자신이 천연두로부터 회복되자 이를 기념하는 주화를 만들어 유통시켰기 때문에 오늘날 화폐 수집가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이렇듯 무서운 질병을 해결한 사람은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영국의 시골의사 Edward Jenner(1749~1823)이다. 성직자의 아들로 태어난 제너는 개업의로서 환자를 사랑하는 인술의 정신이 충만한 사람이었고 젊은 시절 런던의 John Hunter에게 배워서 상당히 탄탄한 과학 정신을 소유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제너 이전에도 천연두를 이겨내기 위한 노력으로 중국에서 시술되었던 것으로 알려진 variolation이라는 것이 있었다.

variolation을 서양에 소개한 사람은 1717년경 콘스탄티노플주재 영국 외교관의 부인인 Lady Mary Wortely Montagu인데 천연두를 앓고 있는 사람에게서 얻은 바이러스를 다른 사람에게 접종하여 면역 효과를 얻어 내는 것을 말한다. 효과가 있었고 사망률도 낮추었지만 상당수가 인위적인 접종으로 죽어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Jenner의 방법을 우두라 하면 variolation은 인두라 할 수 있다.

에드워드 제너는 앞서의 variolation으로도 발병하지 않는 사람이 있고, 발병을 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대부분 cow pox를 앓았다는 사실에 착안하여(요즘 용어로 하면 교차면역 현상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vaccination 방법을 구상하게 되었다.

1796년 cow pox를 앓고 있는 Sarah Nelmes라는 소녀의 피부 농진에서 얻은 고름을 8살 난 James Philipps에게 접종하고 6주 후에 다시 진짜 천연두의 바이러스를 다시 그 소년에게 접종하여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1798년에는 An Inquiry into the Causes and Effects of Variolar Vaccinae, a Disease in some of the Western Counties of England particularly of Gloucestershire, and known by the Name of Cow Pox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1799년까지는 5,000명 이상이 우두를 접종하였고 해를 거듭함에 따라 전 유럽국가가 공식적으로 우두를 실시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지석영이 1880년 종두장을 실시하여 우두를 시술하고 교육을 하였다. 임오군란 때에는 일부 동의와 무당들이 종두장에 방화하고 지석영을 폭행하려 하는 등 저항도 있었으나 전라도 어사 박영돈, 충청도 어사 이용호 등의 벼슬아치들이 지석영을 옹호하였다. 이런 사람들 덕분에 학교가 설립되어 교육을 마치고 졸업하면 본관차첩이라는 임명장으로 일을 하도록 하였다. 이는 일종의 면허증 같은 역할을 하여 종두로 인하여 서양의학이 최초로 관에서 인정되는 계기가 되었다.

Vaccination이라는 말은 처음에 우두를 뜻하는 것으로 쓰이기 시작하였고 비슷한 주제의 여러 가지 실험을 하였던 Pasteur도 제너를 기리기 위해 이 용어를 사용하였다. 지금은 우두는 물론 백신을 이용하여 면역을 얻는 것을 모두 일컫는 용어가 되었다.

당시의 vaccination은 큰 혜택이었으므로 영국과 적대 관계에 있었던 나폴레옹조차도 제너가 요구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들어 주겠다고 하여 실제로 제너의 요청으로 감금하고 있던 영국군 장교들을 풀어주는 은전도 베풀었고 영국 의회는 지금도 큰 돈이지만 당시로서는 어마어마한 거금이었던 일만 파운드의 상금도 지급하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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